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최 회장은 이날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166만 주), 사촌 형제인 고(故)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 가족(49만 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가족(83만 주) 등에게 증여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그룹 창업자이자 큰아버지인 고(故) 최종건 회장의 4녀 가족들에게도 30만 주를 나눠줬다.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보유하고 있던 SK㈜ 주식 13만여 주(0.19%)를 작은아버지인 고(故) 최종관 전 SKC 부회장, 최종욱 전 SKM 회장 가족들에게 증여했다.
최 회장은 이번에 증여한 주식의 절반가량을 최 수석부회장에게 건넨 것과 관련해서는 1998년 회장 취임 당시 최 수석부회장이 상속분을 포기한 채 그룹 성장에 기여한 점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한 것이란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공시 직후 낸 입장문에서 “(회장 취임 후) 20년간 형제 경영진 모두가 하나가 돼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결같이 성원하고 지지해 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분 증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의 사촌 형이자 SK가(家) 2세 경영인의 맏형 격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 (최태원 회장이) 찾아와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지난 20년간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받던 우리 (사촌) 형제 사이의 자연스러운 지분 증여지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지분 증여로 시장에서 끊이지 않았던 SK그룹의 계열 분리설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지금까지 최신원 회장이나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그룹 일부 계열사 지분을 취득해 계열 분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SK그룹 측은 “이번 증여 이후에도 최태원 회장 중심의 특수관계인 지분과 그룹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며, 계열 분리와도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