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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클린 디젤 정책 폐기 그 후 … LPG차량이 유해가스 더 많이 내뿜는데

정부, 경유차 줄이고 LPG차 늘리기로
 
정부는 11월 8일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클린 디젤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 사진은 환경부 유재철 생활환경정책실장이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11월 8일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클린 디젤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 사진은 환경부 유재철 생활환경정책실장이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클린(clean) 디젤’ 정책에 작별을 고했다. 저공해 경유 자동차 혜택 정책이 사라진 자리엔 경유차 폐지 추진 법안이 들어섰다. 클린 디젤 정책은 2009년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범주에 저공해 경유차를 넣으며 시작했다. 당시 독일 자동차 업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차에 비해 적고, 질소화합물 배출도 줄어든 디젤 엔진을 선보였다. 이후 유럽은 물론 한국에서도 디젤차량이 크게 늘었다. 친환경 차량으로 여겨진 경유차는 주차료·혼잡통행료 감면 혜택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국내 경유차 비율은 2011년 36.3%에서 2014년 39.4%, 지난해 42.5%로 뛰었다. 2017년 전국 자동차 2253만대 가운데 경유차는 958만대에 달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디젤차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여기에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칼을 뽑았다. 11월 8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6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저공해 경유차’ 인정기준을 없애고 주차료·혼잡통행료 감면 등 과거 저공해 자동차로 인정받은 경유차 95만대에 대해 각종 혜택을 없애는 내용이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대체차종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유차를 제로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공부문 경유차 제로화 목표
미세먼지가 심해지자 정부의 노후 경유차량 단속이 늘었다. /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가 심해지자 정부의 노후 경유차량 단속이 늘었다. / 사진:연합뉴스

경유차 축소를 위한 세부 로드맵에는 LPG차량 사용 제한 폐지 방안도 들어갔다. 택시나 장애인 등에 한정한 LPG차량을 일반에 전면 허용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반인이 사용 가능한 LPG차량은 모든 다목적형 승용차(RV)와 5년 이상의 중고 승용차로 한정돼 있다. 일반 승용차는 택시나 렌터카, 국가유공자나 장애인이 아니고는 운행할 수 없다. LPG차 사용 제한 폐지의 근거로는 경유차에 비해 환경오염이 적다는 점과 국민의 자동차 선택권 확대를 들었다.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금도 마련했다. 오래된 경유트럭을 폐차하고 LPG 1t트럭을 사면 기존 조기 폐차 보조금(최대 165만원)에 추가로 400만원을 지원한다. 단위 배출량이 높은 중·대형 화물차의 폐차 보조금(현행 440~770만원)도 현실화한다. 이어 중국과 유럽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에 대한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단계적 유류 상대 가격 조정 방안도 연구해 나가기로 했다. 발전 부문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 관측 때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셧다운(가동 중지) 대상을 확대 조정한다. 내년 4월부터는 급전순위를 결정할 수 있게 연료세율을 조정하는 등 환경비용도 반영할 방침이다. 선박과 항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도 추진된다. 선박용 중유의 황함량 기준을 현행 3.5%에서 0.5%까지 낮추고 2025년까지 친환경 선박을 도입한다. 신규 부두에는 의무적으로 야드 트랙터의 연료를 LNG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책 추진은 국무총리실이 맡았다. 미세먼지 감축의 실효성과 집행력을 높이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의 미세먼지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를 설치하는 등 컨트롤타워를 국무조정실에 둔다. 유재철 환경부 생활환경 정책실장은 “상시저감 대책 추진을 위한 예산은 대부분 내년에 반영돼 있다”며 “선제적 조치와 대응을 위해 각 부처 및 지자체, 인근 국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다. 가장 큰 불만은 경유 차주(車主)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가 권장해서 디젤 차량을 구입했는데, 한순간에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몰려서다. 경유차 차주들은 각종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서 “10년마다 정부 정책이 바뀌는데, 왜 책임은 국민이 지는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와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기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대한석유협회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4~2013년 10년 간 경유소비와 경유차량은 각각 5.6%, 47.4% 늘었으나 미세먼지(PM10) 배출량은 오히려 65% 이상 감소했다. 독일 정부가 진행한 연구도 있다.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의 양이 디젤차보다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근거로 유럽연합은 2017년 9월부터 새로운 배출가스 측정법(EURO6)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가솔린 자동차도 미세먼지 배출규제를 받고 있다.
 
정부가 친환경 차량으로 확대 보급하려는 LPG 차량도 사실 그리 친환경적이지는 않다. 내연기관 연료 중 LPG의 연비가 가장 떨어진다. 이와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가장 많다. 국내 경유차를 2030년까지 모두 LPG차량으로 바꾸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최대 40만t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PG차는 연비가 낮아 경유 1리터를 사용할 때 LPG는 2리터를 사용해야 한다. LPG차는 미세먼지의 원인인 암모니아 배출량도 경유·휘발유 차보다 많다. 경제적 손해도 막대하다. 경유차를 퇴출시키면 전국 12000여 주유소는 가뜩이나 열악한 경영환경에서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몰릴 수 있다. 주유소에 LPG 충전기를 따로 설치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경유는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가공할 때 28∼29% 비중으로 생산한다. 생산량이 막대해 절반은 내수로 충족하고 남은 절반은 해외로 수출한다. 하지만 LPG는 국내 생산량이 적어 국내 소비량의 30%만 감당하고 70%는 수입에 의존한다. 경유차를 퇴출시키고 LPG로 대체하면 경유는 남아돌게 되고 부족한 LPG는 수입을 늘려야 한다.
 
전기차 무게 무거워 경유차보다 타이어 마모 심해 
이번 클린 디젤 정책에 의문이 드는 이유들이다. 경유차 규제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 감소 효과도 적다. 법무법인 제하의 강상구 변호사는 “구체적인 원인 파악과 해결책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근시안적인 땜질식 처방만으로 일관하다 보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지면 그 때는 휘발유나 LPG 차량으로 규제의 화살을 돌릴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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