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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소송] 양심적 병역거부자 "군과 무관하다면 36개월 하겠다"

“아마 좋아서 군대를 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국가를 지키기 위해 꾹 참고 가는 것이지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국가보다 개인이 먼저입니까?”
 
지난 19일 중앙일보 편집국에 찾아온 백종건 변호사(34ㆍ사법연수원 40기)에게 도발적인 첫 질문을 던졌다. 백 변호사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이자, 사법시험 합격자 중 첫번째 ‘양심적 병역거부자’다. 그는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5월 출소했다. 이번달 대법원에서 첫 무죄판결을 받은 오승헌(34)씨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직격 인터뷰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백종건 변호사에게 '36개월 대체복무 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인터뷰 영상은 기사 하단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백종건 변호사에게 '36개월 대체복무 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인터뷰 영상은 기사 하단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백 변호사는 “단순히 군대가 싫고, 내 인생이 먼저라는 이기적인 마음이었으면 변호사 자격을 잃으면서까지 감옥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5살 때 병역을 거부하고 수감되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다. 두 동생을 데리고 가장 노릇을 하며 남겨진 가족들의 고통도 알게 됐다.
 
그럼에도 그는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었다. 밤새워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감옥에 다녀오고, 변호사 등록을 거부당하는 동안 그의 20대가 지나갔다. 백 변호사는 “병역을 거부하고 대체복무를 할 정도의 양심이란 삶을 파멸시킬 정도로 깊고 확고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백 변호사와 일문일답.
 
Q.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왜 병역을 거부하는 건가. 사람을 죽이지 말라거나 생명을 아끼라는 건 거의 모든 종교의 교리가 아닌가.
A. 여호와의 증인들이 유독 잘 알려져 있지만 그들만이 병역을 거부하는 건 아니다. 2001년 처음으로 병역을 거부한 불교 신자 오태양씨처럼 카톨릭ㆍ개신교ㆍ불교ㆍ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 신자들이 병역을 거부하고 있다. 종교를 믿지 않는 일반인들도 있다.
 
Q. 영화 ‘핵소고지’를 보았나. 주인공인 데스몬스 도스는 2차대전 당시 집총을 거부했지만, 미 육군 의무병으로 복무하며 전투에서 부상당한 동료들을 구했다. 지뢰 제거나 의무병을 해서라도 일단 군대에 소속되는 게 맞지 않나.  
A. 그 영화는 나도 감명 깊게 보았다. 그런데 개개인의 신념은 지문처럼 모양이 각기 다르다. 누군가는 도스처럼 집총만 거부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국방부의 관할에 있다는 것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다.
또 그 영화에서 빠진 사실이 있다면, 당시 미국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었다. 도스는 영화에서 결국 집총을 하지 않았고, 동료들도 그런 신념을 인정해주지 않았는가.  
 
Q. 앞으로 양심에 따라 군대에 가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개개인의 양심을 어떻게 법으로 재단할 수가 있나.
A. 앞에서 말했듯 ‘인격을 파멸시킬 정도의 확고한 양심’이라면, 반드시 그 사람의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드러나게 되어 있다. 기업에서 채용을 할 때도 서류와 면접을 통해 한 사람이 살아온 바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병역거부도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판사가 ‘폭력적인 인터넷ㆍ모바일 게임 즐기는지‘ 여부도 물었다. 흔히 하는 ‘서든 어택’ 같은 총기 게임을 즐기는 것도 심시요소에 포함시킬 만큼 치밀하게 가려내면 된다.
 
Q. 대체복무 방안으로 ‘36개월 교도소 합숙근무’가 유력하다. 18개월로 단축되는 육군 병사 복무기간보다 2배 길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A.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나도 수감기간 동안 교도소 근무를 했었고 군과 무관하다면 성실하게 이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른 병역거부자들도 대체로 비슷한 걸로 안다. 개인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중증장애인이나 치매노인을 24시간 간병하며 돌보는 일이나 소방 분야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다소 힘들더라도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어쩌다소송]양심적 병역거부자 '백종건 변호사' 직격 인터뷰 보기 https://youtu.be/W1dVWPOS7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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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