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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뉴 롯데’ 금융 던졌다 … 카드·손보사 매각 선언

신동빈. [연합뉴스]

신동빈. [연합뉴스]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뉴 롯데’호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신 회장은 5년간 50조원 투자와 케미컬의 지주사 편입, 자사주 소각 결정에 이어 이번엔 지주사 산하의 금융사업 매각을 선언했다. 유통과 석유화학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지주사 체제 확립을 더욱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27일 “지주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해 두 개 회사를 키울 수 있고, 현 임직원의 고용을 승계해 줄 인수자를 찾아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또 이날 국내외 물류를 각각 담당하던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합병해, 국내외 거점 통합과 배송망 최적화 같은 시너지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건 지난해 10월이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주사가 가진 금융사 지분을 내년 10월까지 정리해야 한다. 현재 롯데지주에는 롯데카드(93.8%)와 롯데캐피탈(48.4%) 등의 금융사가 속해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주사와 별개인 호텔롯데가 최대 주주(23.68%)다. 하지만 호텔롯데도 향후 지주사 편입을 계획 중인 만큼 이번에 손해보험도 카드와 함께 매각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롯데 주변에서는 카드와 캐피탈의 지분을 호텔롯데나 롯데물산으로 매각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우세했다. 롯데카드나 손해보험이 지난해 각각 1139억원, 1012억원 등 매년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알짜회사였기 때문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호텔 혹은 물산에서 두 회사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해도 이들 계열사 역시 언젠가는 지주사로 편입돼야 하므로 외부에 매각하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가 완전한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기까지는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큰 산을 하나 더 넘어야 한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을 괴롭히던 국적 시비를 잠재울 수 있는 동시에, 신 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카드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9.99%)를 비롯해 한국 내 많은 롯데 계열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현재 호텔롯데는 19.1%의 지분을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다. 따라서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지주사를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신주발행과 구주매출 등을 통해 일본 측 지분을 낮춰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롯데는 신 회장이 2016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끝낸 후 호텔롯데 상장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해외 기업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상장 준비에 돌입했지만 갑작스러운 검찰 수사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신 회장은 주력 사업도 유통과 석유화학을 중심축으로 재편하고 있다. 지난달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국내에서는 다소 조용한 행보를 보였지만 해외시장 개척에는 적극적이다. 당장 다음 달 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신 회장이 내 건 ‘남방정책’의 사업 상황을 점검한다. 롯데그룹은 베트남에서는 1조원을 투자해 대형 쇼핑몰 등이 포함된 스마트시티 건설을, 인도네시아에서는 4조원을 들여 그룹 최대 규모 케미컬 유화단지 조성을 각각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은 또 미국 루이지애나에 3조원을 투입한 석유화학 공장의 연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동남아시아 방문이 끝나면 중국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국의 유통 사업은 사실상 포기했지만, 롯데월드나 복합시설인 청두 프로젝트 사업은 아직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해 중국에서 롯데마트의 완전 철수를 감행했고,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백화점 사업도 접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반 토막 났고, 나머지 사업의 정상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실패를 맛본 중국 사업은 신 회장에게 아픈 손가락일 것”이라며 “계열사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공언한 대규모 투자와 채용을 실제 진행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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