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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25억원, 야구는 2억원...'천차만별' 감독 연봉 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6경기 무패(3승 3무) 행진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 지난 8월 부임한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연봉 200만 유로(약 25억 원)에 집과 자동차, 통역 및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전임(專任) 감독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이다. 
 
한국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해 '데뷔 최다 무패' 신기록을 수립했다. 6경기 3승3무. 사진은 경기 중 벤투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해 '데뷔 최다 무패' 신기록을 수립했다. 6경기 3승3무. 사진은 경기 중 벤투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는 그간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이 없었다. 국제대회가 열리면 KBO리그 감독이 번갈아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야구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다시 채택되면서, 선동열 감독이 대표팀 전임 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선 감독의 계약 조건은 비공개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논란으로 선 감독이 지난달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연봉이 공개됐다. 선 감독의 연봉은 2억원. 벤투 감독과 23억원 차이가 난다. 같은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인데 이들의 연봉은 왜 이렇게 차이가 크게 나는 걸까. 프로스포츠의 종목별 감독 연봉을 분석해봤다. 
 
스포츠와 머니
  
'290억원' 선수보다 많이 받는 과르디올라
 
프로 스포츠에서 연봉(salary)은 그동안 이룬 성과와 축적된 경험의 가치를 돈으로 매긴 것이다. 앞으로의 성과에 대한 기대치도 연봉에 포함된다. 하지만 그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다. 종목·리그의 시장 규모에 따라 평가 금액이 달라진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감독과 한국 K리그 우승 감독의 연봉이 다른 이유다. 

 
EPL 최고 연봉 감독은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47·스페인)다. 과르디올라는 지난 5월 맨시티와 3년간 6000만 파운드(약 870억원·연평균 2000만 파운드)를 받는 초대형 계약을 했다. 2016년부터 맨시티를 이끈 그의 연봉은 이번 재계약을 통해 33%나 뛰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조제 무리뉴(55·포르투갈) 감독이 1800만 파운드(약 261억원)로 과르디올라의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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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는 유럽축구에서 '감독 고액연봉 시대'를 연 인물이다. 2000년 포르투갈리그 벤피카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그는 포르투(포르투갈)-첼시(잉글랜드)-인터밀란(이탈리아)-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부자' 구단을 연달아 맡으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과르디올라와 무리뉴의 연봉은 선수보다도 높다. 이번 시즌(2018~19시즌) EPL 최고 연봉 선수는 알렉시스 산체스(맨유)와 케빈 데 브라위너(맨시티)인데, 이들은 주급으로 35만 파운드(약 5억원)를 받는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820만 파운드(약 263억원)다. 
 
EPL에선 대부분의 감독이 팀 내 최고 연봉 선수를 뛰어넘는 보상을 받는다. 웨스트햄유나이티드의 경우 728만 파운드(약 105억원)를 받는 스트라이커 하비에르 치차리토(30·멕시코)보다 마누엘 페예그리니(65·칠레) 감독의 연봉(1000만 파운드)이 1.4배 높다. 중소 구단인 번리는 션 다이치 감독(350만 파운드)에게 팀 최고 연봉자 로비 브래들리(182만 파운드)의 2배 가까운 연봉을 준다.  
  
