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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은, 책임 미루고 …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는 공백

벼랑에 선 한국 해운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의 밑그림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그린다. 기업 실상을 살펴보기 위한 회계 실사부터 정부 지원 금액 산정, 경영 혁신 방안까지 이들 국책 기관이 짜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구조조정 결과에 대해서는 ‘면책 특권’을 요구한다. 구조조정 책임을 자신들에게만 묻게 되면 아무도 책임지고 ‘칼자루’를 쥐려 하지 않으려는 ‘보신주의’가 작동한다는 논리에서다. 결국 상급 기관인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해양수산부 등이 컨트롤타워로 나서줘야 하지만 경제수장 교체로 구조조정의 큰 그림을 결정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산경장 회의)는 당분간 중단됐다.
 

겉도는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 왜
경제수장 바뀌며 관련 논의 스톱
보신주의에 방만한 지원 우려도

인력 구조조정, 재무구조 개선 등
현대상선 자구안은 핵심 다 빠져

22일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산은과 해양진흥공사는 경제수장 교체 이후 열리게 될 산경장 회의에서 구조조정 작업에 대한 면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이 잘못되더라도 기관 경영 평가를 할 때 불이익을 주지 않고, 지원금을 회수하지 못해 두 기관에 손실이 나면 정부가 자본금을 지원해 주는 방안도 안건에 올릴 방침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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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사모투자펀드(PEF) 등 민간 자본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기업 구조조정을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선 국책기관에 대한 면책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국책기관이 감사원·국회의 눈치를 보면 성공 확률이 낮은 구조조정 작업을 책임지고 진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실 기업에 대한 ‘혈세’ 지원을 결정하는 기관에 면책 특권을 부여하게 되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지원기관은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방만한 정책자금 지원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는 것이다.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 방안’에도 고강도 인적 구조조정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현대상선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전략은 나와 있지 않다. 영업관련팀 통합, 대표이사 직속 비용혁신실·시장분석실 신설, 인원 충원(400~560명 수준) 등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전 임직원에 성과주의를 강화하자는 게 현대상선 경영 혁신 방안의 핵심이다. 외부 전문 인력 수혈, 임직원 급여 삭감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은 담겨 있지 않은 것이다. 현대상선이 독자 생존할 수 있는 영업력 강화 대책이 경영 정상화 방안에서 빠진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 방안은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AT커니에 의뢰한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으나 획기적인 영업력 강화를 요청한 AT커니의 자문 결과가 영업 전략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미지수다.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AT커니의 경영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현재 운영 중인 5대 항로(미주·유럽·동아시아·서아시아·남반구) 47개 노선 중 16개 노선은 국내 화물을 싣고 출발하는 노선(Head Haul)인데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총 적자 규모는 매년 560억원에 달한다. 또 국내 항구로 되돌아오는 노선(Back Haul)은 모든 지역에서 적자인 상태다. 해외 영업을 강화하고 적자 노선을 정리하지 않으면 2020년부터 초대형 선박 20척을 늘리더라도 수익성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상선은 6조원 규모 정부 지원이 사실상 대출로 이뤄져 빚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질 수 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빠져 있다. 정부 지원 이후엔 현대상선 스스로 이익을 내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론’ 외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6개월마다 회계 실사를 통해 부족자금을 파악한 뒤 예상보다 자금 부족액이 늘어나면 관리 수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최근 “안이한 임직원은 전부 해고하는 고강도 경영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족 자금을 메우지 못하면 기업 생존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주기적으로 부족 자금을 정부가 지원하는 꼴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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