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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김씨'…"공용 계정이라면 모두가 공범 가능성"

약 5년간 매일 28건의 글 올린 혜경궁 김씨
2017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hkkim)에 올라온 게시글.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17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hkkim)에 올라온 게시글.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혜경궁 김씨’ 논란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게시글의 숫자가 개인이 운영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방대하다는 점이다.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혜경궁 김씨 계정(@08_hkkim)이 실질적으로 운영된 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약 4년 8개월이다. 이 기간 동안 올라온 게시글은 총 4만7000여건에 달한다. 2013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28건의 트위터 게시글을 올려야 가능한 양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매일 28건의 트위터 게시글을 올리기 위해선 평균 30분에 한 번씩 트위터에 접속해 글을 작성해야 한다. 수면시간 등 물리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 시간을 하루에 10시간으로 가정하고 계산한 결과다.
 
"트위터 중독으로 의심받는 나도 8년간 6만건에 불과" 
지난 2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혜경씨. [연합뉴스]

지난 2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혜경씨.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이같은 점을 근거로 앞세우며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지난 21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트위터 중독으로 의심받는 나도 8년간 6만 건을 못 썼는데, 아내가 4년간 4만7000건이나 (게시글을) 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단 역시 “김혜경씨는 휴대전화 및 컴퓨터 사용이 서툴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발하게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매일 트위터만 붙잡고 있을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혜경씨 혼자 게시글 쓰진 않았을 것" 
시민고발단 등 누리꾼들은 혜경궁 김씨 계정주의 정보와 김혜경씨의 신상정보가 유사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혜경궁김씨=김혜경'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시민고발단 등 누리꾼들은 혜경궁 김씨 계정주의 정보와 김혜경씨의 신상정보가 유사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혜경궁김씨=김혜경'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반면 일각에선 게시글 개수가 4만7000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김씨 이외에 또 다른 누군가가 혜경궁 김씨 계정 운영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했던 시민고발인단의 대리인 이정렬 변호사는 “우리도 김씨가 혼자서 (4만7000개의 게시글을) 썼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은 이 계정을 과연 한 사람이 운영했을까 하는 점인데 그 부분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됐는지, 공범은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혜경궁김씨 계정을 운영하는데 이재명 지사의 비서실 등 제3의 인물이 가담했다면 이 지사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의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 [연합뉴스]

혜경궁김씨 계정을 운영하는데 이재명 지사의 비서실 등 제3의 인물이 가담했다면 이 지사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의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 [연합뉴스]

만일 이 변호사의 주장처럼 혜경궁 김씨 계정이 김씨를 포함해 여러명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 계정’이었다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계정 운영에 가담한 ‘제3의 인물’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의 공범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의 트위터 계정에 사용된 e메일을 만든 의전 담당 비서 등 의전팀이나 비서실 차원의 개입이 드러난다면 이 지사 역시 피의자가 된다.  

 
검찰 공안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윗선의 지시를 받아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SNS 게시글을 올렸다면 최종적으론 그 윗선을 포함해 게시글 작성 과정에 가담한 모두에게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다만 이 경우에도 이 지사가 혜경궁 김씨 계정 운영과 관련한 직·간접적인 지시를 내렸거나, 최소한 보고를 받았다는 점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혜경궁 김씨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짐에 따라 김씨는 변호인단을 보강하며 검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수원지검 공안부장 출신의 이태형(51·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지난달 김씨 변호인단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변호사는 2010년 수원지검 공안부장, 2013년 수원지검 형사4부장, 2017년 의정부지검 차장검사 등을 거쳐 지난 7월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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