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유치원 스스로 학원할지 법인할지 선택하게 퇴로 열어줘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박용진 3법’ 반대를 주장하며 총궐기에 나섰다. 한유총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립유치원 설립자와 원장, 학부모 대표 등 1만여 명(주최 측 추산)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박용진 3법’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인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악법”이라며 “이 법이 통과되면 모든 사립유치원이 폐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지금과 같은 강경자세를 유지할 경우 ‘집단 폐원’ 카드도 불사하겠다는 얘기다.
 
이처럼 사립유치원이 초강수를 둔 배경은 무엇일까.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장은 “공공성 강화 대책을 수용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는 교육부의 태도가 매우 강압적”이라며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그대로 따르라’고만 하니 무슨 말이 통하겠느냐”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지난달 30일 교육부에 ‘3자 대화(교육부·한유총·전문가)’를 제안했지만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를 거부했다. 사립유치원이 먼저 정부 대책을 수용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지난 12일 국회에서도 유 부총리는 “한유총과 대화하지 않겠느냐”는 자유한국당의 질의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관련기사
 
그 사이 한유총은 기존의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지난 26일 한유총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공공성 강화 방안 중 회계의 투명성이나 안전한 급식에 대해서는 충분히 동감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유총 이덕선 위원장은 “교육부와의 대화나 만남 등이 특별히 진전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여전히 사립유치원과의 협상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먼저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것부터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부가 사립유치원 전체를 ‘적폐’로 몰아갈 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원영 중앙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귀를 열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립유치원장이 진정한 교육자로 헌신할 수 있도록 존중해 주고 하루 빨리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법적 지위는 사립 학교지만 실제 유치원은 구멍가게처럼 주먹구구로 운영돼 왔다”며 “비리는 분명히 유치원의 잘못이지만 정부가 미리 대응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1980년대 ‘유치원=개인사업’이라며 시설 규정을 완화하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도 유치원을 운영할 수 있게 규제를 풀었다. 그 결과 80년 861곳에 불과했던 사립유치원은 87년 3233곳으로 급증했다. 그러다 2012년 누리과정 시작과 함께 정부가 학부모의 원비를 대신 내주면서 재정이 직접 투입됐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측은 “원비만 정부가 대신 내줄 뿐 시설 등 모든 투자는 개인의 몫”이라고 항변한다.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자유한국당은 ‘박용진 3법’을 대체할 법안을 마련 중이다. 당초 시설 사용료를 정부가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여론 악화를 우려해 내용이 다소 수정됐다. 국회 교육위 한국당 관계자는 “시설 사용료 대신 ‘시설 또는 건물 보수’ 명목으로 운영비 중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선 이번 기회에 사립유치원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정호 전 연세대 특임교수는 “제대로 된 사립유치원은 공교육으로 편입하고, 나가려는 곳은 폐원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자만 남기고 개인사업으로 여겨왔던 이들은 퇴로를 열어 옥석을 가리자는 뜻이다. 배상훈 교수는 “원장들도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업자로 남고 싶으면 학원을 하고, 교육자가 되고 싶으면 법인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