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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GM 구조조정 막는 트럼프…'러스트 벨트' 지지층 지키나

미국 테네시주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미국 테네시주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 정부가 GM에 주는 모든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GM의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GM이 구조조정 결정을 쉽게 철회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에서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GM과 그들의 최고경영자(CEO) 메리 바라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적었다. 전날 GM이 미 북동부 공장 4곳 가동 중단 조치를 발표한 데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출한 발언이다.
 
강한 배신감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멕시코와 중국에서는 어떤 공장도 폐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GM을 구했는데 이런 식으로 감사 표시를 받게 됐다!”고 GM을 맹비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는 GM에 대규모 구제금융을 지원했다. 정부가 어려운 시절 GM을 지원했는데 이제 와서 북미 지역 공장을 폐쇄하겠단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현재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GM 보조금을 삭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M 측에 실질적인 손해를 입히겠다는 위협이다. 
 
현재 미국 내 전기차 구매자들은 한 대당 최대 7500달러 세액 공제를 받는다. 이 제도를 통해 GM은 쉐보레 볼트를 비롯한 전기차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M 구조조정을 비난하며 27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M 구조조정을 비난하며 27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따라서 미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없애면 GM은 자연스레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개별 회사와 벌어진 갈등 때문에 정책 전반을 막무가내로 손보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보조금 중단 언급은 표면적으로 GM을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GM은 전날 “자동차산업 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내연기관 사업부문을 축소하는 대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GM 보조금 축소 관련 질문에 대해 “특별한 시간표가 있는지는 모른다. 대통령이 가능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을 지키기 위해 GM을 더욱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선 측면도 있다. 공장 폐쇄가 결정된 오하이오, 디트로이트 일대는 미 북동부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트럼프 지지층이 밀집한 지역이다. 
 
2016년 미 대선 때 트럼프는 경합지역으로 꼽혔던 이 지역에서 우위를 점해 당선됐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외치며 제조업 부흥을 주장한 그에게 쇠락한 공장지대 주민들이 표를 던진 결과였다. 트럼프는 트윗 말미에 "나는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GM이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린 미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에 27일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AP=연합뉴스]

GM이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린 미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에 27일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GM의 미국 내 생산 축소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장을 없애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GM이 중국 생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GM의 미국 매출이 둔화하는 한편 미·중이 무역전쟁으로 상호 관세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회사 맥커리그룹의 산업 담당 임원인 재닛 루이스는 “GM은 중국에 고객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에서 만든 자동차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은 경제적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제조업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중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관세 인상이 자동차 업체들에 해외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 다른 투자회사인 샌포드 C.번스타인의 선임 연구원 로빈 주는 “관세가 아예 없더라도 GM은 중국 판매 물량을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조 공장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운송비가 커져 자동차 산업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미·중이 무역전쟁 일환으로 신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미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자국 기업의 보조금을 깎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GM 주가는 트럼프의 발언이 전해지며 2.55% 급락했다. 전날 구조조정 발표로 4.79% 급등했던 상승분을 절반 넘게 잃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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