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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펙트가 뭐냐고 타이거JK에게 물어보니...

다큐멘터리 영화 '리스펙트'의 타이거JK. 사진=커넥트픽쳐스

다큐멘터리 영화 '리스펙트'의 타이거JK. 사진=커넥트픽쳐스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힙합은 과거 국내 음악산업에서는 언더그라운드 혹은 비주류, 아예 푸대접을 받거나 노래에 한 대목 등장하는 랩 정도로 여겨지는 장르였다. 그래서일까, 힙합으로 이름난 이들이 들려주는 얘기 중에는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열심히 춤을 추다 쉬는 시간에 해당하는 이른바 블루스 타임에 힙합을 틀어줬다거나(타이거JK), 랩을 쓰면 기획사 직원들이 업무 영역을 막론하고 훈수를 뒀다거나(도끼)하는 것이다.    
 28일 개봉하는 '리스펙트'(감독 심재희)는 이런 얘기를 포함해 래퍼 11명의 인터뷰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다. 더 콰이엇, 도끼, 딥플로우, MC메타, 빈지노, 산이, 스윙스, 제리케이, JJK, 타이거JK, 팔로알토가 그들이다. 대부분 30대로, 힙합 불모지 시절부터 활동한 40대, 나이 대비 활동경력이 상당한 20대도 있다. 이들을 선정한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과 함께 허클베리 피가 인터뷰 질문자로 나서 모두 12명의 래퍼가 스크린에 등장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리스펙트'에 등장하는 도끼. 사진=커넥트픽쳐스

다큐멘터리 영화 '리스펙트'에 등장하는 도끼. 사진=커넥트픽쳐스

 두 사람이 던지는 질문과 래퍼 각자의 답을 듣고 있노라면, 저마다의 음악 세계나 힙합계의 내밀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도 어렴풋이 국내 힙합의 지형도를 짐작할 수 있다. 획일적인 학교 교육과 달리 자기 얘기를 한다는 점에서 힙합의 매력에 빠진 성장기의 경험, 오디션을 결합해 힙합을 예능으로 만든 '쇼미더머니'에 참여한 이유나 이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 방탄소년단의 RM이나 블락비의 지코처럼 아이돌그룹에서 활동하는 래퍼에 대한 생각, 상업적 성공에 대한 견해나 소회, MC와 래퍼의 구분 등 다양한 얘기가 흘러나온다.     
 다큐의 제목이기도 한 '리스펙트'는 '리스펙트(respect)한다', 반대로 '디스(dis, disrepect)한다' 같은 용례와 더불어 어느새 힙합 밖으로도 대중화된 표현. 그 의미에 대한 래퍼들의 답변 중에 타이거JK의 말이 귀에 꽂힌다. 그에 따르면 '리스펙트'는 "팬이에요, 존경해요"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존중"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누군가에게 '리스펙트'라고 말하며 악수를 주고 받는다면 "당신을 리스펙트한다는 뜻도 있지만 내가 그런 만큼 날 리스펙트하는 게 좋을 거야 라는 의미". 다시 말해 "까불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단다. 그래서 "쓸데 없는 싸움"은 하지 말고 "대화로 시작하자"는 메시지가 되는 모양이다. "힙합의 대부""살아있는 레전드" 같은 수사적 표현이 리스펙트는 아니라는 얘기다.  
다큐멘터리 영화 '리스펙트'에 등장하는 MC메타. 사진=커넥트픽쳐스

다큐멘터리 영화 '리스펙트'에 등장하는 MC메타. 사진=커넥트픽쳐스

 음악영화는 아니지만 저마다 다양한 장소에서 무반주로 랩을 들려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 중 사투리의 말 맛을 살린 MC메타의 랩 등을 듣고 있으면 국내 힙합이 지금에 이른 뿌리가 결코 얕은 게 아니란 데 생각이 미친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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