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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경찰대 1·2기 배제" 경찰 초유의 인사 당일 항명

원경환 서울경찰청장, 이용표 부산경찰청장, 이상로 인천경찰청장(왼쪽부터).

원경환 서울경찰청장, 이용표 부산경찰청장, 이상로 인천경찰청장(왼쪽부터).

정부가 경찰 고위직 승진·전보 인사를 29일 단행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찮다. 이날 인사 직후 현직 경찰 고위 간부가 문재인 정부의 경찰 고위직 승진 인사가 불공정하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내면서다.
 
이날 인사에 따르면 정부는 원경환(57) 인천경찰청장을 서울경찰청장으로 내정했다. 이용표(54) 경남경찰청장은 부산경찰청장으로, 이상로(54) 대전경찰청장은 인천경찰청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긴다. 치안정감은 경찰 내에 총 6명이 있다.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의 바로 아래 계급이라 치안정감을 잠재적인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으로도 부르기도 한다. 이번 인사로 치안정감 세 자리가 교체됐지만 경찰청 차장, 경기남부경찰청장, 경찰대학장은 유임됐다.
 
문제가 된 인사는 이날 같이 이뤄진 경무관의 치안감 승진 인사다. 김진표 경찰청 대변인, 노승일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김재규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조용식 서울경찰청 경무부장이 각각 치안감으로 승진·내정됐다. 이에 대해 송무빈 서울경찰청 경비부장(경무관)이 ‘현 정부 경찰고위직 승진 인사 불공정성 시정 요구’라는 A4 3장짜리 입장문을 내면서 초유의 항명사태가 발생했다. 그는 “청와대가 경찰 인사를 좌지우지하고 백 있는 사람이 승진하는 구조”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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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의 항명 사태는 그간 몇차례 있었다. 2007년 황운하 당시 총경이 이택순 경찰청장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고위직 인사 발표 당일 승진에서 누락된 경찰 간부가 정부를 강경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경찰대 2기인 송 부장은 2014년 1월 경무관으로 승진해 2015년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장을 맡았다. 지난해부터는 경비부장을 맡아 주로 집회와 시위 관리 등을 맡아왔다. 백남기 농민 사망 당시에도 집회 관리를 했다. 그는 “백남기 농민 사망 지역은 다른 지휘관이 지휘를 했음에도, 기동본부장이었다는 이유로 나한테 책임을 덧씌우려 한다”며 “청와대에서 경찰대 1,2기를 배제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인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임 경비부장들은 1~2년 새 전부 승진했다”며 자신에게만 인사 불이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송 부장을 제외하고 최근 10년간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을 맡았던 경찰 8명은 모두 고위직 인사에서 치안감으로 승진됐다.
 
송 부장의 주장은 현재 민갑룡 경찰청장(경찰대 4기)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청와대가 경찰대 선배 기수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송 부장은 이날 “경찰대 1,2기 배제 움직임이 보여서 민 청장과 약 5분간 통화도 했고, 지난 5일에는 문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도 썼다”고 말했다. 내부망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대신 공개적으로 인사 불만을 표시한 것에 대해서는 “고위직 인사는 인사 규정이 없어 청와대에서 뽑고 싶은 사람을 뽑는 구조다. 앞으로 인사가 공정하게 이뤄지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고 말했다.
 
송 부장의 문제 제기에 대한 경찰 내부의 의견은 엇갈린다. 서울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경찰대 출신이냐 간부후보 출신이냐 등 입직 경로와 어디서 자랐냐는 식의 지역에 대한 인위적 배분이 인사에 반영되면서 경찰 내부에 불만이 꽤 있었다”면서 “인사가 어떻게 나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치안 성과는 개인 평가라기보다는 부서의 평가인데, 특정인의 인사나 승진과 100% 연결되는 건 아니다”면서 “인사 당일 감정이 격해지신 거 같은데 명확한 인사 불이익의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한 것은 조금 섣불렀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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