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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좋아하니?”, “손하트는 돈 의미”…벤투의 아재개그

한국과 호주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호주 브리즈번 선콥 스타디움에서 벤투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호주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호주 브리즈번 선콥 스타디움에서 벤투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터 좋아하니? 빵에 버터를 한 개도 아니고, 두개나 발라먹니?”
 
한국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최근 호주 원정 평가전 기간 식당에서 중앙수비 김민재(22·전북 현대)에게 웃으면서 건넨 말이다. 중앙수비 김민재는 키 1m89㎝, 몸무게 88㎏로 유럽선수 부럽지 않은 피지컬을 지녔다. 하지만 체지방은 조금 높은 편이다.
 
벤투 감독이 통역을 통해 김민재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면서 에둘러 몸관리를 당부한 것이다. 김민재는 “제가 체지방이 적은 편은 아닌데, 벤투 감독님이 농담반·진담반으로 해준신 말씀 같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그라운드 안에서는 ‘카리스마 형님’인데, 그라운드 밖에선 ‘동네 형’ 같다. 김민재는 “감독님은 경기장 안에선 카리스마가 넘치는데, 훈련이 끝난 뒤엔 다정다감하다”고 말했다. 중앙수비 김영권(28·광저우 헝다) 역시 “공사 구별을 확실히 한다. 훈련 때 욕설까진 아니지만 ‘이건 아니다’고 단호히 다그친다. 대신 쉴 대신 때는 자유롭게 커피숍을 가라고 풀어준다”고 말했다.
18일 호주 브리즈번 페리 공원에서 한국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회복훈련 후 원정응원단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연합뉴스]

18일 호주 브리즈번 페리 공원에서 한국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회복훈련 후 원정응원단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는 잘 웃지 않지만, 축구팬들에게는 친근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18일 호주 브리즈번 페리파크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한국팬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엄지와 검지를 엇갈리게해 하트모양을 만드는 ‘손하트’ 동작을 요청받았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에서는 돈을 의미한다”며 돈 세는 동작을 취해 폭소를 자아냈다. 
 
지난 20일 우즈베크와 평가전에서 석현준이 완벽한 득점찬스를 놓치자 벤치를 박차고 일어난 벤투 감독(왼쪽).[사진 KFA TV 캡처]

지난 20일 우즈베크와 평가전에서 석현준이 완벽한 득점찬스를 놓치자 벤치를 박차고 일어난 벤투 감독(왼쪽).[사진 KFA TV 캡처]

그라운드 안에서는 ‘열혈남’이다. 지난 20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석현준(랭스)이 완벽한 득점찬스를 놓쳤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벤치를 박차고 일어나 왼쪽으로 반바퀴, 오른쪽으로 한바퀴를 돌며 아쉬워했다. 4골 차로 앞서고 있는데도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 축구팬은 ‘벤투 감독이 몽둥이를 찾는 줄 알았다’, ‘피겨스케이팅하는 줄 알았다’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이 장면을 벤치옆에서 지켜본 김민재는 “현준이 형한테 뭐라고 한게 아니라, 감독님이 찬스를 놓친걸 아쉬워하는 본인만의 표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른쪽 수비수 이용(32·전북 현대) 역시 “열정이 넘치고 확실한 색깔이 있다”고 말했다. 
 
호주·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마친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2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호주·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마친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2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벤투 감독은 경기력 측면에서는 골키퍼와 수비수부터 차곡차곡 공격을 전개하는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권은 “수비수는 그동안 볼을 뺏기면 상대에게 일대일 찬스를 내주기 때문에 무조건 멀리 걷어냈다. 그런데 최후방부터 단계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면 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또 골키퍼가 골킥을 할 때 중앙수비수 2명은 양쪽 코너킥 부근까지 벌려 패스받을 준비를 한다”고 전했다.
 
이용은 “밑에서부터 빌드업하는걸 선호하신다. 자잘한 패스미스는 크게 질책하지 않아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며 “물론 감독님이 나가고자하는 방향과 색깔이 다를 땐 지적을 한다”고 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호주, 우즈베크와 평가전을 마친 뒤 21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호주, 우즈베크와 평가전을 마친 뒤 21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한국축구를 맡은 코스타리카·칠레·우루과이·파나마·호주·우즈베크를 상대로 3승3무를 기록했다. 대표팀 감독 전임제가 시행된 1997년 이후, 데뷔전 포함 가장 오래 지지 않은 감독이 됐다. 
 
다만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지 석달도 되지 않았기에 찬사를 보내기엔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부임 초기엔 ‘신(God)’을 뜻하는 ‘갓틸리케’라 불렸다. 하지만 이후 선수들에게 패배의 원인을 돌리는 등 밑천이 드러나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우즈베크를 꺾은 뒤 “계속 이길수록 패배가 다가온다는 의미”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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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