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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점들로 싸인 지표면…마침내 화성의 속살을 봤다

 
"30m, 20m, 17m, 터치다운 준비(Standing by touch down), 터치다운 완료(Touch down confirmed)"
 
26일 오전 4시 54분(현지시각), 정적에 잠겼던 미국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마침내 화성의 ‘피부’에 안전하게 내려앉은 것이다. 착륙 위치는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이었다. JPL 뿐만이 아니었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조마조마하게 착륙 장면을 지켜보던 시민들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6일(현지시각) 인사이트(InSight)가 화성 적도 부근 '터치다운'에 성공하자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엔지니어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인사이트(InSight)가 화성 적도 부근 '터치다운'에 성공하자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엔지니어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NASA TV는 이번 임무를 수행한 JPL 연구원들의 인터뷰를 생생하게 전했다. JPL 수석 엔지니어인 롭 매닝(Rob Manning)은 "흠잡을 데 없다(Flawless)"면서 “이것은 우리가 마음속에서 정말 희망하고 상상했던 것이다. 정말 환상적”이라고 감격을 전했다. 미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착륙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위터에 이번 성공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펜스 부통령은 “오늘 인사이트호의 화성 착륙을 가능하게 한 모든 이에 축하를 전한다”며 “미국이 화성에 착륙한 여덟번째이자, 화성의 깊은 내부를 조사하는 첫 번째 임무(mission)”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화성 속살 들여다보는 최초 미션...지표면 아래 ‘5m’로 화성 핵의 활동 여부 탐사
 
펜스 부통령의 말대로 NASA가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무려 여덟번째이지만, 지표면 아래를 탐사하는 임무는 이번이 최초다. 인사이트(InSight)라는 이름 자체가 '지진조사ㆍ측지ㆍ열 수송을 이용한 (화성) 내부탐사를 의미하는 ‘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약자다. 인사이트는 현재 착륙한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서 로봇 팔로 5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 지열과 지진파를 탐사할 계획이다. 고정형 탐사선이기 때문에 착륙 지점에서 움직이지는 않는다.
 
26일(현지시각) 착륙을 완료한 인사이트가 처음으로 보내온 화성 사진. [EPA=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착륙을 완료한 인사이트가 처음으로 보내온 화성 사진. [EPA=연합뉴스]

고작 5m 탐사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책임연구원은 “화성 지표면 아래 5m까지 파고 들어갈 경우, 1m당 화성 지열의 변화 추이를 탐사할 수 있다”며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화성 지진의 파동도 함께 관찰하면 화성의 핵이 얼마나 활성화되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화성이 지구 크기의 3분의 1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지구보다 9배 정도 빨리 핵이 식어버렸다”며 “크기가 작은 만큼 부피에 비해 표면적이 큰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핵 살아 있어야 행성 속 ‘원소’ 순환하며 생명작용...대기 형성 위한 자기장도 핵에 달려
 
인사이트가 조사할 ‘화성 핵의 활성화 정도’는 향후 유력한 식민지로 거론되는 화성에 생명이 거주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단서가 된다. 최기혁 책임연구원은 “핵 활성화로 지각 운동이 발생해야 행성 내 원소가 순환된다”며 “지구에서 생명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지구가 수억 년에 걸쳐 지각 운동을 하며 지각 아래 원소가 지표면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착륙에 성공한 인사이트는 화성 내부의 지질 특성을 조사하고, 나아가 화성 핵의 활성화 여부를 조사하게 된다. [중앙포토]

26일 착륙에 성공한 인사이트는 화성 내부의 지질 특성을 조사하고, 나아가 화성 핵의 활성화 여부를 조사하게 된다. [중앙포토]

또 생명 거주를 위한 필수조건인 대기 형성 조건 역시 핵에 의해 결정된다. 핵 속 철 성분이 자전하면서 생기는 행성의 ‘자기장’이 대기를 붙들어 놓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핵의 구성과 활성화 정도에 따라 화성 대기의 상태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인사이트는 자체적으로 탑재한 지진계 SEIS와 열 감지 장비 HP3를 이용해, 향후 2년에 걸쳐 지열과 지진활동을 감지해 화성이 어느 정도 ‘살아있는’ 행성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또 RISE라는 X-밴드 안테나 2개를 이용해 화성이 자전할 때 발생하는 ‘흔들림(wobble)’을 측정해 화성의 핵이 액체인지 고체인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유인 화성탐사를 위한 전초전...EDL 성공으로 시작되다
지난 2월 6일 발사에 성공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 [사진 스페이스X]

지난 2월 6일 발사에 성공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 [사진 스페이스X]

 
이번 화성 지질탐사로 유인 화성 탐사를 위한 직접적인 준비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황진영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 우주기업이 이미 화성 식민지 건설 계획을 공식화한 만큼, 이를 위한 준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질의 특성을 조사하면 향후 우주인들이 거주하며 연구할 수 있는 ‘거주 모듈’을 화성에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게 황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001년부터 지구 종말에 대비해 화성 식민지 개척을 주장해왔다. 지난 2월 6일에는 1960~70년대 달 탐사에 썼던 새턴V 로켓 이후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평가되는 ‘팰컨 헤비’ 발사에 성공하며 그 가능성을 높였다. 스페이스X는 현재 개발 중인 ‘빅팰컨로켓(BFR)’을 2019년까지 완성해, 최대 150t에 달하는 화성 인프라 건설 장비 등을 2022년까지 조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화물에 이어 이어 2024년에는 유인 BFR을 발사해 우주인을 화성에 보낼 예정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 비행사들이 26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 (Pasadena)에서 화성 표면에 우주선 인사이트(InSight)착륙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왼쪽부터 톰 호프만(Tom Hoffman) 프로젝트 매니저, 브루스 반저트(Bruce Banerdt)와 앤드류 킬트(Andrew Klesh)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자인 마이클 왓킨스(Michael Watkins)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 비행사들이 26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 (Pasadena)에서 화성 표면에 우주선 인사이트(InSight)착륙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왼쪽부터 톰 호프만(Tom Hoffman) 프로젝트 매니저, 브루스 반저트(Bruce Banerdt)와 앤드류 킬트(Andrew Klesh)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자인 마이클 왓킨스(Michael Watkins)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 같은 유인 화성 탐사 준비는 이번 인사이트 호가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이라는 초고난도의 착륙 과정을 소화해내면서 가능해졌다. 화성의 대기권은 두께가 지구의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얇아, 대기와의 마찰로 자연스러운 속력의 감소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속 1만9794㎞의 속력으로 날아가던 인사이트는 약 128㎞ 두께의 화성 대기를 6분 30초 만에 통과하면서 속력을 ‘제로’로 줄여야 했다. 성공률이 약 40% 남짓인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인사이트는 이른바 ‘공포의 7분’을 극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6일간의 긴 여정 끝에 4억8000만㎞를 날아 최종 목적지에 다다른 인사이트는 향후 1년하고도 40일간 화성 지질을 탐사해,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마르코(MarCO) 위성을 통해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할 예정이다. 첫 임무는 지진계와 열 감지 장비를 설치하기 위한 장소를 선정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이틀 뒤 1.8m 길이의 로봇팔을 가동해 주변 지형을 촬영,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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