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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독촉, 이주열 반박···한은 움직인 결정적 장면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한 뒤 그동안 대내외적인 압박이 계속됐지만, 한은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마침내 30일 칼을 뽑아 들었지만 이번에는 때늦은 금리 인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리인상 촉구파들이 주된 이유로 지목한 부동산 시장 급등세가 꺾인데다가 경기가 완연한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한은의 금리 정책을 중심에 두고 국내외적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주요 사건들을 영상과 사진을 곁들여 정리해봤다. 

 
1.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9월 26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기존 1.75~2.0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올해 들어서만 3월과 6월에 이은 3번째 인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부터 기준금리를 1.50%에서 동결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최대 0.75%포인트에 달했다. 2007년 7월 이후 1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금리 차다.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은 한은에도 강한 금리 인상 압박이 됐다.
 
2. 부동산 가격 폭등
서울 부동산 전경 [연합뉴스]

서울 부동산 전경 [연합뉴스]

10월 1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2975만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8억 원대에 진입했다. 올해 1월 7억원을 넘어선 지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1억원이 오른 셈이다. 강남 11개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원을 넘어섰다. 저금리로 넘쳐나는 유동성이 부동산에 몰린다는 지적이 수없이 나왔다. 정부가 9.13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초강력 대출규제를 내놨지만, 시장은 '가격 인하'가 아니라 '관망'으로 반응했다. 최후의 무기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3. 이낙연, 김현미의 금리 인상 독촉  
정부 주요 인사들이 금리 월권 논란을 무릅쓰고 금리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9월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금리 인하가 결국은 빚내서 집을 사자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었고 가계부채 부작용을 낳았다”며 “이 문제(금리 인상)에 대해서 조금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월 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금리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집값 급등의 원인과 관련해 “저금리에 따른 시중 유동성 과잉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지난 정부에서부터 지속한 저금리가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전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유동성 과잉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4. 이주열의 반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5일 열린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워크숍 간담회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 정용환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5일 열린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워크숍 간담회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 정용환 기자.

 
이 총재는 지난 10월 5일 열린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워크숍 간담회에서 “외부의 의견을 너무 의식해서 금리 인상이 필요한데도 인상을 하지 않는다든가 아니면 인상이 적절치 않은데도 인상을 하는 등의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누가 어떤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그에 좌우돼 금리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이 총재는 그간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낮은 기준금리를 지적했던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발언에 대해서도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단기간에 크게 오른 것은 주택수급 불균형이라던가 개발계획 발표 이후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확산되었다는 점 등 여러 요인이 같이 작용한 것”이라며 “어느 요인이 주택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냐는 논쟁은 현재로써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면 반박했다.
 
5. 10월 금통위 금리 동결 결정
시장의 금리 인상 전망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10월 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연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부동산 과열과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라 의외의 결정으로 인식됐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금통위 당일 함께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연 2.9%에서 연 2.7%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과 물가, 고용 등 주요 경기지표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한 마당에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앞서 수차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에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리는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6. 부동산 가격 진정 및 경기 둔화
부동산 가격이 진정됐다. 지난 10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4.0으로 지난 2013년 8월 12일(3.2) 이후 약 5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 8월 65.7까지 오른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지난 9월 3일 61.5에서 9월 17일 22.0, 지난달 8일 9.8로 급격하게 꺾였다. 9월 19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 5단지 아파트는 17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경기 둔화 기조도 뚜렷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그 값은 88.7을 기록했다. 이는 탄핵 정국과 전국적인 촛불시위 등으로 경기가 좋지 않았던 지난해 2월(87.7) 이후 22개월 만의 최저치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CCSI(소비자심리지수)는 96.0이었다. 지난해 2월(93.9)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CCSI를 구성하는 6개의 개별지수를 구체적으로 보면 현재경기판단(62)과 향후경기전망(72)은 10월보다 각각 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이 우리 경제가 예전보다 안 좋아졌고, 앞으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7. 11월 금통위 금리 인상 결정  
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1.5%에서 25bp 인상해 1.7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정용환 기자.

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1.5%에서 25bp 인상해 1.7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정용환 기자.

30일 오전 9시 57분 한국은행 기자실에 "금일 금통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 1.5%에서 25bp인상해 1.75%로 운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1년 만의 금리 인상이었지만 사실상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실물 경기 상황은 금리를 올리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에서는 계속 금리를 올릴 것에 대한 신호를 보내왔던 상황이기 때문에 안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라며 "오늘 금리를 올린 것이 이후에도 연속적인 금리 상승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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