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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마다 '풍선 효과'···“文 정부, 불행한 상황이다”

“문제가 있으면 원상태로 복귀시키면 되는데 정부가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메우려 하고, 그게 다른 쪽에서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불행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8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발표(26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당정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카드 수수료를 내렸지만, 과도한 시장 개입이 ‘풍선효과’를 일으켜 다른쪽에서 부작용을 낳고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카드 수수료 인하를 발표하자 이에 반대하며 당정 협의가 열리는 회의실로 진입하려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관계자들. 임현동 기자

금융위원회는 26일 카드 수수료 인하를 발표하자 이에 반대하며 당정 협의가 열리는 회의실로 진입하려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관계자들. 임현동 기자

수수료 인하 발표 즉시 노조 반발
풍선에서 부풀어오른 곳은 카드사 노조다. 카드사 노조 협의회는 당정 발표 직후 “총파업을 불사한 대정부 투쟁으로 싸울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수익이 연간 8000억원 가량 줄어들면서 경영 악화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 등 고용 감소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할인 혜택, 무이자 할부 등 카드 이용자를 위한 혜택도 줄어들 전망이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27일 “(카드사가) 꼭 필요한 것들은 축소할 수 없겠지만, 축소 가능한 마케팅 비용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수익 감소분을 마케팅 비용 감소로 충당하라는 취지의 발언이다.다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카드 부가서비스는 대부분 법인회원에 집중돼 있다. 일반회원의 카드사용 혜택은 줄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정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 적어”
문재인 정부가 섣불리 시장에 개입했다가 풍선 효과를 경험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대표적인 ‘정부 실패’ 사례가 부동산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르는 지역을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ㆍ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8ㆍ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결과는 형편없었다. 규제 지역의 집값도 잡지도 못했고,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경기도 안양ㆍ군포ㆍ김포 등의 집값은 폭등했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의 불을 끄기 위해 올해 연이어 내놓은 8ㆍ27, 9ㆍ13 대책 이후 서울 집값 상승세는 잠잠해졌지만, 경기 용인 수지, 부천 상동 등 비조정지역 아파트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팀장은 “정부가 실수요자와 투기꾼,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등을 이분법적으로 보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가 적다 보니 부동산 가격이 잠깐 잡혔다가 다시 오르는 경향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난 4일 정부의 시장에 대한 무지를 지적하며 “부동산 강사는 프로고 정부는 아마추어”라고 꼬집기도 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금리가 더 높은 신용대출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신용대출이 2조 9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강력한 대출규제가 의도하지 않은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10월 세종시 참샘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 2학년 학부모들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세종시 참샘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 2학년 학부모들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유치원 폐업에 당혹
교육 정책에서도 풍선 효과를 경험했다. 교육부는 올 1월부터 초등학교 1ㆍ2학년 방과 후 영어 교실 운영을 금지했다. 당장 “사교육을 시키라는 거냐”는 학부모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수익 감소 때문에 방과후 교실 업체가 3~6학년 방과 후 수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왔다. 선행 학습을 막으려는 정책이 사교육을 오히려 부추긴 것이다. 결국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정책 철회를 시사했다.
 
유치원 비리 사태에서도 의도치 않게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정부 대책에 반발한 유치원측이 연달아 폐원ㆍ휴원을 하자 당장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진 학부모들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8일 “폐원하는 유치원에 대해 교육부가 대책을 잘 세우도록 당정 간 협의를 긴밀히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과 관련,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노동자ㆍ자영업자ㆍ빈곤층 등 당 핵심 지지층을 1순위에 놓고 정책을 펴다 보니 그 외 집단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의 자영업자들이 26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인하 환영 기자회견'에서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를 외치며 만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의 자영업자들이 26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인하 환영 기자회견'에서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를 외치며 만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 직접 개입, 누군가에게 피해” 
왜 정부 정책이 풍선 효과로 이어지는 것일까.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시장 개입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시장 개입에서도 시장의 가격 또는 수량을 직접 규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통신료 인하와 실손보험료 인상 제동, 대출가산금리 규제 등 서민 생활비 절감을 명분으로 여러가지 가격 통제 정책을 실행했다. 김 교수는 “가격ㆍ수량 개입 정책은 누군가에겐 혜택을 주지만 누군가에겐 피해를 주는 식의 부작용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의 경제 전문가들도 이같은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경영학과 교수 출신인 최운열 의원은 “정부가 직접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식으로 시장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시장의 자율과 창의를 최대한 허용해 산업을 활성화시켜 세금을 걷은 뒤 취약계층에게 보조하는 정책이 산업ㆍ일자리ㆍ취약계층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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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효과(Balloon effect)는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모습을 빗댄 표현이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단속·규제를 시도하면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정부가 남미 국가로부터 흘러들어오는 마약 단속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단속이 약한 지역에서 마약이 성행한 것에서 풍선 효과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성매매를 없애기 위해 집창촌을 단속하자 주택가에서 은밀한 성매매가 성행하게 되는 현상도 풍선 효과의 하나다. 가짜 휘발유를 단속하기 위해 주원료인 용제의 불법 유통을 차단하자 가짜 휘발유 거래가 주는 대신 정량 미달 판매가 느는 것, 서민 보호를 위해 가계 대출을 규제했는데 고금리의 제 2금융권으로 서민이 몰리는 현상 등도 유사 사례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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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