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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의 축구.공.감] 중국 축구는 왜 차붐에게 손을 내밀었을까

중국 중정문체와 차범근 감독이 아시아 축구 육성을 목표로 함께 출범한 '팀 차붐 플러스'가 독일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 올리브 크리에이티브]

중국 중정문체와 차범근 감독이 아시아 축구 육성을 목표로 함께 출범한 '팀 차붐 플러스'가 독일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 올리브 크리에이티브]

 
중국 축구는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사례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정부 주도로 온 나라가 축구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A대표팀을 비롯해 중국 연령별 대표팀의 경기력은 여전히 아시아 정상권을 넘보기 힘든 수준이다.
 
광저우 헝다를 필두로 최근 수 년간 중국 수퍼리그(프로 1부리그) 팀들이 아시아 클럽대항전 무대에서 눈에 띄게 입지를 넓힌 상태지만, 이를 오롯이 ‘중국 축구의 경쟁력’으로 여기는 분위기는 찾기 힘들다.  
 
대표팀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국의 노력은 눈물겹다. 지난달에는 25세 이하 대표팀 상비군을 군대로 보내 군사훈련을 시킨 에피소드가 전 세계에 보도됐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들까지 머리를 빡빡 깎고 군복을 입고 훈련 받는 사진이 공개 돼 세계 축구계를 경악시켰다.  
 
중국 25세 이하 축구대표팀 상비군 선수들이 군부대에 입소해 훈련을 받고 있다. [중국 시나스포츠]

중국 25세 이하 축구대표팀 상비군 선수들이 군부대에 입소해 훈련을 받고 있다. [중국 시나스포츠]

 
심지어 똑같은 군사 훈련 프로그램을 20대 초반과 10대 후반 선수들까지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기력에 보탬이 된다면 무엇이든 한다‘는 중국 축구의 각오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한국이 낳은 아시아 축구 영웅’ 차범근 감독과 손잡고 ‘팀 차붐 플러스(Team Chaboom Plus)’를 출범시킨 중국의 중정문화체육발전관리유한공사(이하 중정문체)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중국 축구 발전 방안을 준비 중이다. 유럽과 남미의 유명 선수와 지도자를 보석 수집하듯 사들여 화려하게 꾸미는 대신, 축구를 생활과 문화의 핵심 컨텐츠로 설정해 중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축구에 녹아들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박금철 중정문체 대표이사는 “중국 축구가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박 대표가 언급한 건 ▶실력 있는 지도자 부재와 ▶중국축구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부재, 그리고 ▶지나친 고액 연봉에서 오는 도전 의식 부재다.
 
차범근 감독과 손잡고 '팀 차붐 플러스'를 출범한 박금철 중정문체 대표이사. 송지훈 기자

차범근 감독과 손잡고 '팀 차붐 플러스'를 출범한 박금철 중정문체 대표이사. 송지훈 기자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이상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심지어 브라질축구협회가 직접 운영하는 축구 교실도 있을 정도로 ‘명품 브랜드’가 즐비한 중국 축구 시장에 ‘차붐’이라는 컨텐츠를 새로 도입한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차범근 감독과 손을 잡는 과정에서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 이외에 한국에서 30년 가까이 유소년 축구교실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것에 주목했다”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레전드로서 축구 선진국인 독일과 선수 및 지도자 교류를 추진하는 과정에 다리 역할을 맡아주실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 감독께서 ‘아시아 각국에서 그 나라만의 축구 색깔을 찾고, 그에 맞는 지도 방법을 제공해주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신 것에 공감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 사업의 방향성도 그와 일치한다”면서 “‘팀 차붐’이라는 브랜드가 지도자 부재와 교육 프로그램 부재라는 두 가지 고질적 문제점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중정문체와 손잡고 '팀 차붐 플러스'를 출범한 차범근 감독. 송지훈 기자

중국의 중정문체와 손잡고 '팀 차붐 플러스'를 출범한 차범근 감독. 송지훈 기자

 
중정문체는 단지 ‘괜찮은 축구팀’을 만들기 위해 차붐과 손을 잡은 게 아니다. 박 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중정도시개발관리공사와 공조해 향후 중국 전역에 ‘축구 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베이징 근교에 150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한 것을 비롯해 1차로 전국 8곳에 각각 10만평 이상의 후보지를 정해놓았다. 한 곳당 건설비용은 평균 3400억원, 총액 기준으로는 3조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천문학적 프로젝트다.
 
이 거대한 계획의 중심에 축구가 있다. 최신 IT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접목해 어린이들과 지역민들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축구센터를 짓고, 주변에 아파트를 건설해 ‘축구 중심 스포츠 타운’을 만든다는 게 박 대표의 구상이다. “축구와 관련해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든다’는 각오로 이 사업을 준비해왔다”고 밝힌 그는 “각 센터에서 축구를 마음껏 즐기며 성장한 어린이들 중 손흥민 같은 선수 한 명씩 발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차범근 감독(맨 오른쪽)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팀 차붐 플러스 선수단 훈련 도중 박금철 중정문체 대표(가운데)에게 축구팀 운영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송지훈 기자

차범근 감독(맨 오른쪽)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팀 차붐 플러스 선수단 훈련 도중 박금철 중정문체 대표(가운데)에게 축구팀 운영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송지훈 기자

 
향후 중정문체와 차범근 감독의 동행은 두 가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차 감독이 ‘팀 차붐(Team Chaboom)’이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유망주 독일 연수 프로젝트는 ‘팀 차붐 플러스(Plus)’라는 간판을 달고 동일하게 진행한다. 중정문체의 중국 내 기반 도시인 선전(深川), 또는 범위를 더 넓혀 광둥성(省)의 유망주들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선발한 뒤 독일 연수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중정문체가 중국 전역에 건설할 축구센터를 중심으로 연령별 유소년 축구 클럽도 함께 운영한다. 박 대표는 “차 감독님이 보유한 유소년 축구교실 운영 및 선수 지도 노하우를 접목해 유망주를 발굴하고 길러내는 중심지로 삼을 것”이라면서 “향후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갈 ‘팀 차붐 플러스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첫 단추를 끊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팀 차붐 플러스의 첫 독일 연수 프로그램은 한국 중등연맹 선발팀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내년부터는 중국 선발팀이 동행해 협력하고 경쟁하며 함께 성장할 예정이다. [사진 올리브 크리에이티브]

팀 차붐 플러스의 첫 독일 연수 프로그램은 한국 중등연맹 선발팀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내년부터는 중국 선발팀이 동행해 협력하고 경쟁하며 함께 성장할 예정이다. [사진 올리브 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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