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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 가계빚 양극화 … 대출 문턱 높이니 사채 쏠림

가계 빚은 한국 경제의 잠재적 시한폭탄이자 약한 고리다. 그 폭발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전방위 부동산과 대출 규제를 쏟아냈다. 약발은 나타나고 있다. 비록 3분기 가계 빚이 1514조원을 돌파했지만, 급증세는 다소 진정됐다. 3분기 가계 빚 증가율(6.7%)은 정부 목표치(연 8.3%)보다 낮아졌다.
 
강력한 처방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조였더니 신용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카드론과 보험약관대출 등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더 우려스러운 건 가계대출 시장에서 감지되는 양극화 조짐과 저신용자들의 제도 금융권 이탈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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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9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매달 5조원 안팎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의 증가 폭은 작아지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의 전월 대비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 4월 0원을 기록한 뒤 5월(-3000억원) 이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은행권 주담대가 매달 3조 내외로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한 상호금융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2금융권으로 넘어왔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잇따른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제2금융권에도 동일한 (규제) 잣대를 적용하다 보니 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아진 대출 문턱으로 인해 가계 대출도 ‘부익부 빈익빈’이 된 모양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각종 대출 규제 강화로 금융회사의 문턱이 높아지며 대출 시장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양극화’의 모습은 제2금융권의 저신용자(7등급 이하) ‘대출절벽’ 현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A 저축은행이 저신용자에게 대출해준 금액은 260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32%였다. 하지만 1년 뒤인 지난 7월 이 수치는 22%로 떨어졌고, 대출금액도 162억원으로 급감했다. 저신용자 대출 신청 승인율도 지난해 7월 13.1%에서 지난 7월 7.89%로 떨어지면서 거의 반 토막 났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문제는 제2금융권에서도 밀려날 경우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저신용자들에게 있어서 저축은행은 ‘최후의 보루’였다. 이미 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조달금리(연 10%)가 높은 합법 대부업체들은 위험도가 높은 저신용자 대출을 줄인 상태다. 햇살론 등 정책금융을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저축은행에서도 밀려나면 사채를 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최고 금리 인하에 따른 대부업 풍선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풍선 효과가 보이지 않고, (수치로) 집계가 되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버린 것”이라고 했다. 보이지 않은 곳으로 숨어버린 풍선 효과는 관리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치로 집계되는 풍선 효과보다 더욱 위험하다.
 
‘가계대출 양극화’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대출 규제의 종합판’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전 금융권에 도입되면서 대출 심사가 더 깐깐해졌기 때문이다. DSR은 주담대와 신용 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자동차할부금, 중도금·이주비 대출 등을 모두 고려해 대출 한도를 정한다. 대출자의 연간 소득에서 모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나눠 ‘빚 갚을 능력’을 철저히 따지는 만큼 소득이 적거나 빚이 많은 사람의 대출은 더 어려워진다.
 
박춘성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가계 부채 위험을 관리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금융회사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들이 제도권 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정용환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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