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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꿈꾸던 골퍼 오지현 “내년에도 지현 천하”

올 시즌 2승을 거둔 오지현.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1년에 한 번 정장을 입는다“고 했다. 햇볕에 노출 된 다리는 그을렸는데 발은 하얗다. [김상선 기자]

올 시즌 2승을 거둔 오지현.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1년에 한 번 정장을 입는다“고 했다. 햇볕에 노출 된 다리는 그을렸는데 발은 하얗다. [김상선 기자]

 
어린 시절 그는 수학을 좋아했다. 한때 의사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운명처럼 골퍼의 길로 접어들었다.  
 
골프 시작 후 야구 배트를 하루에 1000번씩 휘두르는 악바리였다. 어느새 프로 5년 차. 남다른 승부욕으로 매년 성장한 그는 이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여왕의 자리까지 넘본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오지현(22)이 주인공이다.
 
그는 올 시즌 대상 포인트 2위, 상금 3위, 평균 타수 3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KLPGA 대상을 받은 최혜진(19), 상금왕을 차지한 이정은(22)을 끝까지 위협했다. 지난 6월엔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8월엔 제주에서 열린 삼다수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다. 지난 27일 KLPGA 대상 시상식에 앞서 오지현을 만나 2018년을 보낸 소감을 들어봤다. 그는  “올 시즌 성적을 점수를 매기라면 85~90점 정도 주고 싶다. 막판에 좋은 성적이 안 나와서 아쉬웠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던 한 해였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오지현.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 제공]

지난 8월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오지현.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 제공]

 
오지현에게 2018년은 어느 때보다 남다른 한 해였다. 지난해까지 캐디를 맡았던 아버지 오충용(52) 씨 대신 올해부터는 전문 캐디와 함께 활약했기 때문이다. 오지현은 아버지 오 씨를 “나한테 없어선 안 될 분”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연습장에서 데려가 처음으로 클럽을 쥐여준 사람이 바로 아버지였다. 영어강사로 일했던 아버지는 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직장도 관뒀다. 오지현이 2014년 프로에 데뷔한 뒤 지난해까지 줄곧 딸의 캐디를 맡았다.
 
그러나 올 시즌엔 전문 캐디가 오지현의 옆을 지켰다. 오지현은 “평소 아빠와 사이가 좋은 편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아빠가 ‘더이상 너하고 싸우기 싫다’고 하셨다. 경기 도중 의견 차가 생기기도 하는데 아버지는 딸과 거리가 멀어진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열린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는 오지현. [사진 KLPGA]

지난 8월 열린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는 오지현. [사진 KLPGA]

 
아버지는 캐디를 관둔 뒤에도 대회 때마다 딸을 따라다니며 묵묵하게 응원했다. 오지현은 “아버지는 3년 전까지 철인 3종 선수로 활약했다. 체력 훈련을 하려고 아버지를 따라간 적도 많다”며 “손이 부르틀 정도로 샷 연습을 해서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됐던 것도 아버지의 근성을 빼닮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KLPGA 시상식을 앞두고 환한 표정을 짓는 오지현. 김상선 기자

지난 27일 KLPGA 시상식을 앞두고 환한 표정을 짓는 오지현. 김상선 기자

 
오지현은 ‘영리한 골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지능지수(IQ)가 143이다. 현재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이다. 투어 생활을 하면서 학교에 다닌다. 최근엔 스포츠마케팅 분야의 수업을 집중적으로 들었다고 했다. 그는 “평소 골프로 쌓인 스트레스를 독서로 푼다”고 말했다.
 
오지현에겐 ‘특별한 경쟁자’도 있다. 바로 ‘지현’이란 이름을 가진 동료들이다. KLPGA투어엔 지현이란 이름을 가진 선수가 4명이나 된다. 1991년생 김지현(27)이 2명이고, 이지현(22)도 있다. 이들이 지난해 7승을 거두자 ‘지현 천하’란 말도 나왔다.
 
지난 27일 KLPGA 시상식을 앞두고 환한 표정을 짓는 오지현. 김상선 기자

지난 27일 KLPGA 시상식을 앞두고 환한 표정을 짓는 오지현. 김상선 기자

 
오지현은 호리호리한 체격인데도 드라이브 거리가 만만찮다. 올해 오지현의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51.6야드로 전체 7위였다. 오지현은 “지현이란 이름을 가진 골퍼 가운데 가장 잘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올해는 2승을 거뒀는데 내년엔 3승 이상을 거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지현은 …
생년월일: 1996년 1월 3일(울산)
출신교: 화암초-동아중-부산진여고-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재학
: 1m68㎝
프로 데뷔: 2014년
취미: 독서
주요 성적:
2015년 ADT캡스 챔피언십 1위(프로 첫 우승)
2016년 KLPGA 1승, 2017년 2승
2018년 2승(한국여자오픈·삼다수 마스터스),
대상 포인트 2위, 상금 3위, 평균 타수 3위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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