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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외교위원장 “한국 대북 유화 태도, 미국 어렵게 한다”

코커. [AP=연합뉴스]

코커. [AP=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북한이 현재까지 보여준 행동은 표면적 조치에 불과하며 한국 정부의 대북 태도가 미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공화당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입을 통해서다.
 
코커 위원장은 2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체된 것과 관련, “올해가 지나기 전 중요한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북한과의 협상들이 아무 결과도 끌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미 관계자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북한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이 제재 완화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과 유화적 분위기를 만들고 러시아와 중국 역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북·미 간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북 압박 정책이 그런 움직임으로 늘 도전받아 왔다”며 “미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다. 코커 위원장은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입장을 부드럽게 하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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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상원 외교위원장은 행정부로부터 외교 현장에서 오가는 깊숙한 대외비 정보를 보고받고,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런 외교위원장이 동맹국인 한국을 향해 남북관계 개선의 속도는 북한 비핵화에 맞춰야 한다고 우회적이지만 공개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서도 그는 “ 합의된 것은 없었다고 본다”며 “북·미 간 첫 만남에 불과했고 언론용 행사였다”고 의문을 표했다. 향후 협상이 진전되기 위해 북한의 실질적인 행동이 취해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코커 위원장은 “현재까지 북한이 취한 조치는 (앞으로 나아갈 의향이 있다는) 관심을 보이기 위한 정도의 피상적 단계들에 불과하다”며 “북한이 많은 양보를 해야 바람직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아직 그런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북한 문제를 다뤘던 미국의 전 외교 관리들 역시 비핵화로 이어지지 않는 남북관계의 개선이 북·미 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한국은 미국의 역내 안보 공약과 방위 태세에 직접 연관돼 있어 비핵화에 필수적”이라며 미국과 한국이 비핵화 진전을 둘러싼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제공할 매우 큰 당근을 갖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통해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나설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포기 같은 희생 없이 경제적 이득만을 취하려 하는 게 큰 문제라는 것이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교착 상태의 북·미 간 협상을 견인할 역할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도 주장했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만남을 거부하는 이유가 그들이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제재 완화를 설득하려 하지만 트럼프 역시 완고한 입장이라 한동안 지금 같은 답보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마크 피츠페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역시 “남북관계가 북·미 간 비핵화 대화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게 문제”라며 “미국은 한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를 너무 많이 포기하는 걸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 측과 고위급 회담 일정이 계획된 게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관련 일련의 행사(이벤트)들에 대해 더 덧붙일 것이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현재로선 다음달의 만남도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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