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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자’ 밤낮없이 5일간 문자 236회…대법 “유죄”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송했다면 상대방이 수신차단 등으로 실제 그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송했다면 상대방이 수신차단 등으로 실제 그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교제해달라는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했다면 상대방이 수신차단 등으로 실제 그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32)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는 2017년 8월 2~5일 초등학교 동창 A씨에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총 236회에 걸쳐 ‘교제하고 싶다’ ‘니네 회사에 전화한다. 니네 회사에서 연락왔다. 야 전화 좀 받아봐’ 등 만나주지 않으면 회사에 연락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비롯 5일 동안 236회에 걸쳐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를 반복해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와 A씨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졸업 뒤 동창모임에서 한 번 본 것 외엔 별다른 교류나 친분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의 행위에는 정보통신망법상 ‘불안감 유발 문자 메시지 반복전송’ 혐의가 적용됐다. 재판에서는 피해자가 이씨의 문자 메시지를 모두 스팸 처리해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지 못했는데도 이씨를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씨 측은 이에 “피고인이 보낸 문자는 전부 스팸처리됐다”며 “피해자가 스팸처리해 받아보지도 않은 문자메시지가 피해자에게 도달해 불안감을 유발할 수는 없다”고 항소했다.
 
1ㆍ2심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 등이 전자적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전송된 경우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그 내용을 모두 읽어야 범죄가 성립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정보통신망을 건전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법률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상대방 휴대전화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상대방이 별다른 제한 없이 메시지를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그 행위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봐야 하고, 상대방이 실제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씨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징역형이 아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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