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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총통 참패 … 실익 없는 독립보다 안정 택한 대만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지난 24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날 차이 총통이 패배에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지난 24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날 차이 총통이 패배에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 이란 정식 명칭으로 올림픽에 나가자던 대만 독립론자들의 꿈이 무산됐다. 24일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다. 동시에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는 대만 독립론자들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집권 민진당이 참패했다. 이에 따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나는 사태에 이르렀다. 대만 유권론자들의 표심은 ‘독립’보다는 ‘안정’을,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대만 독립 세력의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약화될 전망이다.
 
25일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국민투표에서 “대만(Taiwan)이란 이름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항목에 476만여명이 찬성해 전체 유권자의 25%(493만명)에 미치지 못했다. 대만의 국민투표는 전체 유권자의 25% 이상이 동의해야 통과된다.
 
대만은 1984년부터 ‘차이니스 타이베이’란 이름으로 올림픽에 참가해 왔다. 개·폐막식이나 시상식에서는 대만의 정식 ‘국기’인 ‘청천백일기’ 대신 대만올림픽 조직위원회 깃발을 사용했고 국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입장을 따른 결과다.
 
‘대만과 중국은 별개’라고 주장하는 대만 독립론자들은 이에 반발하여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부터 올바른 이름을 사용하자는 ‘정명(正名)’운동을 펼쳐 국민투표에 부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급진적 변화를 거부하는 다수 유권자들의 표심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런 현상은 국민투표와 동시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났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의 최종 집계에 따르면 22개 현·직할시장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은 6곳의 현·시장 자리를 지키는 데 그쳤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13곳의 현·시장을 차지하며 약진한 것에서 크게 쪼그라든 결과다.
 
같은 날 야당인 국민당 후보로 가오슝 시장에 당선된 한궈위 당선자가 지지자들에게 감사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야당인 국민당 후보로 가오슝 시장에 당선된 한궈위 당선자가 지지자들에게 감사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수도 타이베이에서 민진당 후보가 3위에 머문 것은 물론, 20년간 시장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제2도시 가오슝(高雄)에서도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에게 큰 표차로 패했다. 중국 대륙과의 일체성을 중시하고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야당 국민당은 2014년 6석에서 15석으로 약진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당은 48.8%로 39.2%에 그친 민주당을 앞질렀다.
 
불과 2년 사이 유권자들의 표심이 민진당에서 국민당으로 되돌아선 결과다. 대만은 2014년 국민당 정부의 급격한 친(親)중국 정책을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대규모 시위를 거쳐 2016년 민진당이 집권했다. 그 후 차이잉원 정부는 대만과 중국의 분리를 중시하는 탈(脫)중국화 정책을 폈다. 이에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고립시키는 외교적 압박과 함께 군사 훈련을 통한 무력시위와 관광객 송출 제한 등의 조치를 펼치며 양안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또한 차이잉원 정부는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정권 때부터 시작된 성장 둔화와 청년 실업 문제 등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런 요인들이 겹쳐 다수의 대만 유권자들이 실익 없는 독립 추구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탈원전 정책과 관련된 법률 조문도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는 등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이 반대에 부딪혔다. 왕쿵이 대만 중국문화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차이 총통의 성과에 대한 대중의 강한 불만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선거 결과를 ‘민의의 반영’이라고 평가했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선거 결과는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공유하려는 대만 민중의 희망과 경제와 민생의 개선을 바라는 염원이 크게 반영됐다”며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분리주의자들에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는 강력한 대만 압박 정책을 구사해 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승리로 보는 분석이 유력하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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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