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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근로 허용되고 직장 점거 금지 될까…ILO 협약 비준 2라운드 협상 돌입

경제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문성현)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노사 협상에 본격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경사노위 출범식에서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 ILO 핵심 협약 관련 법제도 개선에 타협해 조속히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ILO 협약 비준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해 "자문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 생각하고 경사노위에서 합의를 해주면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해 "자문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 생각하고 경사노위에서 합의를 해주면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뉴스1]

이에 따라 경사노위는 23일 오전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다. 20일까지 진행된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1차 논의를 끝내고 이날부터 2차 논의에 돌입한 것이다. 시한은 내년 1월 말까지다. 내년 2월 국회 처리를 겨냥한 일정이다. 그만큼 정부가 협약비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1차 논의에서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2차 논의도 노사 간에 견해차가 커서 합의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1차 논의에서는 ILO 제87호 협약(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협약)에 필요한 단결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노동계가 강하게 요구한 이른바 '누구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이다. 노사 간 합의에 실패하자 공익위원들이 그동안의 논의 내용을 토대로 '공익위원 권고안'을 내는 형식으로 1차 논의를 마무리했다. ▶실업자와 해고자 노조가입 허용 ▶5급 이상 공무원과 소방공무원 노조 가입 ▶노조 전임자 확대 등이 담겼다. 노동계의 요구를 전폭 수용한 내용이다.
 
노동계는 반겼고, 경영계는 우려를 표했다. 여론도 국내 노사관계 실정을 들어 곱지 않다. '외부인이 어떻게 재직자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느냐' '정책을 결정하는 고위공무원이 집단행동을 한다면 부작용이 크다' '소방관 파업 때 화재와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느냐' '노조 스스로 노조를 꾸려야 하는 자주권을 노조가 지키지 않고 왜 회사나 국가가 개입하느냐' 등의 반론이 제기됐다.
 
그렇다고 경영계가 대놓고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니다. 2차 논의 결과에 따라 ILO 핵심 협약 비준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1차 논의는 노동계의 요구만 다뤘다. 2차 논의는 1차 논의 결과에 필요한 대책을 다룬다. 경영계가 낸 요구안이다.
 
경영계는 "ILO 협약을 비준하려면 ILO 협약을 비준한 다른 나라와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형 노사관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직장점거 금지 ▶부당노동행위 폐지 ▶임금·단체협상 유효기간 연장 방안이다. 한국에는 있고, 외국에는 없는 갈라파고스형 제도다.
 
파업 시 대체 근로를 허용하는 것은 생산활동을 지속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만 금지하고 있다. 직장 점거 금지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은 직장을 점거해 공장을 못 돌리게 하거나 파괴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쌍용차 옥쇄파업이나 점거 농성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물론 이에 따른 징계 해고 사태도 일어나지 않는다.
 
노동관계법상 부당노동행위 삭제 문제도 민감한 사안이다. 미국과 일본에만 이 제도가 있다. 미국은 경영진뿐 아니라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도 제어한다. 일본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처벌 규정이 없다. 선언적일 뿐이다. 대체로 부당노동행위는 행정구제조치를 통해 처리한다. 한국은 형사처벌한다. 최근 노동 적폐로 분류돼 검찰의 수사를 받는 사안이 대부분 부당노동행위와 관련된 것이다. 외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임금과 단체협약 유효기간은 현재 임금협약은 1년, 단체협약은 2년이다. 매년 임금협상을 하고, 2년마다 단체협상을 한다는 얘기다. 경영계는 "한국 산업현장이 해를 거르지 않고 노사 간 갈등을 겪는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부 대기업에선 단체협상을 할 때마다 복지지원제도를 단체협약에 삽입해왔다. 이 때문에 협상을 할 때마다 "이번에 뭘 회사에 요구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는 토로를 할 정도다. 무리한 요구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영계 진단이다. 경영계는 선진국처럼 최소한 4년 정도로 유효기간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2차 논의 의제는 하나같이 노동계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단체행동권(파업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노사합의가 힘겨워 보이는 이유다.
 
노사 간 합의가 되지 않으면 2차 논의 결과도 '공익위원안'이란 이름으로 정리될 수 있다. 이 경우 공익위원이 경영계의 요구를 얼마나 담아내느냐도 향후 ILO 핵심 협약 비준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물론 ILO 핵심 협약을 비준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 문턱을 넘는 것도 만만찮은 과제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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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