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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22조원 소각…“소각 비용 신규투자에 쓰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5억3000만여 주를 소각한다. 현재 시가 기준으로 22조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소각되는 자사주는 보통주 4억4954만2150주(현재 발행 주식 수의 7%)와 우선주 8074만2300주(9%)다. 소각 예정 금액은 4조8751억6300만원이며 지난 29일 종가(보통주 4만3150원, 우선주 3만4600원) 기준으로 약 22조원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다음 달 4일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지난해 4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결정의 후속 조치다. 앞서 지난해 5월 50%를 우선 소각했고, 이번에 나머지 50%를 처분한다. 두 번에 걸쳐 소각되는 전체 자사주는 보통주 8억9900만주, 우선주 1억6100만주로 총 10억6000만주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약속 이행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자사주 50%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는 보유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BVPS) 등 주당 가치가 상승해 주주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사업경쟁력을 높여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당장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만 있지는 않다고 본다. 이론적으로 기업이 자사주 매입하고 소각하면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든다. 자연스레 주가가 오르고 주주의 자산 증가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할 비용으로 신규 투자에 나서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진행한 인수‧합병(M&A) 중 가장 규모가 큰 ‘하만’(2016년)을 인수하는데 쓴 비용은 9조4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 번에 걸쳐서 자사주를 소각하는 금액의 20% 수준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사주 취득 자금 중 일부를 회사 성장을 위해 필요한 M&A나 유능한 인재 초빙이나 보상 등에 쓴다면 기업 가치는 장기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주주 지배권 강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전체 주식이 100주일 때 10주를 보유한 주주의 비중은 10%지만, 주식 소각으로 전체 주식이 80주로 줄어들면 10주를 보유한 주주의 비중은 12.5%로 커진다. 조 교수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전체 유통 주식 중 대주주 비중이 상승해 지배권이 강화되고 외부 적대적 세력으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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