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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원하지 않았던 왕건, 돗자리에 …

김원회의 ‘역사 속의 성’
왕건이 견훤을 치려고 나주에 갔을 때 우물가에서 한 처녀를 만나 물을 달라고 했다. 여인은 물을 떠주면서 두레박에 버들잎 하나를 넣었다. 왕건은 이유를 물었다가 미소 짓게 되는 답을 듣는다.

조선 전기 편찬 『고려사』 속 일화
‘두레박에 버들잎’은 단골 레퍼토리

 
“급히 물을 마시면 체하실 염려가 있어 천천히 드시라는 뜻으로….”
 
왕건은 사랑스런 아가씨를 이웃 빈집으로 데리고 가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사랑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아이를 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돗자리에 사정을 한다.
 
사내의 비범함을 알아차린 이 여인은 바닥에 흘려진 정액을 삼켰고, 기어이 임신을 한다. 『고려사』에는 정액을 먹었다고 쓰여 있지만 질에 집어넣었을 것이다.
 
이 처녀는 왕건의 부인 29명 중 두 번째인 장화왕후이며,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2대 왕 혜종이다. 얼굴에 돗자리 무늬 같은 흉터가 있어서 별명이 ‘주름살 임금님’이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고려사』가 편찬된 조선 전기 학자들의 성 지식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질외사정을 하면 피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정액이 상온에 노출됐어도 곧바로 몸에 들어가면 임신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정액을 먹어도 임신이 된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정액을 먹는 것을 자연스레 기록한 것으로 봐서 오럴섹스에 거부감이 없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도 있다.
 
‘두레박에 버들잎 넣는 이야기’는 그 후에도 여러 번 나온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둘째부인 강씨가 만날 때,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도망 다니던 이장곤이 고리 백정 천민의 딸 봉단과 만날 때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레퍼토리의 원조는 왕건이고, 야한 부록이 달려있다.
 
김원회 부산대 의대 산부인과 명예교수, 대한성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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