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중국 1·2위 인터넷 쇼핑몰 디스한 구찌

마르코 비자리 구찌 CEO [사진 Jing Daily]

마르코 비자리 구찌 CEO [사진 Jing Daily]

“모조품이 넘쳐나는 알리바바와 징둥과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구찌 CEO "모조품 넘치는 알리바바,징둥 거부"
매출 고공 행진하는 구찌의 이유 있는 자신감

요즘 가장 핫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의 CEO 마르코 비자리가 지난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한 패션업계 회의에서 한 말이다. 당시 그의 말은 국내에도 보도가 됐을 정도로 작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알리바바와 징둥은 중국 1, 2위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중국시장 유통의 필수 채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구찌 CEO의 발언이 있은지 10일 후 징둥 JD.com 패션사업부 전략기획 부총재(부사장 급) 장커(蒋科)가 진화에 나섰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징둥과 케어링그룹(구찌 소유)은 이미 깊은 협력 관계를 맺고있다(실제로 징둥에 구찌 전용몰이 따로 있음). 구찌는 단지 징둥을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 구찌와 천천히 소통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우회적으로 나왔다. 까르띠에, 몽블랑, IWC, 바쉐론 콘스탄틴 등을 소유한 리치몬트 산하 온라인 명품 쇼핑몰 육스 네타포르테(Yoox Net-A-Porter, YNAP)와 합자회사를 설립했다고 10월 26일 발표했다. 더불어 네타포르테와 미스터포터는 알리바바 티몰의 명품 전문관 럭셔리 파빌리온에 입점할 예정이다. 참고로 리치몬트는 구찌가 속한 케어링그룹그룹보다 규모가 더 큰 명품 그룹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중국은 세계 1위 명품 소비시장이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2017년 약 23조원 어치의 명품을 구입했다. 이중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판매액 비중은 9%를 기록했는데 이 비중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1, 2위 전자상거래 기업을 동시에 물먹인 구찌는 무슨 생각인걸까. 또 마켓 리더인 알리바바와 징둥은 어떤 명품 유통 전략을 실시하고 있을까.  

구찌의 자신감  

 
구찌는 시장조사업체 statista가 발표한 명품 브랜드 순위에서 루이비통, 에르메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칸다 밀워드 브라운이 발표한 2018 ‘브랜드Z(BrandZ)’에서는 전년 대비 66% 오른 224억달러(약 25조원)로 브랜드 가치를 평가받았다. 블룸버그통신, 홍콩 SCMP 등 세계 각국의 언론은 구찌의 급성장이 중국 소비자 덕이라고 분석했다.
구찌 앰버서더 리위춘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 [사진 가오제가오찬]

구찌 앰버서더 리위춘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 [사진 가오제가오찬]

밀레니얼 세대 사로잡아..지난해 매출 42% 껑충

구찌는 2015년 1월 마르코 비자리가 CEO에 취임하고 이어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오면서 큰 전환기를 맞았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제품, 마케팅, 브랜드 구축,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 면에서 과감한 혁신을 시도하며 전 세계에 신선함을 안겼다.  
 
이밖에 마르코 비자리 CEO는 마케팅 총괄 Jacopo Venturini와 전문적인 팀을 꾸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대대적인 디지털 마케팅에 나섰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컨설팅팀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구찌의 소셜네트워킹 활용과 함께 맥시멀리즘 패션, 화려하면서 독특한 동식물 문양은 밀레니얼 세대를 매료시켰다. 밀레니얼 세대는 "I feel like Gucci(기분 구찌스러워)" 같은 은어를 만들어 쓰기도 했다. 여기서 구찌는 '좋다', '쿨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전략 성공에 힘입어 2017년 케어링그룹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108억유로(약 13조 8600억원)에 달했다. 일등공신 구찌의 연매출은 62억유로(약 8조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2%나 증가한 수치다.  

