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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자리 드라이브에 … 공공기관 수익 나쁜데 인력 늘렸다

공공기관들이 올해 들어 일자리를 크게 늘렸다.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압박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내년도 공공기관 예산은 5조원 넘게 증가하는데 이 예산도 자칫 ‘몸집 불리기’에만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기준 360개 공공기관 임직원 수(임원·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는 37만8868명에 달했다. 이는 9개월 만에 3만1637명을 늘린 것이다.
 
유독 올해 급증한 모양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3분기까지 1967명 늘리는 과정에서 무기계약직을 523명 충원했다. 지난해 인원 증가가 16명에 그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1~2회 일하는 아르바이트 단기직이 대부분이다. 이에 지난달 국정감사에선 “절반 이상이 얼마 못 가 그만두는 일자리(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정규직을 크게 늘리다 보니 정규직 인력 분포는 피라미드형이 아닌 밑이 좁은 항아리형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세대교체와 공기업 내부 생산성에도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채용증가가 48명이었던 가축위생방역 지원본부도 올해 3분기까지 인력을 275명 확충했다. 한국 청소년 상담복지개발원은 지난해 인원 증가가 없었으나 올해는 일자리를 140개나 늘렸다. 국립공원관리공단(30명→908명), 국립생태원(4명→330명) 등도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증가 폭이 가파르다.
 
공공기관이 너도나도 일자리를 늘린 것은 ‘고용 쇼크’ 책임론에 시달리는 정부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단기 일자리 5만9000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문제는 몸집은 커지는데 실적은 악화 중이라는 점이다. 공공기관 전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7조3000억원으로 2016년(15조4000억원)의 반 토막이 났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 35곳의 영업이익은 2016년 19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1000억원으로 6조6000억원이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순이익률은 6.1%에서 2.7%로 떨어졌다.
 
공공기관 전체 부채는 지난해 기준 495조6000억원에 육박한다. 부채비율은 개선 중이기는 하나 여전히 157.1%에 달한다. 기획재정부 ‘2018년 재정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채무 중 공기업 부채는 비교 가능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7개국 가운데 가장 높고(23.6%), 평균(10.7%)보다 2배 이상 높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급작스러운 고용 증가로 단기간에 공공 적자가 더 커지면서 국민 부담만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라면서 “공공 부문은 재정 안정화와 함께 효율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공공기관 총부채는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국가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는데 부채 감축 의지는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이 더 걱정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도 공공기관 예산으로 74조4435억원이 잡혀 있다. 올해 예산(추경)에서 5조1610억원(7.45%) 늘어난다. 문제는 이렇게 예산을 불려줘도 내실화보다는 정부의 정책 과제인 인력 늘리기에 급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공공기관은 인원이 늘어난다고 매출이 느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정부가 기관 인원을 엄격하게 관리해왔다”며 “이 원칙이 무너진 것이고 지금의 일자리 대책은 방만 경영을 정부가 부추기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되면 공공요금 인상이나 부채 증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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