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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호, 마의 7분 이기고 화성 안착 … 인류 식민지 가능할까 조사 시작

26일 오전 4시54분(현지시각), 정적에 잠겼던 미국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마침내 화성의 ‘피부’에 안전하게 내려앉은 것이다. 착륙 위치는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이었다. JPL 뿐만이 아니었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조마조마하게 착륙 장면을 지켜보던 시민들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시속 2만㎞서 7분 만에 0 감속
성공률 40% 터치다운에 환호
화성의 핵 살아있는지도 탐사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06일간의 항해 끝에 27일(한국시간)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안착했다. 사진은 인사이트호가 화성 착륙 뒤 로봇팔에 설치된 카메라로 찍은 화성의 모습. [사진 NASA]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06일간의 항해 끝에 27일(한국시간)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안착했다. 사진은 인사이트호가 화성 착륙 뒤 로봇팔에 설치된 카메라로 찍은 화성의 모습. [사진 NASA]

NASA TV는 이번 임무를 수행한 JPL 연구원들의 인터뷰를 생생하게 전했다. JPL 수석 엔지니어인 롭 매닝(Rob Manning)은 “흠잡을 데 없다(Flawless)”면서 “이것은 우리가 마음속에서 정말 희망하고 상상했던 것이다. 정말 환상적”이라고 감격을 전했다. 미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이 화성에 착륙한 여덟번째이자, 화성의 깊은 내부를 조사하는 첫 번째 임무(mission)”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펜스 부통령의 말대로 NASA가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무려 여덟번째이지만, 지표면 아래를 탐사하는 임무는 이번이 최초다. 인사이트(InSight)라는 이름 자체가 지진조사·측지·열 수송을 이용한 (화성) 내부탐사를 의미하는 ‘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약자다. 인사이트는 현재 착륙한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서 로봇 팔로 5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 지열과 지진파를 탐사할 계획이다. 고정형 탐사선이기 때문에 착륙 지점에서 움직이지는 않는다.
 
고작 5m 탐사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책임연구원은 “화성 지표면 아래 5m까지 파고 들어갈 경우, 1m당 화성 지열의 변화 추이를 탐사할 수 있다”며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화성 지진의 파동도 함께 관찰하면 화성의 핵이 얼마나 활성화되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인사이트가 조사할 ‘화성 핵의 활성화 정도’는 향후 유력한 식민지로 거론되는 화성에 생명이 거주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단서가 된다. 최기혁 책임연구원은 “핵 활성화로 지각 운동이 발생해야 행성 내 원소가 순환된다”며 “지구에서 생명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지구가 수억 년에 걸쳐 지각 운동을 하며 지각 아래 원소가 지표면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각) 착륙을 완료한 인사이트가 처음으로 보내온 화성 사진. [사진 NASA]

26일(현지시각) 착륙을 완료한 인사이트가 처음으로 보내온 화성 사진. [사진 NASA]

또 생명 거주를 위한 필수조건인 대기 형성 조건 역시 핵에 의해 결정된다. 핵 속 철 성분이 자전하면서 생기는 행성의 ‘자기장’이 대기를 붙들어 놓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핵의 구성과 활성화 정도에 따라 화성 대기의 상태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인사이트는 자체적으로 탑재한 지진계 SEIS와 열 감지 장비 HP3를 이용해, 향후 2년에 걸쳐 지열과 지진활동을 감지해 화성이 어느 정도 ‘살아있는’ 행성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또 RISE라는 X-밴드 안테나 2개를 이용해 화성이 자전할 때 발생하는 ‘흔들림(wobble)’을 측정해 화성의 핵이 액체인지 고체인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화성 지질탐사로 유인 화성 탐사를 위한 직접적인 준비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황진영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 우주기업이 이미 화성 식민지 건설 계획을 공식화한 만큼, 이를 위한 준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질의 특성을 조사하면 향후 우주인들이 거주하며 연구할 수 있는 ‘거주 모듈’을 화성에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게 황 연구원의 설명이다. 한편 이 같은 유인 화성 탐사 준비는 이번 인사이트 호가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이라는 초고난도의 착륙 과정을 소화해내면서 가능해졌다.  
 
화성의 대기권은 두께가 지구의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얇아, 대기와의 마찰로 자연스러운 속력의 감소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속 1만9794㎞의 속력으로 날아가던 인사이트는 약 128㎞ 두께의 화성 대기를 6분 30초 만에 통과하면서 속력을 ‘제로’로 줄여야 했다. 성공률이 약 40% 남짓인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인사이트는 이른바 ‘공포의 7분’을 극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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