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린 가미야마에선 계곡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 그린밸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1811/24/9795df06-7eac-4976-9d21-2853212789e7.jpg)
2007년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린 가미야마에선 계곡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 그린밸리]
인구 5400명 가미야마에 16개 회사
와이파이 빵빵 ‘그린 밸리’ 매력
계곡에 발 담그고 노트북 업무
도쿄의 영상편집회사 ‘프랏토이즈’는 2013년 가미야마에 ‘위성 사무실’을 열었다. 95년 된 양조장을 사들여 최신식으로 개조했다. 현재 도쿄에 90명, 가미야마에 1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스미타테츠(隅田徹) 회장은 “도쿄 생활과 비교해 불편한 것이 전혀 없다. 업무 내용도 도쿄 사무실과 100% 똑같다”고 말했다.
가미야마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무엇보다 완벽한 인터넷 환경 때문이다. 가미야마는 2007년 시골 마을로선 드물게 마을 전체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았다. 덕분에 어딜 가나 와이파이(Wi-Fi)가 빵빵하게 터져, 여름에는 계곡에 발을 담근 채 노트북을 펴고 일하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회사 운영비가 도쿄의 5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인터넷 환경이 전부는 아니다. 가미야마는 마을 부흥사업으로 1999년부터 해외 예술인을 초청해 전시회를 여는 등 마을 전체가 개방적이었다. 여기에 참가했던 예술가 한두 명이 가미야마로 이주하자 주민들은 본격적으로 ‘이주 유치사업’에 나섰다.
아일랜드 출신의 마누스스위니(38)는 1년 전 가미야마에 소규모 맥주 공장을 짓고, 수제 맥주 판매를 시작했다. 그는 “나만의 맥주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미야마에서 이뤘다”고 말했다.
이런 사업을 이끈 것은 100% 주민들의 힘이었다. 주민들은 아예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만들어보자”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민 20여 명으로 구성된 민간단체 ‘그린 밸리’가 중심이 됐다. 무너져가는 봉제공장을 사들여 대형 사무공간으로 개조했다. 현재 도쿠시마 현청, 도시락배달 업체 등 10여 개 회사가 이 공간을 이용하고 있다.
가미야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마을을 꿈꾸고 있다. 예술가, 기업인에 이어 요리사를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가미야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창적인 음식으로 가미야마를 널리 알리자는 프로젝트다. 10년 후엔 요리학교 개교도 꿈꾸고 있다.
도쿠시마 가미야마=윤설영 특파원 s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