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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상공과 지상 연결···우주엘리베이터 만드는 日

유럽우주국(ESA)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수성 탐사프로젝트 '베피 콜롬보'의 탐사선의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 [사진 ESA]

유럽우주국(ESA)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수성 탐사프로젝트 '베피 콜롬보'의 탐사선의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 [사진 ESA]

[강기헌의 사이언스&]
 
지난달 29일, 일본 큐슈(九州) 최남단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H-IIA 로켓이 불을 뿜었다. 땅을 박차고 올라간 로켓은 16분 만에 온실가스 관측용 인공위성 고샛-2(GOSAT-2)를 궤도에 올렸다. 첫 위성을 궤도에 올린 발사체는 8분 뒤 칼리파샛(KhalifaSat)을 고도 600㎞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칼리파샛은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 민간 위성제작업체 쎄트렉아이의 기술을 바탕으로 환경 감시와 해상 관측을 위해 만든 인공 위성이다. UAE가 조립한 칼리파샛은 한국 대전으로 옮겨져 최종 검수를 받은 뒤 일본 발사장으로 향했다. 자체 개발한 발사체가 없는 UAE는 JAXA에 인공위성 발사를 위탁했다.

 
일본의 우주 기술 발전이 매섭다. 그 중심에는 JAXA가 있다. 2003년 10월 설립한 JAXA는 문부과학성 우주과학연구소ㆍ항공우주기술연구소ㆍ우주개발사업단 3개 기관을 통합해 만들었다. 일본의 우주개발 역사는 JAXA 설립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JAXA는 우주 기술 핵심인 발사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칼리파샛을 쏜 H-IIA 로켓에 이어 H-Ⅲ 로켓도 개발하는 중이다. JAXA는 발사비를 낮추는 게 목표다. 현재 H-IIA로켓 발사비는 회당 100억엔(약 996억원) 수준으로 세계 평균보다 25% 정도 비싸다. JAXA는 H-Ⅲ 로켓을 개발해 발사비를 50억엔(약 498억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상업용 위성 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윤영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발사비를 낮추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JAXA는 발사체 기술을 기반으로 니치 마켓(niche market)에도 도전하고 있다. 초소형 로켓이 그것이다. JAXA는 올해 2월 길이 10m, 직경 50㎝ 미니 로켓 ‘SS520’ 5호기를 쏘아 올렸다. 위성을 탑재한 로켓으로는 세계 최소형급이다. 초소형 로켓은 도쿄대가 개발한 수십㎝ 크기의 초소형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이 위성은 자연재해와 농작물 생육을 관측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사된 로켓과 위성에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부품이 쓰였다. JAXA는 초소형 로켓 기술을 민간 기업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예정이다. 
 
안중기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로켓 기술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수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게 일본 정부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설립 15년을 맞은 JAXA가 어떻게 이처럼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우주 산업에 대한 국가적 리더십을 꼽는다. 일본 정부는 JAXA 설립 이후 우주개발 정책에서 빠른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JAXA 설립 3년 만인 2008년 우주기본법을 만들었고, 이듬해 우주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일본 내각을 책임지는 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우주개발전략본부를 신설하고 탑-다운 방식으로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 2012년 우주전략실과 우주정책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정부 주도로 우주 개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JAXA 연구실에서 인공위성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JAXA는 2003년 설립 이후 30대 이상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JAXA는 발사비용을 낮출 수 있는 차세대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JAXA]

JAXA 연구실에서 인공위성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JAXA는 2003년 설립 이후 30대 이상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JAXA는 발사비용을 낮출 수 있는 차세대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JAXA]

김은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은 “일본의 신(新) 우주기본계획은 국가 안보 분야에서 우주 활동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상업적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우주 관련 하드웨어 판매를 향후 10년간 420억 달러(약 47조원)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JAXA는 이런 리더십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를 기록하는 기술 개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JAXA가 개발하고 있는 로봇 팔을 활용한 우주 쓰레기 채집용 실용 위성이 대표적이다. 지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우주 쓰레기는 2만3000여개에 달하는 데, 실용 위성을 쏴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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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XA는 시즈오카대 연구팀과 함께 초소형 위성 2기를 발사해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우주 공간에 위성 사이에 연결한 10m 길이의 강철 케이블을 따라 모형 엘리베이터를 이동시키는 실험이다. 이를 통해 수만㎞ 상공의 정지 궤도 위성과 지상을 연결하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우주로 화물을 나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우주왕복선으로 물자를 실어나르면 화물 1㎏당 2만2000달러(약 2500만원) 정도가 들지만, 우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100분의 1 수준인 200달러(약 22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JAXA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의 탐사 장면을 그린 가상도. 하야부사2는 소행성 류구 탐사를 마치고 2020년 무렵 지구로 귀환할 예저이다. [사진 JAXA]

JAXA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의 탐사 장면을 그린 가상도. 하야부사2는 소행성 류구 탐사를 마치고 2020년 무렵 지구로 귀환할 예저이다. [사진 JAXA]

 
정부와 민간의 협업도 JAXA가 우주 산업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배경으로 꼽힌다. JAXA에서 발사체 발사 서비스 기능을 넘겨받은 미쓰비시중공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쓰비시중공업은 JAXA에서 주문받은 로켓을 생산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2007년부터 발사 서비스도 넘겨받았다. 이 회사는 2007년 일본의 달 탐사선 가구야를 실어나른 H-2A 로켓을 발사했다. 일본 정부는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뛰어들도록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올해 8월에는 민간 기업의 인공위성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손해배상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재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은 “한국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해선 정부 주도의 우주개발 계획과 산업화가 필요한 민간 분야를 분리하는 역할분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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