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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골 마을에 IT 기업들 우르르, 왜

2007년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린 가미야마에선 계곡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 그린밸리]

2007년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린 가미야마에선 계곡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 그린밸리]

지난 20일 일본 도쿄에서 약 600㎞ 떨어진 도쿠시마(徳島)현 도쿠시마 공항에서 다시 자동차로 1시간.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시골길이 30분 정도 계속됐다. ‘이런 산골짜기에 과연 사람들이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들 때쯤 ‘가미야마(神山)’라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인구 5400명 가미야마에 16개 회사
와이파이 빵빵 ‘그린 밸리’ 매력
계곡에 발 담그고 노트북 업무

가미야마정(町)은 인구 5400여 명의 작은 시골 마을이다. 그런데 도쿄의 I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앞다퉈 ‘위성 사무실(본사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시킨 사무실)’을 개설하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금까지 16개 회사가 이곳에 터를 잡았다. 지방 소도시로서는 매우 드문 사례다.
 
도쿄의 영상편집회사 ‘프랏토이즈’는 2013년 가미야마에 ‘위성 사무실’을 열었다. 95년 된 양조장을 사들여 최신식으로 개조했다. 현재 도쿄에 90명, 가미야마에 1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스미타테츠(隅田徹) 회장은 “도쿄 생활과 비교해 불편한 것이 전혀 없다. 업무 내용도 도쿄 사무실과 100% 똑같다”고 말했다.
 
가미야마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무엇보다 완벽한 인터넷 환경 때문이다. 가미야마는 2007년 시골 마을로선 드물게 마을 전체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았다. 덕분에 어딜 가나 와이파이(Wi-Fi)가 빵빵하게 터져, 여름에는 계곡에 발을 담근 채 노트북을 펴고 일하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회사 운영비가 도쿄의 5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인터넷 환경이 전부는 아니다. 가미야마는 마을 부흥사업으로 1999년부터 해외 예술인을 초청해 전시회를 여는 등 마을 전체가 개방적이었다. 여기에 참가했던 예술가 한두 명이 가미야마로 이주하자 주민들은 본격적으로 ‘이주 유치사업’에 나섰다.
 
아일랜드 출신의 마누스스위니(38)는 1년 전 가미야마에 소규모 맥주 공장을 짓고, 수제 맥주 판매를 시작했다. 그는 “나만의 맥주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미야마에서 이뤘다”고 말했다.
 
이런 사업을 이끈 것은 100% 주민들의 힘이었다. 주민들은 아예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만들어보자”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민 20여 명으로 구성된 민간단체 ‘그린 밸리’가 중심이 됐다. 무너져가는 봉제공장을 사들여 대형 사무공간으로 개조했다. 현재 도쿠시마 현청, 도시락배달 업체 등 10여 개 회사가 이 공간을 이용하고 있다.
 
가미야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마을을 꿈꾸고 있다. 예술가, 기업인에 이어 요리사를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가미야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창적인 음식으로 가미야마를 널리 알리자는 프로젝트다. 10년 후엔 요리학교 개교도 꿈꾸고 있다.
 
도쿠시마 가미야마=윤설영 특파원 s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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