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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시동도 못 거는 현대차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파산 위기에 몰렸던 GM은 가혹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바꿨다. 미국 정부는 500억 달러(약 56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대신 민간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 기업(알릭스파트너스)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공룡’ GM을 수술대 위에 올렸다. 호주와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덩치는 줄었지만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해 미래차 전략을 가속했다. GM은 올해 자율주행 전문 조사기관 내비건트 리서치가 선정한 자율주행 리더 1위 기업이다.
 
GM과 함께 글로벌 완성차 판매 1위를 다투던 일본 도요타도 ‘갈라파고스 전략’을 폐기하고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2010년 대규모 리콜 사태로 휘청댔던 일본 도요타도 특유의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장인정신)와 원가절감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우버와 함께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고,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이자 글로벌 5위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의 구조조정은 시동도 제대로 걸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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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북미공장 폐쇄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노조와의 협의 없이는 생산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어렵다. 한국판 ‘아우토5000’을 내세웠던 ‘광주형 일자리’ 협상도 난맥에 빠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자율주행·모빌리티 등 미래 전략조차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변화는 더디다. 구글(웨이모)·GM(크루즈) 등 정보통신기술(ICT)·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플랫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개발을 고집해 온 현대차그룹의 기술수준은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경직된 의사결정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플랫폼을 사와 조립만 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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