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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일 북미 고위급회담 美제안에 北은 답이 없다

27·28일 추진 북·미 고위급회담 안 열릴 가능성
 
미국 정부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남북의 철도 연결 공동조사를 허용함에 따라 북한도 미국과의 비핵화 회담에 다시 나설지가 관건이 됐다. 당초 미국 정부는 이번 주 27~28일께로 북·미 고위급회담을 재추진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는 전언이 잇따르고 있어 이달 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고위급회담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워싱턴 고위 외교소식통은 24일(현지시간)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말까지 북한이 이달 말 고위급회담을 수락한다는 답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현재로선 12월 1일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 이후로 다시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지 대북 소식통도 “뉴욕 고위급회담 일정을 당초 지난 8일로 잡았을 때와는 달리 이번엔 뉴욕 북한 유엔대표부나 베이징에서 준비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북한 측에서 회담에 응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밝혔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연휴인 이번 주말까지 북한 측의 응답을 기다렸다. 미 국무부 관계자도 이날 이번 주에 고위급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발표할 어떤 회담 일정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앞서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제재 면제 결정을 한 데 대해 “우리는 동맹인 한국과 통일된 대북 대응을 위해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성공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북대표, 협상 상대 최선희와 석달째 상견례도 못하자 좌절감 표출”
 
미국이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남북의 철도 연결 공동조사를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데 이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 축소를 발표한 것은 모두 북한을 향한 메시지였다는 게 외교가의 해석이다. 지난 8일 열려다 전격 연기됐던 고위급회담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의 북·미 실무협상을 “가능한 한 빨리 열자”는 미국 제안에 북한이 응답하길 원했다고 한다.
 
고위급회담과 실무협상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내년 1월 초 2차 정상회담 개최와 직결돼 있다. 내년 1월 중 북·미 정상회담을 열려면 날짜·장소 논의와 함께 회담 세부 계획을 준비할 실무협상에 촉박하게 나서야 한다. 비건 특별대표는 석 달째 자신의 협상 상대인 최선희 부상과 상견례조차 못한 데 대해 상당한 좌절감을 표출했다고도 한다.
 
북한이 대미 협상을 계속 미룰 경우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과 연결돼 있다는 관측이 많다. 북한 내부 사정상 초대형 외교 행사인 북·미 정상회담과 서울 답방을 동시에 진행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서울 답방도 2차 북·미 정상회담만큼 북한으로선 정치적으로 부담이 큰 이벤트인데 이 두 행사를 동시에 치를 만큼 준비할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김 위원장의 구상은 당초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서울 답방이었는데 순서가 꼬인 것도 북한으로선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9·19 평양선언에서 합의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와 미국의 상응 조치 교환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북·미 협상을 미루고 있다는 관측도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종전선언 대신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제재 완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내부 반발이 크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북한이 영변의 기존 5메가와트(㎿)급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건설 중인 100㎿급 시험용 경수로와 관련해선 부품 조립과 경수로 건물로의 부품 이동이 관측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이런 활동의 목적은 현장 접근 없이 확인하기 어렵다”며 “IAEA는 정치적 합의가 있을 경우 북핵 검증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이 같은 북한의 핵 활동이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일이라는 IAEA의 입장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신고와 핵 사찰을 북한이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가 북·미 회담의 숨은 조건이라는 얘기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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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