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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조선으로 해협 막고 우크라이나 해군 선박 3척 공격…푸틴 2차 크림반도 사태 촉발하나

러시아가 캐르츠 해협 다리 밑에 대형 유조선을 띄워놓고 우크라이나 선박의 아조프해 진입을 막고 있다. 전투기와 헬기도 동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캐르츠 해협 다리 밑에 대형 유조선을 띄워놓고 우크라이나 선박의 아조프해 진입을 막고 있다. 전투기와 헬기도 동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군함이 크림반도 인근 케르치 해협에서 우크라이나 해군 소속 선박 3척에 공격을 가해 나포했고, 그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승조원 수명이 다쳤다. 이에 반발한 우크라이나가 의회에서 계엄령 선포를 위한 투표를 하기로 하고 수도 키예프에서 성난 시민들이 러시아 대사관으로 몰려가 차를 불태웠다. 
 
 중동과 유럽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4년 길목에 해당하는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옛 소련 '형제국가'인 양국은 이후 심각한 갈등을 겪어 왔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2의 충돌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해군 선박들이 크림반도 인근 해상에서 항해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아나 해군 선박 세척을 공격한 뒤 나포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해군 선박들이 크림반도 인근 해상에서 항해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아나 해군 선박 세척을 공격한 뒤 나포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경비함정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해군 소속 예인선이 자신들의 영해를 불법 침범했다며 고의로 들이받았다. 소형 함정 2척의 호위를 받아 흑해 오데사 항에서 케르치 해협을 통과해 아조프해 마리우폴 항으로 가던 이 예인선은 선체와 엔진 등이 파손됐다고 우크라이나 해군이 밝혔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해군 선박들에 총격을 가해 나포했고,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승조원 6명이 다쳤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우크라이나 군함은 케르치해협을 통과할 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러시아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해군은 항행 계획을 러시아에 미리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성난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며 러시아의 선박 나포를 비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성난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며 러시아의 선박 나포를 비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조프해는 서쪽으로 우크라이나 영토와 동쪽으로 러시아 영토와 맞닿아 있다. 2003년 체결한 협정에 따라 흑해에서 케르치 해협을 거쳐 들어갈 수 있는 아조프해는 두 나라 모두 항행할 수 있다.
 
 하지만 올 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를 크림반도에 연결하는 다리를 케르치 해협에 새롭게 개통한 이후 긴장이 높아져 왔다. 러시아 해군은 현재 케르치 해협 다리 밑에 대형 유조선을 띄워놓고 우크라이나 선박의 통행을 막고 있다. 러시아 측은 다리 인근에 전투기와 헬기를 비행시키며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새벽 군 수뇌부를 비롯한 ‘전시 내각'을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그가 계엄령 선포를 요청해 의회가 이날 투표를 할 예정이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전쟁 선포는 아니다. 우크라이나는 누구와도 싸울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국방장관은 전군에 전투태세 준비를 명령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PA=연합뉴스]

 밤사이 수도 키예프에선 성난 시민 150여 명이 러시아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화염병 등을 던져 대사관 소속 차 한 대가 불에 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양국 간에 발생한 최대 군사적 충돌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동부지역 분리독립 세력 간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에 자국 병력을 투입하더니 끝내 강제 병합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갈등 국면에 1만 명 이상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최근 들어 러시아는 아조프해로 들어오는 우크라이나 선박을 모두 조사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케르츠 해협 다리를 우크라이나 강경 세력이 파괴하려 한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우크라이나 어선을 억류한 바 있다.  
 
 무력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승조원들이 부상을 입었지만, 모스크바 크렘린 궁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BBC는 2008년 조지아와 전쟁 등 러시아가 무력 공격을 사용한 전례를 보면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다"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일요일 해군 선박 나포에 이어 양 국간 군사적 충돌이 빚어질 경우 침묵하던 푸틴 대통령이 포로셴코 정부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아조프해에 맞닿은 마리우폴 항 등은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친러시아 반군 장악 지역에서 곡물과 철강을 수출하는 항구이자 석탄 수입의 주요 통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경제 제재에 대응해 이달초 마리우폴 항에서 러시아 관련 화물을 억류하는 등 양측 간 갈등은 커져 왔다.
 
 이번 충돌과 관련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해 항해권을 포함한 영토 보전 활동을 지지한다. 국제법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접근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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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