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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거짓말쟁이 팀원과의 갈등 극복 … 악의적인지 충동적인지부터 파악

피해 준다면 증거 모아 제시해야…거짓말 인지 사실 알리고 진실 말하도록 도와야

후박사의 힐링 상담

 
사진:ⓒ gettyimagesbank

사진:ⓒ gettyimagesbank

그녀는 요즘 A 때문에 너무 힘들다. A는 연초부터 올해 휴가는 물론 내년 휴가까지 모두 당겨쓰더니, 아프다며 수시로 병가를 신청한다. 병가를 다 쓰고 난 후 출근은 하는데, 자리에 앉아있지 않는다. 근무태도를 지적받은 후로 자리를 지키긴 하지만, 업무에 집중하지 않는다. 결국 많은 일이 그녀에게, 다른 팀원에게 전가되고 있다.
 
A는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업무를 체크하면 시작조차 하지 않고도 다 했다고 한다. 처리한 자료를 보자고 하면 갑자기 컴퓨터 파일이 삭제됐다고 둘러대고, 업무 태만이 확인돼 이유를 추궁하면 온갖 핑계를 대면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린다. 믿을 수 없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그녀가 정시 퇴근한 날, 매번 A의 야근 식대가 청구된다. A의 야근을 아무도 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상사로서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얼마 전 A를 크게 나무랐다. A는 갑자기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녹음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아주 불손한 태도로 고위 공직자인 오빠에게 그녀의 ‘갑질’을 알릴 것이고, 그러면 오빠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큰 소리를 친다.
 
큰 소리 치며 상습적으로 거짓말 
2년 넘게 그녀는 물론 팀원 모두가 A를 포용하려 최선을 다했다. 달래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썼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다. 팀원 하나 때문에 팀 전체 분위기가 엉망이다. 모든 팀원이 A와 같이 일할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해고시킬 수도 없고, 이 상태로 끌고 나가는 것은 더 불가능하다. 이 난관을 어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거짓말은 본능이다. 우리는 하루 평균 200번 거짓말을 한다. 사소한 거짓말부터 거대한 속임수에 이른다. 예의상 하는 말부터 허황된 말까지 다양하다. 거짓말을 안 하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거짓말이 만연하다. 우리는 매일 거짓말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린다. TV에는 거짓말과 관련된 보도가 쏟아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거짓 정보와 가짜 뉴스가 판을 친다. 거짓말은 약자의 생존수단이다. 위협을 받으면 자기방어를 위해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은 강자의 착취수단으로도 악용된다. “가장 흔한 거짓말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거짓말은 대략 셋으로 나뉜다. 선의(善意)의 거짓말은 좋은 의도를 가진다. 이타적이다.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의 유익을 추구한다.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한다. 악의(惡意)의 거짓말은 나쁜 의도를 가진다. 이기적이다.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한다.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한다. 모호(模糊)한 거짓말은 마음에 없는 말이다. ‘하얀 거짓말(White lie)’이라 부른다. 상대를 즐겁게 하고, 반사이익을 추구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아부·위선·허세·과장 등 다양하다. 사교술과 처세술에 적용된다.
 
합리화는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이다. 실수를 하고도 너 때문이라고 핑계대고, 화를 내고도 일부러 그런 거라고 변명한다.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도 훈계한 것처럼 둘러 대고, 동료에게 비난을 하고도 조언한 것처럼 속인다. 자기정당화를 통해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합리화는 경험을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다. 같은 경험도 어떤 때는 좋게 말하고, 다른 때는 나쁘게 말한다. 유리한 사실만을 듣고, 불리한 사실은 아예 안 들으려고 한다. 갈등의 원천을 왜곡해 불안을 줄이려는 것이다.
 
거짓말쟁이는 대략 셋으로 나뉜다. 습관적 거짓말쟁이는 거짓말을 감추려고 다른 거짓말을 상습적으로 하는 경우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에서 흔하다. 사기꾼은 전문적인 습관적 거짓말쟁이다. 충동적 거짓말쟁이는 뇌 이상으로 스스로 절제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다. 충동조절장애에서 흔하다. 각종 중독에서 행동을 감추고 결과를 피하기 위해 자주 거짓말을 한다. 공상허언증(리플리증후군)은 단순한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허구를 진실로 믿는 병이다. 죄책감 없이 완벽한 가짜 인생을 산다.
 
“거짓말이 보인다.” 말로는 속이지만 행동이 부자연스럽다. 반응속도가 느리고, 웃는 반응이 빠르다.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눈동자가 흔들린다. 헛기침을 하거나, 침을 삼킨다. 안경을 고쳐 쓰거나, 넥타이를 바로 잡는다. “거짓말이 들린다.” 말투가 이상하고 일관성이 없다. 대답을 안 하거나, 분명히 부정하지 않는다. 부적절하게 질문하거나, 상대의 질문을 반복한다. 지나치게 짧거나 상세히 대답한다. 절차의 문제를 제기하거나, 종교를 들먹인다. 설득하려고 하거나, 갑자기 공격적이 된다. 일인칭이 아닌 제삼자처럼 말한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거짓말을 파악하자. A는 누가 봐도 거짓말쟁이다. 거짓말이 악의적인가? 그렇다면 사기꾼이다.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회사와 팀원에게 피해가 안 가게 대처해야 한다. 거짓말이 충동적인가? 그렇다면 병적이다. 도와줘야 한다. 충동조절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자신과 팀원에게 피해가 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거짓말이 습관적인가? 그렇다면 성격이다. 고치기 어렵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는지 모를 수 있다. 피해를 주는 경우, 증거를 모아 제시해야 한다.
 
기록 남기고 공정한 평가로 해결해야 
둘째, 정서를 이해하자. A의 거짓말에는 복합감정이 담겨 있다. 거짓말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에서 온다. 거짓말을 감추려다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된다. 나쁜 사람 취급하면 진실을 말하기 더 어렵다. 거짓말은 숨겨진 열등감에서 온다. 화부터 내거나 나무라면 거짓말로 방어한다. 거짓말을 해도 털어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거짓말은 낮은 자존감에서 온다. 자존감을 건드리면 공격적이 될 수 있다. 거짓말을 알고 있음을 분명히 알리고, 진실을 말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셋째, 결과에 주목하자. A의 실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말자. 회사는 실적이 중요하다. 개인 실적에 문제가 없다면 뭐라고 하기는 어렵다. 거짓말에 관련된 사건은 문서로 남겨야 한다. 공정한 평가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인간적으로 접근하지 말자. 팀도 실적이 중요하다. 팀 실적에 지장이 없다면 그냥 넘어가야 한다. 의도적으로 하는 거짓말에 대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늘에 맡겨야 한다.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선을 행하면 하늘이 복으로 갚고, 악을 행하면 하늘이 화로써 갚는다.”
 
※ 필자는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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