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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애’ 심각성 모르는 국회, 배상 법안엔 무관심

25일 오후 서울 충정로 KT아현지사 화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통신장비 복구작업을 하고있다. 장진영 기자

25일 오후 서울 충정로 KT아현지사 화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통신장비 복구작업을 하고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24일 발생한 KT 서울 아현지사 화재는 자영업자의 영업에도 큰 피해를 줬다. 일반 통신이 두절된 것은 물론 카드결제도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손해에 대한 배상은 난망한 상황이다. 법률이나 KT 약관에 ‘2차 피해’에 대한 배상은 규정돼 있지 않아서다.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통신장애’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지만 이후 배상 관련 체계는 허술하다. 19대 국회 때인 2015년 통신장애 관련 법안이 마련됐지만, 국회의 무관심 속에 사장됐다. 
KT 상무 출신인 권은희 전 의원(당시 새누리당 의원·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방송통신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통신 이용자 등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피해를 봤을 경우 이를 신속하고 종합적으로 구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법안에는 방송통신분쟁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위원회가 분쟁을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통신 이용자의 피해 구제에 적극 개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황창규 KT 회장이 25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 등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25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 등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당시 법이 제정됐다면 이번 KT 화재 사고에도 위원회가 개입해 자영업자 등의 영업 손실 보상 방안을 법률적 근거에 따라 논의할 수 있었다. 법안은 상임위에 상정만 됐을 뿐 제대로 된 논의 한 번 없이 19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권 의원은 25일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주로 방송 이슈에만 관심이 있어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정말 국민에게 필요한 피해 구제 문제가 법률화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통신 장애 피해 배상과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4월 발의했다. SK텔레콤의 서버 다운으로 2시간 넘게 이용자들이 음성과 문자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한 불편을 겪은 직후였다. 법안은 통신 장애에 따른 통신사업자의 피해 배상 의무를 명시하고 발생 사실과 손해배상 기준ㆍ절차 등을 이용자에게 즉시 알리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과태료(1000만원 이하) 부과 규정도 만들었지만, 상임위에 상정된 이후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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