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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부터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까지…각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43명 이념성향은?

상기 배너를 누르면 본지가 한규섭 서울대 교수팀 '폴랩'과 공동으로 제작한 대법관 43명의 이념성향 평점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일보가 역대 대법관 별 이념 성향을 분석한 결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12명)의 판결 성향이 진보·보수 양쪽으로 가장 폭이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진보적 성향을 드러낸 대법관도 많았고, 반대로 강한 보수적 목소리를 판결문에 담은 대법관도 많았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가운데에선 민변 회장 출신 김선수(57ㆍ사법연수원 17기) 대법관, 우리법연구회에 몸담은 박정화(53ㆍ연수원 20기) 대법관이 진보 성향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 시절 보수·진보 갈라져, 이명박은 중도
본지는 지난 두 달간 참여정부 시기인 2005년 9월 임명된 이용훈 전 대법원장 때부터 현재까지 재직했던 대법관 43명의 이념 성향을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연구팀 ‘폴랩(POLLAB)’과 함께 분석했다. (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30) 지난 13년간 전원합의체 판결(총 237개)을 전수 분석, 소수 의견을 많이 낸 판사일수록 성향 점수가 커지는 ‘다자간 상대적 위치 분석’을 사용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으로 소수 의견을 많이 낼수록 마이너스(-) 값이 나오도록 설계했다. 소수 의견을 많이 냈으면 '진보', 다수 쪽에 많이 섰으면 '보수'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일반 사람이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보수·진보와는 다소 다를 수 있다.   
 
첫 여성 대법관 김영란, 가장 진보 성향으로 나타나 
분석 결과 대법관 재직 시절 소수 의견을 많이 냈던 김영란(-1.55) 전 대법관이 가장 진보적 성향을 띠는 것으로 조사됐다. 첫 여성 대법관인 그는 2009년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 상고심에서 6(무죄) 대 5(유죄)로 무죄를 선고했을 때 유죄 취지의 소수의견에 섰다. 퇴임 이후에도 이명박 정부 권익위원장으로 임명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 
 
김 전 대법관뿐 아니라 전수안(-1.4)ㆍ박시환(-1.27)ㆍ이홍훈(-1)ㆍ김지형(-0.89) 등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 이른바 ‘독수리 5형제’로 불렸던 대법관들 모두 통계적으로도 진보 성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수리 5형제의 대척점에는 안대희(1.63)ㆍ김황식(1.3) 전 대법관이 위치했다. 두 사람 모두 대법관 퇴임 후 새누리당에 몸담은 공통점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대법관(13명)들은 보수와 진보가 각각 7명, 6명으로 나타났다. 이상훈(-0.58)ㆍ이인복(-0.51) 전 대법관은 물론 지난 2일 퇴임한 김소영(-0.29) 전 대법관까지 상대적으로 소수 의견을 많이 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대통령 시절과 달리 보수와 진보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판사들도 상당히 줄었다. 고영한(0.23)ㆍ박병대(0.25)ㆍ차한성(0.33) 등 양승태 사법부에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들은 모두 중도에 수렴하는 약한 보수 성향을 보였다. 이들 모두 현재 재판거래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도진보 성향의 박상옥(-0.24) 대법관을 제외하곤 전부 보수적 판사를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기 도중 파면돼 임명한 대법관이 5명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중엔 민변 회장을 지낸 김선수 대법관, 우리법연구회에 몸담은 박정화 대법관이 진보 성향으로 나타났다. 폴랩에 따르면 최근 임명된 대법관들은 상대적으로 전원합의체 판결 건수가 적기 때문에 이념성향 값이 아직 확정적인 상태는 아니다. 
 
대법원장 3명 모두 중간값 근처에 위치
이용훈(0.02), 양승태(0.19), 김명수(0.12) 등 전직 대법원장 3명은 모두 극히 중도에 가까운 보수로 나타났다. 대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가장 마지막에 자기 의견을 표명한다. 한 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이 6대 6으로 의견 갈리고 나서 대법원장이 ‘크로스보터’ 역할을 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이용훈ㆍ양승태ㆍ김명수 등 전ㆍ현직 대법원장 3명은 모두 중도에 가까운 보수값을 띠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이용훈ㆍ양승태ㆍ김명수 등 전ㆍ현직 대법원장 3명은 모두 중도에 가까운 보수값을 띠었다.

한규섭 교수는 “소수 의견을 많이 낸 판사는 마이너스 값이 크게 뛰지만, 다수 의견을 주로 냈던 판사는 자신의 이념 값에 큰 변동이 없게 된다”며 “대법원장은 소수 의견을 내는 일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0에 가까운 보수 값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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