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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쟁' vs '직접 고용'…정규직 전환 두고 직원 vs 민주노총 전면전

공정 채용이냐, 직접 고용이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기존 노조와 민주노총 노조 간의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직업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한국 잡월드에서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잡월드의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노조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사랑채 인근 인도에서 직접고용 전환을 촉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잡월드의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노조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사랑채 인근 인도에서 직접고용 전환을 촉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잡월드 직원 20여 명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협상을 하기 위해 들어가던 노경란 잡월드 이사장의 앞 길을 막았다. 이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쳐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잡월드는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방침에 따라 지난 4월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거쳐 '자회사를 설립해 용역·파견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잡월드파트너즈㈜가 설립됐다. 잡월드 직원은 50여 명이다. 여기에 직업 체험관에서 상담과 강의를 하는 160여 명의 강사가 외부 용역업체 등에서 파견돼 일한다.
 
노사전문가협의회의 결정이 나오자 강사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한국잡월드분회를 설립해 '직접 고용(잡월드 정규직)'을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21일부터는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22일에는 청와대에 직접 고용 요구서를 제출하려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민주노총도 이에 가세했다. 민주노총은 23일 잡월드분회를 지원하기 위한 '릴레이 동조 단식'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은 제대로 된 정규직이 아니라 도로 간접 고용이며,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존 직원으로 구성된 우리잡월드노조는 민주노총의 이런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잡월드 노조는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 같은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독립노조다.
 
직원들은 26일 '한국잡월드 공정 채용을 위한 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문에서 노조원과 직원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노사전문가협의회가 결정한 공개채용 기준을 변경하거나 제한 경쟁 시행과 같은 특혜를 제공하는 채용 비리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청년 선호 일자리인 공공부문 정규직은 공정한 채용을 명시하고 있다"며 "청년의 채용기회를 박탈하는 불공정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잡월드는 이달 8일까지 용역·파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잡월드파트너즈㈜ 입사 지원을 받았다. 민주노총 측에선 입사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노 이사장은 민주노총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전환 채용의 기회를 주는 방향이다.
 
김정환 우리잡월드노조 위원장은 "노 이사장의 행위는 법률에 위반되고, 정부가 근절하려는 생활적폐인 채용 비리에 해당할 수 있다"며 "더욱이 취업준비생의 열망을 꺾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노 이사장이 민주노총과 협상해 공정한 채용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이사장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정부 일각에서 '일단 자회사에 고용한 뒤 추후 정규직 채용'이라는 중재안을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중재안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회사의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모양새여서 직권남용이나 권리행사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 이사장도 이에 대해서는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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