보스턴 우승 이끈 코라 감독, 선수 최고 연봉의 3% 받아 
 
그래픽=임해든 디자이너

그래픽=임해든 디자이너

 
수많은 스포츠 종목 가운데 감독 보수가 가장 쎈 건 축구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종목인 프로풋볼(NFL) 최고 연봉 감독인 빌 벨리칙(66·뉴잉글랜드)는 1250만 달러(약 142억원),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연봉 감독인 그렉 포포비치(69·샌안토니오)는 1100만 달러(약 125억원)를 받는다. 20년 가까이 한 팀을 지휘한 벨리칙(19년)과 포포비치(23년) 감독은 뛰어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들의 가치 평가액은 EPL 과르디올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감독의 평균 연봉은 206만 달러(약 23억원)다. 최고 연봉은 마이크 소시아(60·LA 에인절스), 조 매든(64·시카고 컵스), 브루스 보치(63·샌프란시스코)의 600만 달러(약 68억원)다. 이들은 모두 지도자 경력이 20년 이상이다. 하지만 다른 종목 감독은 물론, 선수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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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감독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 203명이나 있다. 각 구단의 연봉랭킹 7~8위 정도의 선수로 볼 수 있다.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43) 감독은 메이저리그 감독 최저 연봉(80만 달러, 약 9억원)을 받는다. 팀 선수 최고 연봉자인 데이비드 프라이스(3000만 달러) 연봉의 3%에 불과하다.  
 
한국축구 감독 전성시대 연 최강희 감독 
 
한국 프로야구의 경향도 비슷하다. KBO리그 감독을 처음 맡으면 보통 2억~3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연차가 늘고 가을야구 경험이 쌓이면 연봉이 오른다. 올해 지휘봉을 잡은 10개 구단 감독 가운데 KBO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은 모두 5억원 이상을 받았다. 
 
올해 우승팀 SK의 트레이 힐만(55) 감독의 연봉은 60만 달러(약 6억8000만원)다. 그는 2005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를 우승으로 이끈 경험도 있다. 그럼에도 그의 연봉은 선수 연봉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KBO리그 최고 연봉자는 25억원을 받은 이대호(36·롯데)였다. 힐만 감독의 연봉은 선수로 치면 23번째다.  
  
프로축구(K리그)의 경우 재정이 풍부한 기업 구단 감독은 프로야구 감독과 비슷한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 연봉자는 전북 최강희(59) 감독으로, 인센티브를 제외한 보장액만 10억원 정도라는 풍문이다. K리그 선수 연봉킹은 스트라이커 김신욱(전북)이다. 2017년 기준으로 15억 40000 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K리그에서 연봉 10억원 이상을 받는 한국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번 시즌 뒤 중국프로축구(CSL) 톈진 취안젠으로 자리를 옮긴다. 톈진은 몇 년 전부터 회장이 직접 나서 최강희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톈진은 최 감독에게 3년 계약에 연봉 세금 포함 750만 달러(약 84억원), 세금을 떼면 500만 달러(약 5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 해임돼도 연봉을 보장받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선수보다 연봉 낮으면 무시당해"
 
축구 감독의 연봉이 높은 건, 팀 승리에 감독이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축구에선 선수 1~2명의 특출난 활약보다 필드 위 11명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 적재적소에 선수를 배치하고, 이들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감독의 전술이 승패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보통 1~2골로 승부가 결정되다 보니 감독의 전술이 정교하고 치밀해야 한다. 
 
EPL 최고 연봉을 받는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이끌던 시절 '티키타카'라는 압도적인 전술을 도입해 큰 성과를 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빠르고 짧은 패스가 이 전술의 기본 틀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공은 하나뿐이다. 우리가 공을 계속 소유한다면 상대는 공을 만질 수도, 골을 넣을 수도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골키퍼·수비수 등 후방부터 짧은 패스로 공격을 만들어가고, 중간에 볼을 뺏길 경우엔 압박해 되찾아오는 '점유율 축구'로 유럽 무대를 휩쓸었다. 
 
늘푸른 소나무처럼 맨유를 지켰던 퍼거슨 감독. 그의 감독 장수 비결은 '카리스마'에 있었다. [중앙포토]

늘푸른 소나무처럼 맨유를 지켰던 퍼거슨 감독. 그의 감독 장수 비결은 '카리스마'에 있었다. [중앙포토]

  
전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선수가 감독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라야 한다. 이 때문에 축구 명장 중에는 카리스마가 강한 이들이 많다. 맨유를 27년간 이끈 알렉스 퍼거슨(77) 감독의 별명은 '헤어드라이어'였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질서에 반발하면, 선수 머리카락이 휘날릴 정도로 독설을 퍼붓는다고 붙은 별명이다. 경기 내용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당시 최고 스타였던 데이비드 베컴을 향해 축구화를 내찬 일화로 유명하다. 
 
