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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국' 중국에서 무인 산업이 뜨는 이유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QR코드가 그려진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자 출입을 위해 발급되는 바코드가 스마트폰 액정에 등장하고, 출입구에 해당 바코드를 찍자 닫혀있던 개찰구가 스르륵 열린다.
아무도 없는 슈퍼마켓의 입구를 지키는 것은 오직 천정에 달린 카메라 한 대. 손님이 오자 카메라는 그의 얼굴을 스캔한다. '신분 인식' 완료. 매장 문이 열리고 천장에 다닥다닥 달린 카메라는 손님이 집는 물건을 하나하나 촬영한다. 출구에 다가선 손님이 유리 상자에 들어서자 화면에는 그가 고른 물건의 목록이 보이고, 손님의 스마트폰에 결제 완료 알림 메시지가 올라오자 출구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 중국 상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최근 중국에서 요즘 가장 핫한 아이템은 전통적 산업에 무인 기술을 도입한 '뉴 마켓'인 듯 하다.  
 
아니, 사람 많기로 유명한 중국에서 왜 자꾸 무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일까. 중국 최대 유통업체 징둥닷컴이 시작한 일련의 사업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보고 싶었다.
 
무인상점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징둥의 'X 무인상점'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위챗으로 바코드를 스캔하면 이용할 수 있다. 생성된 바코드를 입구 화살표 쪽에 스캔하면 문이 열리고 입장하면 된다. 지하철 게이트를 통과하는 느낌과 비슷하다.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사람이 없는 것만 빼면 일반 슈퍼마켓과 별 다를 것이 없다. 가격표는 전자잉크 스크린으로 만들어졌다. 관리자 시스템에서 가격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노출된다. 제품의 재고 수량도 파악할 수 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꺼내 가격 태그를 촬영하면 가격, 제품명, 사양, 원산지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물건을 다 고른 후 출구 게이트 앞으로 가면 된다. 10초만 서 있으면 게이트가 열리는데, 통과하면 계산 끝.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연결된 모바일 결제 앱으로부터 결제 알림 문자가 왔다. 제품 정보와 수량이 정확히 기재돼 있다.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비밀은 천장에 설치된 안면인식 기능 카메라. 이들은 고객의 행동을 분석해서 게이트를 통과할 때 고객의 상품과 수량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무인배송
징둥의 물류창고에선 사람이 아닌 로봇들이 일한다. 주문부터 화물포장완료, 차량 탑재까지 4분밖에 안 걸린다고 한다. 징둥 관계자는 "현재 90% 이상의 주문은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무인 배송차량은 이미 대도시와 일부 대학교 캠퍼스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땅이 넓은 중국에서 더욱 효율적인 물류망을 구축하기 위해서 징둥은 무인 트럭까지 개발했다. 무인 트럭은 2020년까지 중국 주요 도시 간의 고속도로 운송에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현재 징둥은 이미 장수성의 쑤첸(宿迁), 산시성의 시안(西安)에서 무인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인기로 2만 번 이상을 배송했고 거리로 따지면 이미 10만 km를 넘어섰다고 한다.  
 
징둥은 2020년 대형 무인기도 보급할 계획이다 . 이 무인기는 연속 1000km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840kg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취메이-징둥 플래그십 스토어
취메이가구(曲美家居)는 1987년 설립돼 2015년 상하이 주식에 상장한 중국의 대표 가구 전문기업이다.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취메이가 징둥과 만나며 소비자의 편의는 더욱 극대화됐다. 입구에서 안면 인식 기계 앞에 서면 나에게 추천해줄 상품이 등장하고, 매직 미러에서는 내가 보고 있는 상품의 정보가 화면을 통해 제공된다. 상품 끝자락에 달려 있는 바코드를 매직 미러가 인식하기 때문이다.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모든 상품은 징둥닷컴 온라인 매장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판매된다. 온라인에서 궁금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체험해보고, 오프라인에 없는 제품은 온라인 매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다.
 
무인 산업 성장 비결은 
중국에서 무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무인 유통이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소득 기준이 높기 때문에 소도시와 시골에는 신용카드를 갖고 있지 못한 사람이 많다.
 
대신 거의 모든 국민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가 보편적으로 확산했다. 중국의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위챗의 월 평균 실제 이용자 수는 9억6300만여명으로 이들 대부분이 위챗과 연동된 모바일 결제 시스템 위챗페이를 사용한다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정부 차원에서 유통산업 구조 변화에 적극 나산 것도 한 몫했다. 지난 2015년 수립한 '인터넷 플러스' 정책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전통 산업을 융합해 빅데이터, 산업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을 활성화하고 2025년까지 신(新)경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 담겨있다.  
 
중국 국무원은 '오프라인 유통 혁신 전략'을 통해 '신유통 시대를 맞이해 오프라인 기업은 혁신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업종 기준과 관리 감독 규범을 새롭게 정비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네트워크 인프라에만 2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징둥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사람들은 '왜' '굳이'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에 언젠가는 이런 사업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아주 기본적인 업무는 기계가 대체하고 인간은 더 고차원적인 일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선보였을 때, 누구도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전형이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나는 우리가 잡스처럼 미래 산업의 모습을 좀더 일찍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답변대로 무인 산업은 가까운 미래의 일반적인 모습이 될까. 분명한 건 이런 시도가 중국만이 아닌 우리 산업 전반의 과제가 됐다는 점이다. 중국의 행보를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다.  
 
 
차이나랩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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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