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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美대사 "데이터 현지화 피해달라"…민주당 발의한 법 겨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뉴스1]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뉴스1]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28일 한국에서 글로벌 IT기업의 서버를 국내에 의무 설치하는 법안이 발의된 데 대해 “데이터 현지화를 피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지난달 29일 해외 IT기업에 대한 과세 근거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서버현지화법)’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대사가 국내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로 파장이 예상된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주한미국대사관과 고려대 미국법센터, 시민단체 오픈넷이 공동 주최한 ‘디지털주권 지키기’ 토론회에서 푸시핀더 딜런 공사참사관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은 법안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해리스 대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이동의 자유라는 개념에 정보가 포함된 게 중요하다. 이런 흐름이 방해되면 장기적으로 해를 끼친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에 장애가 되는 데이터 현지화 규제를 피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조슈아 멜처 선임연구원이 28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글로벌 정보통신(ICT) 기업에 대한 국내규제 관련 내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조슈아 멜처 선임연구원이 28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글로벌 정보통신(ICT) 기업에 대한 국내규제 관련 내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해외 IT기업에 대한 과세를 추진하는 법안은 서버현지화법 이외에도 매출정보 공개 의무화법(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공유경제 서비스 부가세 부과법(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 등 여러 건이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다. 이들 법안은 특히 IT업계의 대표 강자인 구글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칭 ‘구글세’ 법안으로 불리기도 한다. 구글은 국내에서 네이버와 비슷한 한 해 5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금은 200억원(네이버의 20분의 1) 만 내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조슈아 멜처(45) 선임연구원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구글세’ 법안이 한미 무역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멜처 선임연구원은 “해외 IT기업 과세를 위한 법안은 한미 FTA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 무역갈등을) 분명히 잠재적으로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멜처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해외IT기업 과세 법안이 한미 무역갈등을 부를 수 있나
분명히 잠재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법안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실로 나타날지 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비차별’, ‘내국민 대우’라는 WTO 협정, 한미FTA 원칙에 반할 가능성이 높다. 법안에 외국기업이라고 명시가 안돼도 외국업체에만 실질적인 영향이 갈 수 있지 않나.
 
법안이 통과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보복을 할까
확신하긴 어렵다. 다만 협정에 반하는 내용일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수익 있는 곳에 과세하자는 정당한 주장일 뿐이지 않나
글로벌 IT기업 과세 문제는 한국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와 OECD에서도 해결하고 싶어하는 문제다.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약을 통한 다자 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버를 현지에 두는 게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버 현지화에 유독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
한국에서도 국제적으로 거래를 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영업하는 국가마다 데이터센터를 다 지으라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기업 입장에선 큰 비효율을 야기할 수 있는 이슈다. 작은 기업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이에대해 국내 IT업계는 이번 토론회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무역 분쟁’이란 프레임을 동원해 국내의 규제 움직임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호주·유럽연합(EU) 등 해외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수익에 걸맞는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국내 사업자에게만 유독 ‘무역 분쟁’을 이유로 들어 세금 등 각종 규제를 회피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김경진·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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