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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군사합의' 북한이 더 불리해…한국보다 5배 큰 포병 못써

22일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22일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남북 군사합의를 두고서 북한이 군사적으로 더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기초적인 북한 지식도 모르고 분석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3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9ㆍ19 남북군사합의서의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다.  
 
이날 개회사에서 노훈 원장(한국국방연구원)은 “군사합의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있는데 사실에 기초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논리적인 분석과 토론으로 추진과제를 짚어보자”며 화두를 던졌다.

 
앞서 21일 보수단체인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모임’은 전쟁기념관에서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북한이 군사 합의서를 악용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을 진지하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사항을 채택한 바 있다.

 
23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9ㆍ19 남북군사합의서의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한국국방연구원 제공]

23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9ㆍ19 남북군사합의서의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한국국방연구원 제공]

 
‘9ㆍ19 군사 합의의 군사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안광수 군사발전연구센터장(한국국방연구원)은 “지금도 사실상 연대급 기동훈련은 완충 구역 아래에서 실시해 이번 제한조치에 따른 효과는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남북은 군사합의에서 휴전선 기준 5㎞ 이내를 지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을 설정하고 연대급 기동훈련을 금지했다. 이를 두고 훈련을 하지 못해 군사력이 약화 된다는 우려도 있었다.
 
일각에선 NLL 일대 평화수역 설정을 두고선 북한에 양보를 많이 한 '손해 보는 합의'라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선 “평화수역에 해당하는 우리 해안선은 100㎞인데 북한은 270㎞ 수준”이라며 “군사력 규모를 보더라도 북한 포병은 우리보다 3~5배 더 많다”고 말했다.

 
공중 적대행위 중단구역 설정에 대해선 “비행 금지구역 밖에서 우리는 장사정포와 공대지 유도탄으로 공격할 수 있는데 북한은 이런 무기가 없다”며 “한국보다 북한에 더 불리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22일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22일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김영준 교수(국방대학교)는 ‘9ㆍ19 군사 합의의 안보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북한 전문가도 북한을 잘 모른다”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실패 역사를 잘 외우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헌영(남조선노동당 부위원장ㆍ북한 부수상)과 김평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을 아느냐”며 “(북한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도 모르고 북한에 접근한다”고 꼬집었다.  
 
군사합의를 반대하는 국내 여론을 두고선 “군사합의 정책보다는 근본적으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반대에서 비롯됐다”며 “비판 역할도 중요하지만,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대북정책을 수동적으로 접근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주도권을 갖겠다는 것”이라며 “큰 틀에서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9일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환대해 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평양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지난 9월 19일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환대해 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평양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토론에는 허태근 대북정책차장(국방부)ㆍ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한국국가전략연구원)ㆍ 김준형 교수(한동대학교)ㆍ 김성걸 연구위원(한국국방연구원)ㆍ 황성기 논설위원(서울신문)ㆍ 정경영 교수(한양대학교)가 참여했다. 사회는 황병무 명예교수(국방대학교)가 맡았다.

 
허태근 차장은 “이번 군사합의는 우발적 충돌을 막는 효과가 있다”면서 “적대행위 중단이 모든 군사활동 중지를 뜻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준형 교수는 “정전체제를 정상화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우발적 충돌과 전쟁 가능성을 낮췄다”고 평가했다.  
 
김성걸 연구위원은 “총뿌리를 겨누던 남북한 군대가 어제 군사분계선에서 악수를 했는데 이는 6ㆍ25전쟁 이후 큰 사변”이라며 “워낙 큰 사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체감하지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황성기 논설위원은 “국내에서 남남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예비역 장성들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며 “군사합의 해설자료가 합의를 체결한 지 두 달 만에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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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묵 센터장은 “군사합의 방향은 반대하지 않지만, 부정적 측면도 있어 대안을 제시하려고 한다”며 “북한 조치를 철저하게 검증할 군사공동위가 빨리 출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연평도 포격 도발 8주년인데 과거 도발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며 “북한은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영 교수도 “유엔사가 구체적인 이행과정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확인한 뒤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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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