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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검찰 절대 권력, 현 정부서 절대 줄지 않았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걸 지키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개혁에선 미흡하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신인섭 기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걸 지키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개혁에선 미흡하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신인섭 기자]

“대한민국 검찰은 현재 존재하는 전 세계 어느 나라 검찰보다도, 그리고 역사상 존재했던 어떤 검찰기관과도 비교할 수 없게 강력한 권한을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 권한의 핵심은 직접수사권이다. 세계 어느 나라 검찰도 우리 검찰처럼 전면적으로 직접 수사를 하는 곳은 없다.”
 

검사 출신이 검찰 직접수사권 축소 주장 왜
1년 지나도 검찰 수사가 주요 뉴스
이래서 검찰 개혁 어떻게 하나 걱정

검찰은 지금 아주 괴물 같은 조직
아쉬운 시점에 포기하는 게 개혁

직권남용죄가 남용된다고들 하며
검사들도 ‘나중에 역풍’ 우려 많아

16일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 취지를 설명하며 한 말이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대폭 축소하자는 얘기다. 듣기에 따라선 사실상 폐지 요구처럼 들리기도 한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엔 거의 손대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검찰 출신이다.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에서 12년간 검사로 일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설립한 법무법인 ‘지평’ 소속이었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의 서울대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다.
 
그러므로 그의 주장은 여당 의원으로서나 인적 네트워크 면에서나 ‘더 나아간’ 내용일 수 있다. 그를 21일 국회에서 만나게 된 연유다. 그는 기자에게 “현 정부가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걸 지키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과연 검찰의 권한이 얼마나 줄었는지, 검찰이 우리 사회에서 행사하는지, 영향력이 줄었는지 생각해 보면 오히려 반대쪽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곤 “시스템을 개혁하는 게 진정한 개혁”이라며 “정말 현 정부에서 검찰의 힘을 떨어뜨리는 방안을 내놓는다면 야당이 찬성할 것”이라고도 했다.
 
16일 사개특위에서 직접수사권 문제를 언급했다.
“역사적 배경이 있는데, 일제 시대에 경찰이 강력한 권한을 휘둘러 이를 제어하기 위한 논의가 제헌국회 때 있었다. 대단히 유명한 말이 ‘경찰 파쇼보단 검찰 파쇼가 낫다’였다. (그래서) 검사가 세졌다. 검사 숫자도 늘면서 지금 대한민국 검찰은 사실상 다른 나라의 경찰에 버금가는 규모가 됐다. 1만 명의 조직이 수사를 한다.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우리) 검찰은 경찰처럼 전면적인 수사를 하는데 기소권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세계 최대 검찰청 조직
 
글로벌 스탠더드로는 이례적이란 의미인가.
“그렇다. 미국이나 독일·일본 등 다른 어떤 나라를 봐도 검찰은 규모가 굉장히 작다. 경찰을 통제하는 게 검찰의 존재 양식인데 우린 검찰이 독자 수사를 한다. 이는 정권과 상관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사회 분위기를 바꾸거나 정책을 펼 때 이게 편할 것이다. 정권의, 나아가 국가의 강력한 힘의 상징도 됐다. (그러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에) 자기 쪽 사람을 넣고 싶어 한다. 기업 하는 사람도 검사 친구를 두고 싶어 하게 된다. 전관예우나 비리도 생기는 것이고, 검사들이 힘이 있으니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 일도 생기게 된다.”
 
역사상 존재했던 어떤 검찰기관과 비교할 수 없게 강하다고 평가했는데 지금도 그렇다고 보나.
“문재인 정부의 경우엔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고 검찰의 힘이 빠졌느냐고 하면 현실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세계에서 단일 검찰청 중에선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장 크다. 중앙지검에 있는 검사 수가 역대 어느 때보다 많다. 물론 탄핵으로 정권이 무너지면서 적폐청산 사건들이 몰려 있긴 하지만 정말 많은 주요 사건을 검찰에서 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현 정부도 검찰의 권한을 덜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막상 나온 정부안은 그에 못 미친다.
“문 대통령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대폭 축소하든지 보충수사 정도만 하게 하겠다고 한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 적폐청산 사건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검찰에 일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런 사건들을 경찰에 맡기고 검찰이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갔다면 이게 정말 자리를 잡았을 텐데…, 검찰같이 강력한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울 때 그때 포기해야 개혁이 일어난다. 개혁은 희생 없이 안 된다. 다만 우리는 사회적 논란이 생기면 고소·고발을 통해 검찰에 가져가고 형사절차를 통해 해결하는데 그 프레임이 변해야 한다. 사회적 이슈가 형사절차를 통해 해결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참여연대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대표적으로 잘못한 사건들을 꼽았는데 검찰이 직접 한 사건들이었다. 현 정부의 수사는 어떻게 평가하나.
“현 정부가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걸 지키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일단 시스템을 놓고 보면 어떤 한 사람을 정권이 나쁜 마음을 먹고 형사절차를 통해 괴롭히겠다고 했을 때 경찰-검찰-법원으로 나뉘어 있다면 세 군데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기소까지 생각하면 (검경) 두 군데다. 지금은 검찰이 경찰 역할을 하니 검사 한 명만 (정권 편으로) 잡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 시스템을 고치는 작업을 (현 정부가) 잘 했느냐고 하면 그건 별다른 진전이 없다. 지금 정부안대로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국민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 사건들,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는 사건들을 못 막는다는 얘기다.”
 
