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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첫눈 내렸다, 탁현민 나가라"···여성계는 "지쳤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1월 2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1월 2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첫눈이 펑펑 내리고 있습니다…첫눈이 내리면 놓아준다던 청와대 쇼 기획자는 어떻게 처리할지 우리 한번 지켜봅시다. 그를 놓아주게 되면 이 정권은 끝날지 모릅니다.”
 
서울에 올 겨울 들어 첫눈이 내린 지난 24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언급한 것이다.  
 
이러한 ‘첫 눈’ 발언은 지난 6월 말 탁 행정관이 사의를 밝혔을 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사의를 반려한데서 비롯됐다.  
홍 전 대표의 페북 글을 시작으로 야당은 탁 행정관을 경질하라며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배현진 한국당 대변인은 “부디 이 정권이 한 공연기획자의 손에 연명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달라”고 논평했고,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기억은 국민을 배반했지만 이제 그만 그를 놓아주자”고 밝혔다.
[홍준표 페이스북]

[홍준표 페이스북]

 
탁 행정관은 취임 초부터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이 뒤늦게 드러나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07년 쓴 책『남자마음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등의 표현이 문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5월 말 “현재 저의 가치관은 달라졌지만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는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야권 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경질 요구가 잇따르자 지난해 8월 정현백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이 이러한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지난 7월엔 여성단체들이 탁 행정관 해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극렬 비판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ㆍ세ㆍ연,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우리가 눈까지 뿌려야겠냐’는 시위를 열고 인공 눈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여성신문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1심 판결과 관련 '우리가 눈까지 뿌려야겠냐' 청와대와 사법부 규탄 기자회견이 지난 7월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다.[뉴시스]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여성신문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1심 판결과 관련 '우리가 눈까지 뿌려야겠냐' 청와대와 사법부 규탄 기자회견이 지난 7월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다.[뉴시스]

 
하지만 최근 ‘첫 눈’ 이후 벌어진 야당의 경질 공세에는 여가부를 비롯한 여성계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탁 행정관이 또다시 여성 혐오 발언이나 행동을 했다면 모를까, 정부가 청와대를 향해 첫 눈이 왔는데도 왜 탁 행정관을 해임하지 않느냐고 의견을 밝히는건 부적절하다고 본다”라며 “정 장관이 지난해 청와대에 경질 의견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 ‘장관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여성단체들도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 회장은 “내부에서는 ‘첫 눈 왔는데 안 내보내느냐’는 이야기를 한다. 여전히 (탁 행정관을)주시하고 있지만 공식입장을 따로 낼 생각은 없다. 솔직히 이제는 우리가 지쳤다. 문 대통령이 자기 점수를 깎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혜진(24ㆍ경기 의왕시)씨는 “야당에서 죽어라고 공격을 하니까 오히려 (탁 행정관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첫 눈’이란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게 웃기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은행원 송모(36·서울 송파구)씨는 "일반 시민 입장에선 탁 행정관이 무슨 일하는지도 모르겠고 관심도 없다. 국회의원들이 한가하게 이런 이야기나 하고 있는게 어이가 없다. 하루 하루 애 키우면서 직장 다니랴, 당장 내년에 애 보낼 유치원 알아보랴 정신 없다. 국회는 뭐하는거냐"며 비판했다.
최근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진 탁현민 행정관에 대한 게시글과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진 탁현민 행정관에 대한 게시글과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진 탁현민 행정관에 대한 게시글과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진 탁현민 행정관에 대한 게시글과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논란 자체가 희화화 되고 있다. ‘82쿡’ ‘더쿠’ 등에는 “자유한국당은 탁현민 사생팬이냐” “홍발정(홍준표 대표의 돼지발정제 논란을 빗댄 표현)은 남 탓 할 자격이 있냐” 는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이달 들어 탁 행정관을 경질하라는 청원이 7개 올라왔지만(27일 오후 7시 기준) 청원 참여 인원은 20명 내외로 반응이 저조하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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