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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출근차에 화염병 … 판사들 “법원 위상 이렇게 추락했나 착잡”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70대 남모씨가 27일 대법원 정문에서 출근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화염병을 던져 불길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70대 남모씨가 27일 대법원 정문에서 출근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화염병을 던져 불길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출근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27일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사실상 테러다. 대법원장이, 그것도 대법원 청사에서 테러를 당한 건 사법 역사상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11분, 남모(74)씨는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정문 앞에서 출근하던 대법원장 차량에 시너가 들어 있는 화염병을 던졌다. 이 병은 김 대법원장의 차량 보조석 뒷바퀴 쪽으로 떨어져 차량에 불이 번졌지만 대법원 청사 입구를 지키고 있던 청원경찰이 즉시 소화기로 껐다. 대법원장이 앉아 있던 뒷좌석 문이 그을리는 등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씨 가방에서 시너가 들어 있는 500mL 페트병을 추가로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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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에 거주 중인 남씨는 “소송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이) 자신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아 화가 나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남씨에 대한 판결문에 따르면 2004년 강원도 홍천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던 그는 2013년 유기농 쌀과 일반 쌀을 배합한 사료를 돼지들에게 먹여 친환경 인증 자격을 박탈당했고, 이로 인해 농장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고 한다. 남씨는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했고, 3심까지 모두 패소해 소송비용을 부담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날 사건으로 법원 내부는 술렁였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율사 생활 20년 동안 법관 구속과 법관 탄핵 논란, 출근길 화염병 테러까지 사법부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혼란과 분쟁에 빠진 것은 처음”이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판사도 “법원의 위상이 이 정도로 떨어졌느냐는 생각이 든다. 고통스러운 심정이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법원 사무관은 “대법원장님이 내·외부에서 모두 비판을 받고, 이제는 일반 시민한테 테러까지 당하는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으려니 착잡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화염병 테러가 일어난 이날, 김 대법원장은 수원지방법원과 안산지원을 방문하는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그는 최근 “판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지방법원을 순회 방문하고 있다.
 
조소희 기자 jo.so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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