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민노총 10명 “너 죽이고 감방간다” 쓰러져도 또 때렸다

유성기업 노무담당 김모 상무가 지난 22일 충남 아산의 회사 대표이사실에서 노조원들의 집단 폭행을 당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사진 유성기업]

유성기업 노무담당 김모 상무가 지난 22일 충남 아산의 회사 대표이사실에서 노조원들의 집단 폭행을 당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사진 유성기업]

참혹했다. 몇 사람이 임원을 붙잡아 저항을 못 하게 하고 주먹과 발길질, 니킥을 날렸다. 쓰러지면 일으켜 세워 구타했다. “네 주소 안다. 식구들 가만 놔둘 줄 아느냐”며 가족까지 협박했다. 임원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됐고, 바닥에도 피가 흥건했다. 1시간여 뒤 노조원은 바닥의 피를 물청소로 닦아냈다. 그러곤 경찰을 지나쳐 빠져나갔다.
 
경찰은 직원들이 “사람부터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 직원들은 경찰의 행동을 “마치 노조가 하는 일에 끼어들면 피곤해진다는 투였다”고 했다.
 
지난 22일 유성기업 대표이사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중앙일보가 당시 목격자의 진술서와 대표이사가 아산경찰서장, 천안고용노동지청장에게 보낸 항의 공문을 입수했다. 이를 토대로 유성기업 임원 폭행사건을 재구성한다.
 
22일 오후 5시30분쯤이었다. 회의를 마친 이 회사 최철규 대표와 김모 상무가 사무실로 가고 있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 노조원이 이들을 에워쌌다. 관리자의 도움으로 두 사람은 대표이사실로 피신했다. 5분 뒤 노조원 10여 명이 대표이사실 문을 부수고 난입했다. 사무실 내 집기를 부수고 회의용 탁자로 문을 봉쇄했다. 그러곤 김 상무에게 달려들었다. “너 죽이고 감방 가겠다”며 폭행이 시작됐다. 주먹과 발길질이 난무했다. 보드를 김 상무에게 던지는 등 사무실에 있는 물건이 순식간에 흉기로 변했다. 금세 김 상무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가 됐다.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노조원 두 명이 김 상무를 꼼짝 못 하게 붙잡았다. 그러곤 린치가 가해졌다. “나는 너네 집이 어딘지 알고 있다”며 김 상무의 집 주소를 읊었다. 이어 “너네 집 식구들 가만 놔둘 줄 아느냐”고 협박했다. 따귀를 때리며 “아프냐 놈아. 그렇게 아파”라며 무릎으로 복부를 가격했다. 문을 밀고 들어온 직원에게 노조원들은 “핸드폰으로 채증하면 죽여버리겠다”며 핸드폰을 일일이 검사하고 사무실 밖으로 내쫓았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 흘렀다.
 
노조원들은 노조 지회장의 “철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사무실 바닥에 흥건한 김 상무의 피를 물로 닦아냈다. 노조원들은 최 대표에게 “이게 마지막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판사판이다. 끝장을 볼 것이다”고 협박했다. 그러곤 사무실을 나섰다. 경찰이 있었지만 제지는 없었다. 이후 노조원들은 식당에서 회의를 했다. 하지만 경찰은 나타나지 않았다.
 
회사는 여섯 차례나 경찰에 112로 신고했다. 20분 뒤에야 나타난 경찰은 대표이사실 앞에서 서성이기만 했다. 노조원들이 가로막고 있어 진입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댔다. 김 상무의 비명 소리를 경찰은 “노조의 구호 소리 때문에 못 들었다”고 했다. 직원들은 “사람부터 살려야 하지 않느냐”며 경찰에 매달렸다.
 
여기까지가 당시 상황이다.
 
사건이 발생한 뒤 김 상무의 가족은 집을 떠나 모처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원의 협박이 현실화할 우려 때문이다. 김 상무는 안와 골절, 코뼈 함몰 등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그가 입원한 병원에 대해 직원들은 함구하고 있다. 노조원에 의한 2차 폭행을 우려해서다.
 
유성기업

유성기업

최 대표는 김 상무가 응급실로 실려 간 뒤 직접 공문을 썼다. 충남 아산경찰서장과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장에게 보내는 항의 공문이었다.
 
최 대표는 경찰에 보낸 공문에서 “형언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당사는 귀서에 묻는다”고 했다. “경찰은 노조를 위한 경찰인가. 노조원이 회사에서 참혹한 집단 감금과 구타를 자행해도 경찰은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것인가.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사람부터 구하는 것이 경찰 본연의 임무 아닌가. 욕설과 비명 소리가 난무하고 직원이 경찰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도 현장에서 지켜만 보는 게 경찰이 취할 태도인가. 현행범을 체포하기는커녕 도주를 방기하는 데 급급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보상 아산경찰서장은 “회사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김 서장은 “최초 신고 접수 뒤 11분 만에 도착했다”며 “폭행은 2~3분 정도, 길게 잡아도 5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비명이 안 들렸다는 것이다. 김 서장은 “폭행 현장을 못 봤고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체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가 고용부 천안지청에 보낸 공문에선 “당사는 올해 10월 1일부터 매일같이 자행되는 불법쟁의행위에 대해 귀청에 행정지도를 요청했다. 그러나 당사의 간절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귀청은 어떠한 조치도,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 그토록 간곡하게 지속적으로 구두 혹은 공문으로 현장에 직접 나와서 살펴주시기를 요청드렸으나 아무런 조치와 대응이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집단 구타가 일어났다. 부디 감독관청으로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썼다.
 
한편 충남지방경찰청은 유성기업 폭행 노조원 검거 전담팀을 꾸렸다. 아산경찰서의 직무유기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7년 전 복수노조 출범 뒤 유성기업 노사 갈등 심화
유성기업

유성기업

유성기업은 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피스톤링, 밸브시트, 에어컴프레셔 등을 만드는 부품회사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1990년대 중반 결성됐다. 2011년 주간 2교대 등을 요구하며 파업하자 사용자 측이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가 생산 중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해 금속노조에 반발한 숙련공들이 유성기업 노조를 만들어 복수노조가 됐다.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은 150여 명, 유성노조에는 130여 명이 가입해 있다. 유성기업 유모 회장은 금속노조 와해 공작 혐의로 1년2개월의 실형을 살았다. 이때의 앙금이 지금까지 이어져 금속노조와 회사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노조의 임원 폭행사건은 임원들이 유성노조와 협상을 하고 나오다 발생했다. 금속노조는 10월 1일부터 파업 중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