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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루탄 비난'은 내로남불? "오바마 때도 자주 썼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소속 한국인 김경훈 사진기자가 촬영해 전 세계 미디어와 네티즌들에게 캐러밴(중미 이민행렬)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게 된 사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접경을 이루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미국 쪽으로 국경 진입을 시도하던 온두라스 출신 이주민 모녀가 국경수비대가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뛰어가는 장면이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소속 한국인 김경훈 사진기자가 촬영해 전 세계 미디어와 네티즌들에게 캐러밴(중미 이민행렬)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게 된 사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접경을 이루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미국 쪽으로 국경 진입을 시도하던 온두라스 출신 이주민 모녀가 국경수비대가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뛰어가는 장면이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에 대한 ‘최루탄 살포 사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비인도적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린이에게 최루탄을 쏘는 것은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톰 페레스 민주당 국가위원회 위원장) 등의 지적이다. 주로 민주당 정치인들 및 친민주당계 유명인의 소셜미디어가 이런 여론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에 대응해 물리적 저지 수단을 쓴 것이 트럼프 정부가 처음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대안우파를 자처하는 미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는 27일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만 국경에서 최소 80차례 최루탄을 사용했다”고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CBP 관계자는 “국경에서 공격적인(assaultive) 캐러밴을 내몰기 위해 최루가스와 후춧가루 분사기(pepper spray)를 사용해 왔다”고 브레이트바트에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루탄 사용은 2010년부터 사용했지만 현재 확인 가능한 통계는 2012년부터다.  
 
실제로 오바마 정부 때도 비슷한 상황이 각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2013년 11월25일 지역신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산 이시드로 검문소에서 100여명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으려 해서 국경수비대가 후춧가루 분사기를 동원해 이를 저지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태와 5년 전 사태는 장소는 물론 날짜까지 일치한다.
 
전임 버락 오마마 정부 때인 2013년 11월25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 지역신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이 보도한 기사 웹사이트. 멕시코 접경 산 이시드로 검문소에서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에 대해 국경수비대가 후추 가스(pepper spray)를 써서 이를 저지했다는 내용이다. [사진 웹사이트 캡처]

전임 버락 오마마 정부 때인 2013년 11월25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 지역신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이 보도한 기사 웹사이트. 멕시코 접경 산 이시드로 검문소에서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에 대해 국경수비대가 후추 가스(pepper spray)를 써서 이를 저지했다는 내용이다. [사진 웹사이트 캡처]

브레이트바트 텍사스의 블로거 브랜든 다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 기사를 거론한 뒤 할리우드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를 향해 “오바마에 대해서도 (트럼프에 한 것 같은) 욕설을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밀라노는 ‘캐러밴 최루탄 사태’가 언론에 보도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럼프를 향해 “금수 같은 악한”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26일 이런 논란을 소개하며 “오바마 정부는 8년 재임 기간 동안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불법이민자를 추방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역시 불법이민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공약했었다고 덧붙임으로써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균형을 잃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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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대한 과격한 비난은 그 자신이 초래한 측면도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캐러밴을 “침략자”라고 표현하면서 반(反)이민 구호로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려 했다. 이례적으로 군 병력 6500명을 국경지대에 배치해서 언론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결과로 기저귀를 찬 딸들을 데리고 최루가스를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여인과 같은 사진이 전 세계 전파를 타게 됐다. 이 사진은 로이터통신 소속의 한국인 사진기자 김경훈(44)씨가 촬영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서 15년 이상 일해온 김 기자는 지난 14일 멕시코에 도착해 캐러밴과 함께 이동하며 접경도시 티후아나까지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3600㎞를 걸어온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이 미국 국경을 넘으려다 물리적 저지에 부딪혔다. 미국 국경순찰대가 25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들에게 최루가스를 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최루가스 폭발음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EPA]

최대 3600㎞를 걸어온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이 미국 국경을 넘으려다 물리적 저지에 부딪혔다. 미국 국경순찰대가 25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들에게 최루가스를 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최루가스 폭발음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EPA]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국경 캐러밴 사태와 관련해 "아주 거친 사람들이 달려들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국경 요원)은 최루 가스를 사용했다"며 최루탄 사용을 두둔했다. 또 "핵심(bottom line)은 이것이다. 합법적으로 입국하지 않는 한 아무도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는 미시시피주 빌럭시를 찾아가서도 캐러밴 가운데 부모가 아니면서 남의 아이를 끌고 온 사람(grabbers)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선거 관련 회의 도중 별다른 근거 없이 "그들(이민자들)은 아이가 있으면 (망명 신청 때) 더 확실한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아이를 잡아온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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