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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폐원하면 어쩌나”…유치원 원서접수 하면서도 불안한 학부모들

4세 아들을 둔 김수정(40‧서울 관악구)씨는 최근 들어 퇴근 전에 반드시 하는 일이 생겼다. 아이를 보내고 싶은 유치원에 전화해 내년도 원아 모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원서접수는 온라인 유치원 입학 시스템인 ‘처음학교로’를 통해 했지만, 갑자기 모집을 안 하거나 폐원할까 우려돼서다. 김씨는 “유치원에서 ‘내년도 원아 모집 예정대로 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어야 안심이 된다”며 “아이가 유치원에 합격한 뒤에도 당분간 계속 유치원에 확인해볼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황금유치원을 찾아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황금유치원을 찾아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처음학교로에서 26일까지 2019학년도 원아 모집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가시질 않고 있다. 유치원에 합격해도 정부와 유치원 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사립유치원이 언제든 모집중지‧폐원 카드를 들고나올 수 있어서다. 5세 딸을 둔 직장맘 정모(36‧서울 동작구)씨는 “우리 애 유치원은 처음학교로에도 참여하고 겉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이러다 내년 3월에 갑자기 문 닫는다고 할까 봐 조마조마하다”고 우려했다.

21~26일 ‘처음학교로’ 접수 중
정부?유치원 갈등 해결 없이는
유아교육 안정 찾기 어려워
전문가 “상생하는 방법 찾아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도에 원아 모집을 하지 않거나 문을 닫겠다고 밝힌 사립유치원들은 19일 기준 70곳이다. 지난 12일 60곳에서 일주일 사이 10곳이 늘었다.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투명화를 핵심으로 하는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이 통과되면 폐원하는 유치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박용진법이 통과되면 어차피 유치원 운영이 어려워지니 3000만원 벌금 물고 문 닫자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온라인 유치원 입학시스템 '처음학교로' 일반 모집을 시작한 21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도교육청에서 행정과 직원이 모집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유치원 입학시스템 '처음학교로' 일반 모집을 시작한 21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도교육청에서 행정과 직원이 모집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전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폐원 경험이 있는 학부모들은 걱정이 더 크다. 7세‧5세 자녀를 둔 직장맘 이모(36‧서울 은평구)씨가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이씨는 첫째가 2살 때 어린이집이 갑자기 폐원하는 일을 겪었다. 폐원은 새 학기였던 3월에 학부모와 아무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 이씨는 “당시 아이를 돌보기 위해 회사를 한 달 휴직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폐원의 ‘폐’자만 들어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사립유치원의 모집정지‧폐원에 대한 정부 대책도 부실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현재 사립유치원이 모집중지‧폐원을 하면 인근 국공립유치원에서 원아를 우선 수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국공립유치원의 돌봄 시간이 짧고,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4살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지금 유치원에 적응하는데도 석 달이 넘게 걸렸다. 요즘에는 유치원 담임과 친구들을 너무 좋아해 안심이었는데, 또 이런 문제가 불거지니 불안하다. 신입 원아는 받지 않더라도 재학생만이라도 졸업하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유치원이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이원영 중앙대 명예교수(유아교육과)는 “유치원과 정부가 지금처럼 서로 평행선만 그려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학부모와 아이를 위한 길이 뭔지 고민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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