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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식 위생 논란… 멍드는 식품 업계


식품 업계가 '아니면 말고'식 여론 재판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물질 혼입, 곰팡이·대장균 등 세균 검출 등 위생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뭇매를 맞고 있어서다. 이에 업계는 최근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의혹이 나오면 곧바로 사과 성명부터 내던 과거와 달리 소송이라는 공세적 방법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극대화하려는 모습이다.
 
잇따른 위생 논란
28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제조 과정에서 분유 '임페리얼 XO'에 코털과 코딱지 등 이물질이 들어갔다는 논란을 겪었다.

남양유업은 '이물질 혼입은 절대 불가하다'고 반박했으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세스코 식품안전연구소와 고려대 생명자원연구소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그리고 두 연구소로부터 '제조 공정상 혼입 불가' 결과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균 발육 '양성'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대상 청정원의 런천미트. 식약처 제공

앞서 대상에는 청정원의 캔햄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회수 조치 및 판매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 검출 세균이 일반 대장균으로 밝혀졌고 전문가들은 '제조 과정이 아닌 수거·검사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식약처는 대상 공장은 물론이고 검사 기관인 충남 동물위생시험소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라산 소주가 생산하는 소주 제품들. 한라산 소주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에는 한라산 소주가 문제가 됐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물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그동안 '제주산 청정수'로 만든 소주라고 홍보해 왔던 터라 소비자들의 배신감은 컸다. 그러나 이는 사실무근이었다.

오뚜기는 출처가 불명한 사진 한 장으로 곤욕을 치렀다. 오뚜기 케첩에서 구더기가 발견됐다는 사진이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면서다. 해당 케첩은 가정용이 아니라 카페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제품이다. 공장 제조 과정에서 구더기가 조그만 봉지 속으로 들어가기 힘들뿐더러 제조 과정에서 들어갔다고 가정하더라도 유통 과정에서 질식한다는 것이 상식적 판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첩이 밀봉된 상태에서 구더기가 살아 유통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식품 이물질 신고 31%는 '허탕'
식품 업계의 위생 논란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잊을만 하면 이물질 혼입·곰팡이·대장균 등 세균 문제가 터져 소비자들의 불신을 산다.

하지만 위생 문제의 상당수는 검증이 안 된 의혹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식약처에 따르면 2016년 식약처에 보고된 식품 이물질 신고 5332건 중 31.1%(1660건)는 문제의 식품이나 이물질을 분실하거나 소비자 거부로 조사 자체가 불가능했다.

앞서 편의점 CU는 지난해 5월 이른바 '치아보충재 김밥' 논란이 있었지만 식약처가 조사한 결과 이물 혼입 개연성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악성 민원으로 업계뿐 아니라 정부 당국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식품 이물질 신고 민원이 들어오지만 실제 대부분 현장에 가서 역학조사를 벌이면 '제조 과정에서 혼입됐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캔햄 제품에 곰팡이가 슬었다는 민원이 들어와 조사해 보니 개봉한 뒤 냉장고에 오래 둔 제품으로 확인됐다"며 "확인도 하지 않고 무조건 신고하고 보는 블랙컨슈머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강력 대응에 나서는 식품 업체들
업계가 잇따른 '아니면 말고'식 위생 논란에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런천미트에 세균이 발견돼 판매 중단, 회수 조치를 받은 대상은 외부 공인 기관에 정밀 조사를 의뢰함과 동시에 조사 기관(충남도 동물위생시험소)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런천미트에서 검출된 대장균의 경우 멸균 과정에서 나올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공격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 업체가 식약처 등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균 검출로 브랜드 가치 훼손, 제품 신뢰도 하락을 고려해 단호한 대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상은 만약 행정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유·무형상의 피해액 보상에 대한 민사소송을 추가로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은 지난 22일 최근 불거진 '이물질 논란'에 분유 공장의 설비와 제조 과정을 외부에 개방하며 '정면 돌파'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분유를 만들고 포장하기까지 전 공정이 외부와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유지된다는 사실을 백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눈으로 직접 확인시키는 것이 더 빠르다는 판단에서다.

남양유업은 기자단이 견학하는 내내 분유 제조 및 포장 과정에서 외부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분유가 밀폐된 자동화 라인 안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세세하게 설명하며 '안전성'을 내세웠다.

최근 빼빼로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는 신고를 받은 롯데제과는 식약처가 제조 시설을 점검한 결과 문제없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살아 있는 벌레의 경우 유통 과정에서 혼입되는 사례가 있어 절차대로 소비자에게 제품 환불 등 조치만 진행했다.

식품 업체들이 이처럼 '강수'를 두는 이유는 제품 제조 과정에 대한 자신감과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인한 여파는 다른 제품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식품위생과 안전기준이 높아진 점도 식품 업체가 과거와 달리 빠르고 단호한 대처에 나서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 최근 위생 논란이 불거진 식품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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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이물질 분유 사건    - 10월 29일 인터넷 맘 카페에서 임페리얼 XO 분유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신고
                                        - 10월 30일 남양유업, 임페리얼 XO 이물질 혼입은 절대 불가하다고 반박
                                        - 11월 9일 남양유업, 세스코 식품안전연구소와 고려대 생명자원연구소에 '이물질 혼입 불가' 외부 기관 검증
                                          - 11월 22일 세종시 장군면 분유 공장 언론에 공개
 
런천미트 통조림 세균 사건       - 10월 초 충남 천안 거주 소비자, 런천미트 개봉 이후 변질 의심 신고
                                           - 10월 22일 충남도청이 견본 5개 수거, 세균 검출됐다고 확인, 식약처 개시
                                           - 10월 24일 대상 청정원 사과문 발표, 생산 및 판매 중지 혼불 진행
                                           - 10월 29일 식약처 런천미트에서 발견된 세균은 비병원성 대장균으로 확인
                                           - 11월 22일 대상, 충남도 동물위생시험소(충남도청)를 상대로 행정소송
 
부적합으로 판정받은 물 소주 사건   - 10월 18일 식약처가 한라산이 의뢰한 지하수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는 언론의 보도 나옴
                                           - 10월 19일 부적합으로 판정받은 물로 만든 소주는 없다는 언론의 보도 나옴
                                           - 한라산 소주 연관 검색어로 '수질'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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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식품 이물질 신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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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건수               5332건
조사 불가               1660건(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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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조사 불가는 이물질 분실·소비자 조사 거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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