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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나치 게임에 히틀러 이모티콘···디지털 나치 판친다

네오나치들이 나치 상징물 앞에서 나치식 경례를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모바일, 온라인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네오나치들이 나치 상징물 앞에서 나치식 경례를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모바일, 온라인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돌프 히틀러 이모티콘이 등장했습니다.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글로벌 메신저 왓츠앱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모티콘을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자, 바로 다음 날 독일의 네오나치(신나치)들이 나치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을 만들어 공유한 겁니다.
 
유대주의와 민주주의를 위한 유대인포럼(JFDA)은 “충격적인 이모티콘이 넘쳐나는 걸 발견했다”며 사진 몇장을 공개했는데요, 여기엔 히틀러 사진, 하켄크로이츠(나치 문양), SS(Schutzstaffel·나치 친위대) 마크, 나치 모자를 쓰고 있는 마리오 등이 포함됐습니다.
글로벌 메신저 왓츠앱에서 나치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이 유통되고 있다. [JFDA 트위터]

글로벌 메신저 왓츠앱에서 나치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이 유통되고 있다. [JFDA 트위터]

이같이 네오나치와 극우들의 선전·선동활동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포스터를 직접 벽에 붙이거나 자극적인 선동가를 부르는 방식이었지만, 네오나치의 활동도 온라인·모바일환경에 맞게 변한 겁니다. ‘디지털 나치’가 탄생한 것인데요. 
 
지난 8월 발표된 유엔특별보고서는 “2012년부터 트위터상에 백인우월주의 운동이 6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극우 웹사이트를 넘어 SNS, 이모티콘, 게임 등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죠.
 
게임·유튜브로 선전활동…10대들 나치 단체로 유인
미국에선 네오나치 게임도 등장했습니다. 바로 휠 메이커 스튜디오스에서 만든 ‘앵그리 고이(Angry Goy)’입니다. 이 게임은 주인공이 난민 600만 명이 유입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들을 살해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가면서 시작됩니다. 
 
지난해 처음 출시된 후 지난 13일 업그레이드 버전까지 나왔습니다. 앵그리 고이2는 좌파 테러리스트가 대통령을 납치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유대인·흑인·성소수자를 죽이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지난해 백인우월주의자들과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유혈충돌한 샬러츠빌 사태를 주도했던 백인우월주의자 크리스토퍼 캔트웰이 적극 홍보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대인, 흑인 등을 사살하는 네오나치 게임 앵그리 고이. [앵그리고이 캡쳐]

유대인, 흑인 등을 사살하는 네오나치 게임 앵그리 고이. [앵그리고이 캡쳐]

온라인 공간에서 10대들을 극단주의 단체로 유인하는 전략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10대 남학생 97%가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는 점을 이용한 겁니다. 네오나치 출신의 사회 활동가 피치올리니 크리스찬은 “다른 인종이나 종교에 대한 비방을 슬쩍 흘린 다음 관심을 보이면 본격적으로 발언의 강도를 높이고 극우 사이트와 연결되는 링크를 보내 유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극우단체들이 나치 상징물이 들어간 게임 맵도 직접 만들어 사용자들이 나치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하는 전략도 사용하고 있는데요, 피치올리는 “네오나치 단체들이 구체적으로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콜 오브 듀티 등을 주로 공략한다”고 밝혔습니다.
게임 포트나이트에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문양이 포함돼 있다. [포트나이트 캡쳐]

게임 포트나이트에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문양이 포함돼 있다. [포트나이트 캡쳐]

유튜브 역시 나치 청정 지역이 아닙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유튜브가 극우들의 새로운 토크 라디오가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극우 유튜버 ‘블랙피죤스피커’의 구독자 수는 43만명에 달합니다. 뿐만 아니라, ‘터키인을 불에 태워야한다’, ‘이슬람은 하류인간’등 혐오표현을 담은 극우 밴드들의 음악들도 규제의 빈틈을 타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모티콘·게임을 이용하는 디지털 나치들은 머리를 밀고 문신을 한 ‘스킨헤드’같은 기존의 네오나치에 비해 거부감도 덜합니다. 그만큼 일반인들이 이들의 콘텐츠에 노출될 확률도 더 높습니다.
 
규제 어려운 틈타 점점 커지는 디지털 나치
마인크래프트 이용자들이 나치 친위대 복장을 하고있다. [사진 Reddit]

마인크래프트 이용자들이 나치 친위대 복장을 하고있다. [사진 Reddit]

디지털 나치들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온라인에선 국경의 제약이 없고, 규제·감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선 형법86조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나치 상징물 사용이 금지돼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왓츠앱에서 유통되고 있는 이모티콘에 대해선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한 변호사는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왓츠앱이 공식적으로 배포한 이모티콘이 아닌 이상 법적인 규제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왓츠앱 측은 “이런 이모티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사용자들에게 이 같은 이모티콘을 봤을 때 즉시 신고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발견 시 해당 계정을 차단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마인크래프트에선 나치를 상징하는 문양도 찾아볼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 캡쳐]

마인크래프트에선 나치를 상징하는 문양도 찾아볼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 캡쳐]

유튜브 역시 정책상 혐오표현을 담은 콘텐츠를 규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하게 차단하긴 어렵습니다. 유튜브 측은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기술을 발달시켜 혐오 콘텐츠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로펌 프랑크푸르트 커닛에 근무하는 그레그 보이드는 “글로벌게임사 스팀의 한 달 이용자만 러시아 인구에 맞먹는 1억 3000만 명이라 이들의 모든 대화를 모니터링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디지털 나치를 완벽하게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IT기업들의 노력과 대중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텐다이 아추미 유엔특별보고관은 “형사 및 민사처벌만으로는 인종 차별과 같은 편협함을 없애지 못할 것”이라며 “국가주의와 네오나치의 확산은 인종 간 평등을 위협한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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