 
검사 한 명만 잡으면 정권 입맛대로 가능
 
최근 수사에선 특히 검찰이 직권남용죄를 과도하게 적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직권남용죄가 남용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은데, 직권남용죄가 (법원에서) 인정된 사례가 극히 적다. 그만큼 (직권남용죄를) 확대해서 적용하게 되면 위험성이 있는데, 자칫 공무원을 복지부동하게 만들 수 있다. 극단적으로 확대하게 되면 부장검사와 검사가 의견이 다를 때 이견이 있는 채로 결정을 내리면 논리적으론 그걸 직권남용으로 볼 수도 있어 법원에선 예외적으로만 (인정)해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예외적인 일들을 벌였기 때문에 박 대통령 기소에 적용된 게 있지만 (직권남용죄 적용은) 신중해야 한다. 지나치게 넓히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지나치다는 뜻인가.
“하여튼 많아지는 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검사들로부터 들은 얘기를 전하자면 ‘나는 보수적인 사람도 진보적인 사람도 정치에 뜻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확대되면 나중에 정권이 바뀌거나 하면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나중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얘기를 실제로 한다.”
 
서울 중앙지검의 비대화 현상도 언급했는데, 일각에선 청와대가 역할을 안 해서 문제란 얘기도 나온다.
“노무현 정부 때도 노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검찰의 중립성을 지킨다고 (검찰과) 거리를 두었다. 그로 인해 검찰이 민주적 통제를 벗어난 측면이 있다. 조직의 논리가 가장 우선시되는 조직이 됐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는데….”
 
 
권력기관 통제 안 하면 권한 남용
 
민주적 통제나 조직의 논리라니 어떤 의미인가.
“조직을 만들어 놓으면 조직은 어떤 역할을 찾고 싶어 하고, (조직을) 불리고 싶어 하고 생존하고 싶어 한다. 노무현 정부 전에는 청와대에서 범죄정보가 있으면 검찰에 다 줬다. 노무현 정부 때엔 경찰에도 주기 시작했다. 그때 검찰 수뇌부가 느낀 위기의식이란 건 이루 말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은 검찰에 대한 애정도 전혀 없었다. 검찰이 일단 스스로 정권의 마음에 들려고 몸부림을 치다가 정권 말에 가면 누가 정권을 잡는지 독자적으로 판단을 하고 하는 이런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때 계셨던 분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 ‘검찰에 관여를 안 하고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 줬는데 정권이 바뀌고 나니 노 대통령에 대해 그런 식의 수사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그런 말은 옳지만 조직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통제를 안 하고 멀리 두니까 생존을 위해 정권 초기엔 정권 마음에 드는 일을 하다가 정권교체기엔 정권교체를(신경 쓰는)…, 지금은 아주 괴물 같은 조직이 됐다. 그걸 개혁해야 한다.”
 
현 청와대도 검찰에 관여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노무현 정부 때) 그런 경험이 있어 그 점에 있어서는 대단히 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검찰은 절대 권력이고 검찰의 권력이 이 정부 들어 절대 줄어들지 않았다. (과거 검사로) 일선에 있을 때는 ‘도대체 우리 검찰은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못 지키고 이럴까’ 하고 있다가 대검에 갔는데 ‘우리가 안 하면 국가정보원이나 경찰이 한다. 그나마 우리가 하는 게 낫다’고 하더라. 정권에서 검찰을 이용하기 위해 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권력기관을 내버려두면 해바라기 행동도 한다. 권력기관을 만들어 통제를 안 하고 두면 자기가 할 일을 찾아서 권한 남용을 한다.”
 
검찰과 현 정권과의 관계가 장차 달라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나도 여러 사람들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 ‘검찰이 정권 초엔 적폐청산이나 혁신 작업에 쓰기에 어느 기관과 비교해도 우수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따른 역풍이 있고 검찰이 (점차) 변한다. 우리가 활용한 다음에 검찰에 이젠 수사하지 말라고 해도 그 말이 안 먹힌다’고. 지금 문무일(검찰총장)─윤석열(서울 중앙지검장)이 있는 것처럼 노무현 정부 때엔 송광수─안대희(대검 중수부장)가 있었다. 그때 적폐는 ‘차떼기’ 대선자금이었는데 검사들이 국민의 찬사를 받았다. 그 다음에 검찰개혁(중수부 폐지)을 하려니 송광수 총장이 ‘차라리 내 목을 쳐라’고 했다. 검찰이 여야 가리지 않고 쫙 수사를 하게 되면 아무도 손을 못 댄다. 노무현 정부 때 검찰개혁에 실패한 원인을 검찰에 역할을 줬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우리 정부가 검찰에 너무나 큰 역할을 맡기고 있어 이다음에 어떻게 검찰을 개혁할 수 있느냐 싶다. 지난해 문무일 총장이 연말까지 적폐 사건 정리하겠다고 했다가 논란이 있었는데 1년 지났는데 검찰이 주요 뉴스를 다 차지하는데 이래서 검찰 권한을 줄이고 정상화할 수 있는 개혁을 할 수 있는지 걱정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어떻게
▶ 문재인 정부의 조정안=6월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명한 안. 백혜련·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의원 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됐다. 검찰의 1차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모두 부여하고 검찰은 사건 송치 전까지는 지휘할 수 없게 했다. 경찰, 공수처 검사 및 그 직원의 비리 사건, 부패범죄, 경제·금융 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등 특수사건 및 이들 사건과 관련된 인지 사건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를 허용했다. 이 때문에 검찰 권한이 더 비대해졌다는 비판도 있다. 현재 사개특위에서 논의 중이다.
 
▶ 금태섭 의원 대표발의안=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는 1차 수사기관인 경찰에 부여하되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유지. 경찰 비리나 복잡한 경제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으나 검사가 수사권을 개시·진행하기 위해서는 관할 고등검사장의 승인을 얻도록 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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