중국시장 유통전략

앞서 언급했듯 구찌의 급성장은 지금을 즐기려는 젊은 중국 소비자 덕이 크다. 구찌 중국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있는 구찌 매장은 65곳. 보도에 따르면 2020년까지 중국 내 매장 15곳을 닫을 예정이라고 한다. 사업이 잘 되고 있는데 되려 매장을 줄인다니(지난해 이미 광저우 1호 매장이 문을 닫았다). 일반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수를 줄이는 대신 매장 하나의 면적을 늘리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사업의 경우 2017년 7월부터 중국 구찌 공식 사이트에서 제품을 팔기 시작했고, 올해 5월에는 중국 온라인 명품 편집숍 OFashion(OFashion迷橙)과 힘을 모았다. 구찌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선택한 제3자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정리하면 구찌는 중국시장에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유통 채널이 전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OFashion迷橙 [사진 OFashion迷橙 홈페이지 캡처]

OFashion迷橙 [사진 OFashion迷橙 홈페이지 캡처]

이루이왕(逸芮网)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구찌의 매출은 36% 뛰었다. 몽클레어(21%), 생로랑(13.7%), 티파니(13%), 브루넬로 쿠치넬리(9%), 호건(6.5%), 에르메스(5.2%), 프라다(3%) 등을 따돌리고 명품 업계 매출 증가율 1위를 차지한 것.  
 
최신 실적을 볼까. 케어링그룹 2018년 3분기 실적을 보면 구찌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한 21억유로(약 2조 7000억원)에 달했다. 7개 분기 연속 35% 이상의 성장을 한 셈이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에서는 매출 증가율이 42%에 육박했다. 구찌의 콧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구찌 vs 알리바바·징둥  

구찌가 알리바바·징둥과 대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찌는 앞서 2014년 케어링그룹 산하 브랜드 입생로랑, 보테가베네타와 함께 미국에서 알리바바 및 알리바바 플랫폼 셀러 14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알리바바는 모조품 판매를 방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2주 뒤 빠르게 소송을 취하했으며 알리바바와 모조품 판매 방지 협력을 할 것이라는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로부터 1년도 안돼 구찌는 짝퉁의 온상이라며 알리바바를 상대로 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구찌 측의 증거가 부족하다며 알리바바가 모조품 판매에 가담했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징둥의 경우 2017년 8월 한 중국 소비자가 jd.com 구찌 직영몰에서 약 1900위안(약 30만원)에 구찌 선글라스를 샀는데 Gucci에서 i가 빠진 'GUCC'가 적힌 선글라스가 배송된 사건이 있었다. 징둥 고객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징둥이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정품"이라는 말만 할 뿐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고 배송된 선글라스를 다시 보내오면 만족스러운 처리를 해주겠다고 강조할 뿐이었다. 이후 얼마되지 않아 문제의 선글라스 모델은 jd.com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GUCC 선글라스 [사진 가오제가오찬]

GUCC 선글라스 [사진 가오제가오찬]

알리바바는 '만톈싱(满天星)', 징둥은 '안신거우(安心购)'라는 짝퉁 방지 및 플랫폼 정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모조품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 징둥을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사실 짝퉁 문제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완벽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긴 하다. 아울러 구찌 측도 이해가 가는 게 럭셔리 브랜드는 한 번 소비자 신뢰가 무너지면 회복하기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유통 채널을 신중히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번외) 알리바바·징둥의 명품 브랜드 유치전

 
알리바바는 앞서 언급했듯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 등을 소유한 YNAP와 합자회사를 설립한 상태다. YNAP에서는 약 1000개의 명품, 디자이너, 뷰티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5억 1800만유로(약 6600억원)에 달했다. 알리바바로서는 명품 업계 전략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에 대항해 징둥은 런던에 본사가 있는 파페치(Farfetch)에 3억 9700만달러(약 4500억원)를 투자했다.  
 
또 알리바바 티몰에 명품 전문관 럭셔리 파빌리온이 있다면 징둥에는 탑라이프(TOPLIFE)가 있다. 럭셔리 파빌리온은 모든 티몰 유저가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알리바바 88슈퍼회원(마일리지 1000점 이상)과 명품 구매 이력이 있는 소비자만이 럭셔리 파빌리온에서 쇼핑할 수 있다. 징둥은 명품 전용 창고를 따로 만들었고 전용 항공 노선과 징준다(京尊达)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징준다는 정장을 입고 흰 장갑을 낀 배송요원이 상품을 전용 포장 패키지에 담아 정성스레 배송해주는 고급 서비스다. 이밖에 패션 IT 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사진 봉황망]

[사진 봉황망]

역사와 소비자 신뢰를 갖춘 명품 브랜드를 유치해 기존 짝퉁의 온상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알리바바와 징둥. 중국의 마켓 리더들이 앞으로 어떤 전략(블록체인 활용 등)을 취해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온라인 유통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차이나랩 이지연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