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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균형 유지해야” vs “우리가 노예냐” 거칠어지는 프랑스 vs 닛산

카를로스 곤(64) 회장이 소득 축소 신고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와 닛산측의 대립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22일 밤 임시이사회가 열린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 주변의 모습.[AP=연합뉴스]

22일 밤 임시이사회가 열린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 주변의 모습.[AP=연합뉴스]

르노 출신의 곤 회장은 지난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자동차를 판 ‘닛산-르노-미쓰비시 연합’의 최고 사령탑으로 닛산에선 회장, 르노에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왔다. 22일 닛산의 이사회에서 해임됐지만 르노에선 아직 회장 겸 CEO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의 당국자는 “지금은 가령 닛산이 르노에 대한 지분참여를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소유관계나 기업연합의 변경을 시도할 시점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밝혀왔다”며 힘의 균형에 변화를 줄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이 당국자는 다만 곤 회장의 체포가 닛산 내부의 쿠데타였다는 관측에 대해선 “음모론이 있는 걸 알지만 그런 의혹은 매우 극단적이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주식 15.0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쿠데타설과는 일단 거리를 뒀지만 르노-닛산의 지분 보유 변경 시도엔 단호한 입장을 취한 모양새다.    
 
이는 곤 회장 체포 이후 일본 사회와 닛산에서 “닛산이 르노에 종속돼 있는 현재의 지배 구조를 대등한 관계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데 대한 경고의 성격이 짙다.  
 
22일 닛산 이사회에서 해임된 카를로스 곤 회장[EPA=연합뉴스]

22일 닛산 이사회에서 해임된 카를로스 곤 회장[EPA=연합뉴스]

실제로 일본 언론들은 닛산 내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기업 규모와 매출액 면에선 르노를 압도하면서도 거꾸로 자본 구조에선 종속돼 있기 때문에 닛산이 울며 겨자먹기로 르노를 먹여살리고 있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르노는 닛산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지만 반대로 닛산은 르노의 지분은 15%만을, 그것도 의결권 없는 주식만 보유하고 있다.  
 
이런 불균형 관계는 1999년 최악의 경영 위기에 빠졌던 닛산이 르노에 손을 내밀고 투자를 유치한 시기에 정립된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23일 “우리는 르노의 노예”라는 닛산 사원의 말까지 전했다. 
신문은 “그동안 닛산의 인사권이나 경영전략 결정권은 모두 르노 출신인 곤 회장이 쥐고 있었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일본인보다 르노에서 파견된 유럽인들이 높은 급료를 받았기 때문에 닛산 내부에선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에서 강한 닛산, 유럽시장에서 강한 르노, 동남아시아에서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미쓰비시의 3자 연합을 위해선 왜곡된 자본 지배 구조가 지속돼선 안된다”는 닛산 간부의 말도 전했다. 
 
3자 연합 유지를 위해선 자본 구조를 손 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르노측이 곤 회장을 대신할 차기 회장을 자신들이 지명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닛산은 ‘지명할 자격이 없다’고 거부했다”,“곤 회장의 부정행위와 관련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르노의 요청에 닛산은 ‘검찰 수사 방해로 받아질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양측간의 갈등이 이미 폭발 직전으로 증폭되고 있다는 뜻이다.  
 
양국 언론들간의 대리전도 치열하다. 
 
일본 언론들은 과거 르노와 제휴했다가 협력관계를 단절했던 볼보자동차의 사례까지 거론하며 닛산측 입장을 전파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 언론에선 “곤 회장은 검찰 조사에 변호사가 입회하지 못하고, 가족들과의 면회도 어렵고, 면회를 하더라도 일본어밖에 허용되지 않는다”며 일본에 비판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22일 회담하고 "르노-닛산 연합이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를 양국 정부는 강하게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로이터=연합뉴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22일 회담하고 "르노-닛산 연합이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를 양국 정부는 강하게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22일(현지시간)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과 회담한 뒤 “르노-닛산 연합의 협력관계 유지를 양국 정부가 강하게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제스처와 달리 프랑스와 일본 정부가 실제로는 르노와 닛산을 물밑에서 지원하며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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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