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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도끼·비 … 미투 이어 연예계 흔드는 ‘빚투’

마이크로닷, 도끼, 비(왼쪽부터).

마이크로닷, 도끼, 비(왼쪽부터).

“가수 비의 부모를 고발합니다.”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연예인들의 부모가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주장이 줄을 잇는다. 네티즌은 이 같은 폭로를 올 한 해 사회를 휩쓴 미투(#me too) 운동에 빗대어 ‘빚투’ 운동이라고까지 부르고 있다. 부모의 죄를 자식에게 묻는 ‘연좌제’는 잘못됐다는 비판부터 대중의 사랑을 바탕으로 명예와 경제적 지위를 누리는 연예인들이 일정 부분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시작은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인 신씨 부부의 사기 논란이었다.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신씨 부부가 친척·이웃 등에게 사기를 친 뒤 당시 돈 20억원을 들고 뉴질랜드에 갔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1999년 피해자들이 이들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것이 확인되면서 “해당 글은 사실이 아닌 허위다”고 주장했던 마이크로닷은 모든 방송에서 자진하차했다. 사기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상태라 경찰은 지난 23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신씨 부부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등 신병 확보에 나섰다.
 
래퍼 도끼도 도마에 올랐다. 도끼의 어머니가 90년대 말 외환위기 직후 중학교 동창에게 1000만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도끼 측은 “당시 도끼 어머니는 파산 판결을 받아 민형사상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명 도중 도끼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우리는 여기 있을 테니까 오시라. 1000만원은 내 한 달 밥값”이라는 도끼의 말에 네티즌의 비난이 이어졌다. 파문이 커지자 도끼는 이날 “피해자분과 오해를 풀고 1000만원을 변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서울 용문시장에서 떡가게를 운영하던 비의 부모가 글쓴이의 부모에게 88년 1500만원어치의 쌀을 빌리고 현금 800만원을 빌려간 뒤 갚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부모님이 매일 떡가게에 가서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으나 계속 거절하다가 결국 비의 가족이 잠적했다”며 약속어음 사본을 공개했다. 비의 소속사인 레인컴퍼니 측은 27일 “정확한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며 “고인이 되신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이라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와 만나 채무 사실관계 유무를 확인한 뒤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연예인 부모의 채무로 불거진 빚투 논란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일단 부모의 빚을 자녀들이 갚아야 할 법적 책임은 없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부모의 빚까지 상속받지 않는 이상 자녀가 부모의 빚을 갚을 의무는 없다”며 “살아 있는 부모 역시 파산하거나 채권 시효가 소멸된 경우라면 갚을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민법 162조는 채권의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정하고 있다. 파산 선고 등으로 변제 책임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10년간 채권이 유효하다는 얘기다.
 
다만 사기를 벌이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는 의혹을 받는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혐의는 공소시효가 남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신씨 부부가 뉴질랜드로 출국하자 99년 7월 이 사건을 기소중지했다.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지만 기소중지 상태에서는 공소시효가 중지된다.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과 대중의 관심을 바탕으로 지위를 누리는 연예인에 대한 도의적 비판은 구별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연예인에게 법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인 책임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국희·이지영·이태윤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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