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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권양숙'에 뜯긴 윤장현, 돈 빌려 4억5000만원 보냈다

윤장현 광주시장. 중앙포토

윤장현 광주시장. 중앙포토

윤장현(69) 전 광주광역시장이 시장 재직 시절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4억5000만원은 은행 대출금과 지인에게 빌려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중은행 두 곳에서 총 3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자신을 권양숙 여사로 소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김모(49·여·구속)씨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윤 전 시장은 지인에게 빌린 1억 원을 합쳐 총 4억5000만원을 김씨에게 송금했다. 검찰은 사기 피해자인 윤 전 시장이 당시 현직 시장이었다는 점에서 자금출처 등을 조사해왔다.
 
검찰은 윤 시장이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돈을 보낸 시점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경쟁을 벌이던 시기여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권 여사를 통해 친노·친문에 줄을 대려고 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 중앙포토

윤장현 광주시장. 중앙포토

검찰은 윤 전 시장에 대한 피해조사와 함께 공천을 염두에 두고 돈을 보냈는지 아닌지도 조사 중이다. 만약 공천 대가를 명목으로 돈이 오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윤 전 시장 측은 조사 과정에서 “권 여사가 자녀 문제로 어렵다고 해 돈을 보낸 것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피의자인 김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추가범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김씨가 윤 전 시장 외에도 지역 유력인사 4명에게도 사기행각을 벌이려다 실패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2월쯤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지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보이스피싱을 유도했다. ‘딸 비즈니스 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5억 원이 급히 필요하니 빌려주시면 곧 갚겠습니다’라며 돈을 보낼 것을 요구했다.
 
윤 전 시장은 김씨의 말에 속아 지난해 12월부터 4차례에 걸쳐 김씨의 딸 통장 등으로 돈을 보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윤 전 시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윤장현 광주시장. 중앙포토

윤장현 광주시장. 중앙포토

 
윤 전 시장이 보이스피싱을 당한 사실은 김씨의 범행을 신고한 한 유력인사에 의해 드러났다. 그는 자신을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라고 소개한 김씨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전과 6범의 휴대전화 판매원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한때 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일할 당시 입수한 정치인들의 휴대전화번호를 범행에 이용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윤 전 시장 외에도 광주·전남 지역 유력인사 4명에게도 사기행각을 벌였다. A씨의 문자메시지와 휴대전화 연락을 받은 대다수 인사는 수상한 낌새를 느껴 보이스피싱 피해는 모면했다. 문자를 받은 일부 인사들은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으나 경상도 사투리로 응답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 시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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