하지만 감독과 스타 선수 사이에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팀은 와해할 수 있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한 감독은 "자존심 강한 일부 선수는 자신보다 연봉이 낮은 감독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털어놨다. 
 
감(感)보다 통계 분석...야구 감독은 조정자 역할만
 
축구에 비해 야구에선 감독이 팀 승리에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 에이스급 투수 1~2명과 강타자를 보유한 팀은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경기를 운영하는 감독의 권한 역시 과거보다 분산되는 추세다. 현대 야구에서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감독 외에 별도의 통계전문가를 고용해 데이터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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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도 현장 경험에서 쌓은 감각의 힘보다 숫자가 말하는 팩트에 더 귀를 기울인다. 데이터를 실제 경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최근 메이저리그 감독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손에 쥔 사장·단장 등 구단 운영진의 권력이 감독보다 세지는 추세다. LA 다저스의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은 5년간 3500만 달러(약 397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2014년 말 계약을 맺었다. 연평균 700만 달러(약 79억원)꼴로, 감독 최고 연봉보다 많은 액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감독 선택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선수 시절 빼어난 성적을 거둔 '스타 플레이어' 보다 선수들과의 소통에 능한 감독이 대세다. 감독 경험이 많은 '베테랑'보다 오히려 '초보 감독'이 선호되는 이유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감독이 경기 운영에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구단(프런트)을 이어주는 조정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올드 스쿨' 스타일 감독보다, 데이터 분석에 능한 '뉴 스쿨' 스타일 감독이 주목받는 시대"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올해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알렉스 코라 감독은 경기 전 선발 명단에서 빠진 선수에게 그 이유를 직접 설명할 정도로 소통을 강조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코라 감독의 지시는 빠르고, 직설적이다. 선수는 이를 존중한다. 그의 소통 방식이 힘을 얻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런 경향은 한국 KBO리그에도 적용된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스포츠와 머니
 
선수 연봉 만큼 오른 KBO리그 감독 연봉
 
2019년 KBO리그 10개 구단 사령탑이 모두 결정됐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는 개인 사정으로 팀을 떠난 트레이 힐만 감독 대신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다. 염 감독은 역대 프로야구 감독 최고 연봉인 7억원에 3년 계약을 했다. 계약금(4억원)을 포함하면 3년 총액 25억원의 대형 계약이다.  
  
총액만 놓고 보면 선동열 감독이 2010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계약 당시 받은 27억원이 최고다. 그러나 당시 선 감독의 계약기간은 5년이었고, 연평균 액수는 5억4000만원으로, 염 감독이 받는 금액(8억3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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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 10개 구단 감독의 총 연봉은 37억원이다. 지난해 39억8000만원보다 2억8000만원 감소했다. KT가 창단한 2013년 10개 구단 감독의 총 연봉은 25억3000만원이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오르더니 2019년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은 5530만원 올랐다. 상승률은 감독 연봉이 57%, 선수 연봉이 58%로 큰 차이가 없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감독 연봉을 가장 많이 준 구단은 NC다. 계약금을 빼고 6년간 25억원이다. 김경문 감독이 장기 집권하다 지난해 중도 사퇴했다. 유영준 감독 대행의 연봉은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이 기간 NC는 4번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넥센과 롯데는 6년간 15억원씩을 썼다. 우승 경험이 없는, 연봉 2~3억원 수준의 '초보 감독'을 선임한 결과다. 하지만 성과에선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기간 롯데는 포스트시즌에 한 차례(2017년) 오른 반면, 넥센은 한 시즌(2017년)을 빼고 모두 가을야구를 치렀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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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